어서 와 막무가내는 처음이지

20대 남녀가 결혼 안 했으면서 동거한다 上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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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녀가 결혼 안 했으면서 동거한다 上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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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자기야. 우리 언제 결혼해."

아침에 침대 위에서 눈을 뜨자마자, 나와 같은 이불을 덮은 박지민은 늘 그랬듯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요즘 따라 일주일에 서너 번 정도는 빼먹지 않고 계속해서 말하는 중.

"···여보가 하고 싶을 때."

"내가 말했잖아, 난 지금 당장이라도 한다고."

쓰읍, 여보 또 이러네. 구체적으로 이러이러한 계획을 세워서 나한테 가져와. 그럼 결혼 허락해준다니까. 이랬더니 박지민 뾰루퉁. 장모님이랑 장인어른도 허락하셨는데 여보만 허락을 안 해주네.

"꼭 이럴 때 보면, 자기는 나 안 사랑하는 거 같아."

"무슨 소리~? 내가 박지민 더 사랑하지."

자, 아침부터 박지민 어린이 달래주기 시작인건가. 오늘 하루는 꽤 피곤한 하루가 되겠는걸. 잔말 말고 얼른 나와, 출근해야지. 내가 먼저 일어나니까 아무 반항도 안 하고 침대에 달라붙어 이불 뒤집어쓰는 박지민. 저 청개구리, 진짜.


"3초 안에 나오면 내가 뽀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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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맞다. 나 출근해야지."

하다 못해 여주가 한 마디 던져주면, 지민이는 침대 위에서 빛의 속도로 내려와 여주 앞에 선다. 자기야, 그래서 뽀뽀는? 매번 뭘 바라고 자신에게로 달려드는(?) 지민이 모습 보며 여주는 웃겨서 숨 넘어갈 뻔하다 겨우 한 번 입 맞춰주고.

그거 하나에 좋아 죽는 박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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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옷까지 다 갈아입고, 부엌에 선 여주는 출근할 지민이 위해 밥 차려주기 바쁘다. 한 손으로는 버터 두른 프라이팬 위에 식빵 굽고 있고, 다른 손으로는 과일 주스 갈아주려고 서랍에서 블렌더 꺼내는 중.

뭣 모르고 여태 씻던 지민이는 방금 나와 급하게 양복 바지만 입고, 셔츠는 상체에 대충 걸치고 단추는 다 풀어져 있는 상태로 여주에게 다가온다. 슬쩍 본 여주는 한숨 쉬고.

"아, 박지민-. 옷 좀 다 입고 나와. 누구 보여 주려고 맨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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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보여주려고."

매번 사라지지 않는 이런 대담함에 헛웃음 나오고. 됐다면서 여주가 지민이 팔 밀치자 단추 안 잠근 그 상태에서 그대로 뒤에서 여주 안아오는 지민.

"옷 입어라, 빨리···!"

"여보가 좀 입혀줄래?"

휴. 어김없이 한 번 한숨 쉰 여주가 그대로 나무젓가락 내려놓고 뒤돌아서 지민이 눈 한 번 안 마주치고, 세상 건전하게 단추 잠근다. 안 그러면, 끝까지 조를 걸 아니까.

"넥타이는?"

"여기."

이제는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제 손에 쥐여진 넥타이 건네는 지민이에, 여주는 싱긋 웃으며 받아든다. 저보다 키가 꽤 큰 지민의 셔츠 깃에 둘러주더니 숨 막히지 않을 만큼만 단단히 조여매주지.

"앉아서 기다려. 아침 다 됐어."

늦지 않게 식빵 뒤집은 여주가, 블렌더에 미리 준비해둔 딸기랑 바나나 넣고- 냉장고에서 우유까지 꺼내어 조금 넣어준다. 

"이건 내가 할게, 여보도 출근 준비해."

"···어, 그래도 되겠어?"

당연하지. 아침부터 여주에게 옷 입혀지고(?) 기분 좋았던 지민이는 능숙하게 블렌더 작동 버튼을 눌렀다. 위이잉- 꽤 소란스러운 소리가 부엌과 거실을 가로지르는 동안, 방에 들어가는 여주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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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높게 올려 묶은 데다가, 화장까지 마친 여주가 부엌으로 발을 디디면 어느새 잔에 적당량 담겨있는 주스가 눈에 띈다. 그리고, 이미 아침을 차려 먹는 중인 지민이.

"뭐야-. 빠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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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가 늦은 건 아니고?"

제 손목 시계를 톡톡, 가리킨 지민. 그제서야 여주가 시간을 확인하면 20분 정도 지나가있다. 화장하는 시간 치고는 짧은 셈이지만, 지민이는 어느 정도 기다렸겠지.

자연스레 지민의 맞은편으로 가, 의자를 꺼내 앉은 여주가 지민이 마무리 해둔 샌드위치 하나 집어 든다. 한 입 베어 물기 무섭게, 탁자에 놓인 핸드폰에 시선 드고 회사 연락 확인하기 바쁘다.

"오늘 바빠?"

그런 여주 보던 지민이가 주스 한 모금 하더니, 조심스레 말 꺼냈다.

"그럴 계획이지, 뭐. 오늘 월요일이잖아."

"아, 맞다. 오늘 학교까지 데려다줄게."

학교. 그렇다. 여주는 공무원으로, 중학교 교사. 그리고 여주의 남편, 아니 곧 남편이 될 지민은··· 시청 공무원. 두 사람이 처음 만나게 된 것 또한 직업의 접점으로 인해서였다.

"오늘 데리러는 못 오지?"

"음···. 우선 상황 보고."

"오케이-."

뭐야, 은근 좋아하는 눈치인데? 매서운 눈초리로 여주 노려본 지민이. 무슨 일 있는 건지 대답하지 않으면 끝까지 몰고 갈 기세.

"···그게, 그러니까."
"오늘 동료 선생님들끼리 회식···."

하는 수 없이 제 핸드폰을 지민에게로 가까이 내민 여주. 핸드폰 화면에 있는 카톡 내용을 찬찬히 살피던 지민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도 10시 전까지는 오겠네?"

"응. 아마?"

"아마?"

"아마...도."

점점 기어들어가는 여주의 목소리에, 남은 샌드위치 조각 입에 넣은 지민이가 싱긋, 웃는다. 나중에 식당 주소 꼭 문자로 남기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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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0]
출근할 시간.

준비는 진작에 다 했고, 안방 선반에 놓인 검은 케이스의 향수 집어 든 지민이는 가볍게 제 소매에 한 번 분사했다. 이 향수는 지민의 최애 향수라고 볼 수 있을 정도. 왜냐고? 두 사람 1주년 기념일에 여주가 선물 준 거니까.

이외에도 목도리, 양복, 손목시계, 안경 등등... 여주가 준 선물은 하나조차 잊은 적이 없는 지민이지. 그런 지민이 볼 때마다, 뿌듯함과 행복감이 배로 밀려오는 건 여주 쪽이고.

"이제 다 쓰지 않았어?"

한 편, 여주가 선물을 줬다 하면 그것만 사용하는 편이니··· 향수면 향수, 펜이면 펜마다 단시간에 다 닳는다는 점.

"아직··· 두 번 정도는 더 쓸 수 있어."

불투명한 케이스 너머로 극소량의 여분을 확인한 지민이는 뿌듯하게 웃고. 화장실에서 나오던 여주는 지민에게로 다가와, 향을 맡아본다.

"이거 향 좋아?"

"너무 좋아서 문제야."

다른 여자가 올까 봐 걱정일 정도로. 짓궂게 덧붙이는 지민이에, 여주 괜히 심술나서 지민이 볼 꼬집는다. 어디 한 번 넘어가기만 해봐, 둘 다 내 손에 못 살아남을 줄 알아.

그런 여주의 반응이 마냥 귀엽기만 했던 지민이는, 갑작스레 여주 안으며 그녀의 어깨에 제 고개를 묻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여주의 목 가까이에. 직접적으로 파고드는 숨소리에 제법 간지러웠던 여주는 지민이 밀어내고.

"야···!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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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너무 좋아서 문제네."

다른 여자는 신경도 안 쓰이게. 아침부터 여주를 목적으로 한 작업 멘트 시동 거는 지민이에, 대충 낌새 눈치챈 여주가 회피하려 방을 나가려고 해보지만···

그런 여주를 지민이 놓아줄 리 없다. 몇 초간 아무 말 없이 여주 눈 바라보더니, 바로 진한 입맞춤 선사했고. 그런 그의 힘에 못 이겨 여주가 뒤로 넘어질 뻔하자, 제 팔로 여주 등허리 감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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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침부터 낯뜨거운... 스킨십 마친 두 사람. 침대에 눕혀지기 직전, 그러니까 지민의 능숙한 리드에 하마터면 정신줄 놓고 침대에 누울 뻔한 여주가 가까스로 정신 차리고서 입술을 뗐지.

정신차려 박지민! 괜히 지민에게 큰 소리친 여주는 제 양쪽 볼 챱챱 치고... 눈 질끈 감았다 떠보는데,

"···?아-ㅎ"

그때 눈에 띄는 지민의 유독 붉은 입가. 그 원인이 제 립스틱이었음을 깨닫는 건···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지. 이와중에 침대에 걸터 앉아있던 여주에게 상체를 낮게 숙이며 고개를 가까이하는 지민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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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입술 다시 발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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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개망개씌 사담]

ㅎ ㅏ ㅎ ㅏ ㅎ ㅏ.

연재작 연재는 대체 언제 하냐구요...? 시간이 날 때 틈틈이 적는 중입미댜...

이 다음 편이 먼저 올 수도 있고... 아니면 꿈의 연인이 올 수도 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