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막무가내는 처음이지

·꿈의 연인 07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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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연인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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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따라 차에 탔고, 폭우 속을 뚫고 도착한 어느 주택. 도시가 아닌,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겉으로 보기엔 무슨 중세 시대풍의 궁전 뺨치는 스케일이었다. 다시금 그의 어마어마한 재력의 정도를 체감하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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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 경호원이 안내해 줄 거예요. 올라가 있어요."

트렁크에서 캐리어를 빼내더니 수트를 차려입은 경호원(으로 추측되는)에게 내미는 그였다. 코 앞에서 나를 제외하고 그들끼리 뭔가 이야기를 하더니, 이내 경호원은 나를 불러 따라오라는 듯 손짓했다.

하필이면 그 경호원분이 조금··· 차갑게 생기셔서 조금 겁 먹었다. 그래서 도움을 청하고자 하는 마음에 유일하게 구면인 그를 향해 애처로운 눈빛을 보냈다. 나 정말 이 사람 따라가도 되죠...? 이렇게. 음... 근데 반응이 없는 걸로 보아 그는 내 눈빛을 읽지 못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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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계시면 됩니다."

"아··· 감사합니다! 그건 이제 주셔도···"

여주가 캐리어를 줘도 된다고 말한 게 무색하게도, 직접 캐리어를 들어 옷장 앞까지 가서야 놔두는 그. 여주는 뻘쭘하게 감사합니다...만 연이어 말했다. 그럼 짧게 인사를 끝낸 그는 문을 닫고 나갔고.

"·····여기는 무슨, 사람들이 다 매너가 몸에 배었나 봐..."

처음 보는 사람인데 어떻게 다 친절할 수가 있지. 그래, 내 신랑감은 여기, 파리에서 고르는 게 맞아. 다시금 자신의 마음에 새긴 여주는, 앞으로의 여행동안 여러 남자들을 만날 생각에 매우 들떠하는 중.

일단 그건 뒤로 하고, 대충만 봐도 넓은 이 방. 최고급 호텔은 가야 구경은 할까말까 싶은 곳인데··· 여주는 자기가 이런 방을 써도 되는 건지 의문.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적응왕 하여주는 침대로 뛰어들었다.

침대에 누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공간에 지루해지려던 참이었을까··· 밖에서 쏟아지는 빗줄기가 창문을 세게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화들짝 놀라서 창밖을 내다보면··· 여전히 세찬 빗줄기. 이 비는 언제 그치려나- 한숨 한 번 쉬면, 그때 눈에 띄는 지민이었으니.

"······엥... 저기서 뭐 하는 거야?"

아까 자기를 내려줄 때만 해도 우산을 쓰고 있었는데 우산도 안 쓰고, 이 비를 그대로 맞고 있는 모습의 지민이에- 두 눈 동그랗게 뜬 여주. 곧 들어올 것처럼 말하더니 감기 걸리려고 작정한 건가? 의문을 가지며 제 캐리어에 담긴 접이식 우산을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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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단은 어째저째 잘 찾아서 1층으로 내려온 여주. 우산 펼치고서, 정원 한 가운데 서서 비 맞고 있는 지민에게로 달려갔다. 저기요···!!!
그럼 지민은,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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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예요?"

"세상에. 다 젖은 거 봐!"

여주가 온 걸 보고선 황급히 제 얼굴을 닦기 시작하는 지민. 지민이 말하는 걸 들을 새도 없이, 제 말을 속사포로 뱉어내는 여주. 날도 추운데 왜 이러고 있냐, 우산은 어디에다 둔 거냐, 무슨 일 있는 거냐···. 비 맞은 생쥐 꼴이 되어버린 지민이 보고 걱정스러운 표정의 여주가 그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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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웃는 지민.

한편, 여주는 그런 지민의 표정은 보지 못한 채 물에 흠뻑 젖은 그의 머릿결을 털어주기 바쁘다. 그러다 얼떨결에 시선이 맞닿으면···

"······지금 웃음이 나와요?"

여주가 째려보며, 일단 우산 좀 들고 있으라며 손잡이를 그에게 내민다. 지민이는 아무 말도 못하고 여주가 하라는 대로 하는 중. 그럼 여주는 그가 잡아주고 있는 우산 아래에서 겉옷 벗더니 지민이 어깨에 걸쳐주고.

문득 지민에게 겉옷 걸쳐주는 동안, 과거에 이들이 처음 만났던 기억이 다시금 스친 여주. 처음 만났을 때는 지민이 먼저 여주에게 우산 씌워주곤 했는데. 지민은 여주가 그를 이미 안다는 걸 모르고 있고···. 여주는 집업에 달린 모자까지 씌워주려던 셈이었는데, 떠오른 기억으로 인해 그녀의 의지와 다르게 손은 멈췄다.

여주 내려다 보고 있던 지민이는, 어리둥절해서 빤히 여주 바라보고. 결국 얼어있는 여주 눈빛까지도 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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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지어는 제 자신에게 겉옷을 벗어주긴 했는데, 여주가 입고 있던 옷이 꽤 얇다는 걸 확인한 지민은 다시 벗어서 여주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그럴 때까지 여주는 여전히 얼음.

"···하여주 씨."

"······ㅇ, 아 네...?"

뒤늦게 정신차린 여주는 어느새 제 어깨에 다시 돌아온 제 겉옷 보고 놀랐지만, 돌발적으로 제 어깨 감싸오며 아무 말 없이 건물 쪽으로 발걸음 옮기는 지민이에- 그냥 순순히 그의 발걸음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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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이 홀로 1층의 방으로 들어가고··· 여주는 방이 있는 2층으로 올라온 지금. 원래 같았으면 아무 생각 없이 얼른 방으로 달려가 침대에 누웠을 터, 하지만 지금은 2층 복도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다.

"······비는, 왜 맞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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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마음 한 켠이 저릿했다. 온몸이 젖어있는 걸 보고 춥겠다 싶어 겉옷 걸쳐주는데··· 이상하게도 그의 눈빛이 전과는 달랐다. 에펠탑 아래에서도, 그가 밥을 사던 식당에서도, 심지어는 불과 몇 시간 전에 나를 데리러 왔을 때에도.
그렇게 공허한 눈빛은 아니었는데···. 그냥 넋을 놓은 듯한 표정이었다.

당연히 처음 보는 그의 표정에 놀란 것도 있지만, 비와 뒤섞여 불어오는 바람 탓에 느껴지는 그의 향기. 너무나도 익숙했다. 잊고 있던 그와의 기억들이 점차 떠오르기 시작했다. 학교를 마칠 때면, 한 마음 한 뜻으로 떡볶이를 외치던 것. 점심 시간에는 서로의 교실에 찾아가던 것. 운동장 스탠드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던 것...

"······그래, 그랬었다. 맞아ㅎ"

이 모든 이야기들이 거짓말처럼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고··· 생각보다 이 추억들을 회상한다는 건, 사람 기분을 참 좋게 만든다는 걸 알겠더라.

그렇게 몇 분을 그러고 돌아다녔는지도 잊어갈 때즈음, 마침 2층 복도를 지나가던 아까 그 경호원분과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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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하신 거라도?"

아, 아니요! 아니요! 순간 당황해서 손사래 치며 격하게 고개를 저었다. 이러한 과도한(?) 반응은 나도 웃긴데··· 그도 웃겼는지 픽, 웃음을 터뜨리더라.

그러한 그의 반응에 당황해서 괜히 뒷머리 긁적이며 이곳을 벗어나 방문을 열고 방 안으로 도주한 여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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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말하던 그 여자분?"

철컥, 방문을 닫고 들어오며 넓은 소파에 제 몸을 뉘인 그는 욕실에서 씻고 나오며 머리를 수건으로 털고 있는 지민에게 물었다. 지민은 태형이 한 번 슥, 보더니 아무런 대답도 꺼내지 않았고.

"맞나 보네."

"왜 온 건데."

"궁금해서."

아, 사실 용건은 따로 있어. 태형은 여주가 제 관심사가 아니라는듯, 테이블에 놓여진 형형색색의 다과에 시선을 두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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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휴가 좀 보내주는 게 어때."

휴가라는 말에, 태형의 맞은 편에 앉는 지민이었고.


"2년동안 한 번도 안 쉬고 일했으면 나 꽤 열심히 한 건데."

태형이 계속해서 지민에게 무언의 눈빛을 보내자,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지민. 그래. 그렇게 해. 

"한 달이면 충분하겠어?"

"한 달은 좀 심하지. 나도 돈은 벌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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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정도만. 나 한국 좀 다녀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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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민이 생각에 빠져 있었을까. 갑작스레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벌떡 일어난 여주가 문 앞으로 다가갔다. 헝클어진 머리를 대충 손으로 빗질하며 손잡이를 잡아, 문을 여는데···

역시나 예상했던 것처럼 바로 눈 앞에 있는 지민이.



여주는 두 눈 동그래져서 무슨 일로 온 건지에 대한 의문을 한가득 품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까의 침울한 표정과는 다르게 옅은 웃음 지으며 여주에게 말을 꺼내는 지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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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같이 먹을래요?"





























망해따 망해따 글 망해따
그냥 흘러가는 에피소드로만 생각해주세욧.

중요한 건

1.태형이 한국을 간다는 것
2.지민이 가만히 비를 맞고 서있던 것 📌공허한 눈빛, 넋이 나간 듯한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