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막무가내는 처음이지

·꿈의 연인 08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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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연인 08






















저녁을 같이 먹자는 그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한 나는, 이 넓디 넓은 공간에서 오로지 그와 맞잡은 손에만 의지한 채 발걸음을 옮겼다. 아까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환히 웃기까지 하는데, 괜히 어색해서 아까 일에 관해서는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그냥··· 아무 말이나 뱉어대는 수밖에.


"·····여긴 다시 봐도 많이 넓네요- 와..."

"많이 큰 편이긴 하죠."

"···이런 곳에서 혼자 살아요?"

"네."


헐... 밤 되면 무섭지 않아요? 저 같으면 하루라도 못 살 것 같아요. 여주가 지민을 올려다 보자, 그런 여주를 보며 지민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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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랬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적응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괜찮아요. 똑같이 웃긴 했는데, 왜인지 이번 웃음은 어딘지 모르게 씁쓸해 보였다. 괜찮지 않다는 걸까, 뭘까. 갈수록 이 남자에 대해 의문만 품게 되는 시간들의 연속에··· 생각이 많아지는 여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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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참을 걸어 어디론가로 도착했다. 부엌의 생김새를 갖췄지만, 일반 가정집의 네다섯 배는 더 커 보이는 주방. 여주가 입을 떡- 벌리고서 가만히 구경을 하는 동안, 지민은 이미 식탁으로 가 여주를 안내했다.

식탁 위에는 이미 잘 차려진 음식들로 가득했다. 식탁이 나무 재질이었는데, 나무색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빈틈없이 채워진 접시들로.

"···이게 다, 뭐예요?"


이걸... 제가 먹는다고요? 말도 안 된다는 듯이 지민에게 묻자, 그는 아무 설명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마치 제 눈 앞에 있는 음식들이 다 여주를 위한 것이라는 걸 증명하는 듯이.

"······대박..."

감탄사를 연이어 남발하며, 조금 머뭇거리다가도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이런 경험을 해보겠어- 금세 수긍하며 수저를 드는 여주였다. 잘 먹겠습니다!

누가 차린 건지는 모르겠다만, 정말 내 입맛에 맞는 것들로만 차려져 있는 식탁에- 제대로 씹지도 않고 삼키기를 반복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소갈비에다가··· 얼큰한 김치찌개, 계란말이, 잡채, 불고기······. 내가 한식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한식 아니면 배가 안 채워지는 나로서는··· 이곳이 천국이었다.


"헙... 제가 프랑스까지 와서 김치찌개를 먹고 있을 줄은."


그렇게 잘 먹다가도 문득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지면··· 여주 멋쩍은 웃음 짓는다. 한편 안 가리고 잘 먹는 여주 반응 보는 지민이는 그저 웃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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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먹고 싶으면 말해요. 밥은 많아요."


헙. 그 말에 여주 솔직히 설렜지만(?) 그래도 제 자신으로써의 체면이 있으니까... 일단 말은 해보기로 한다.에이, 저 그렇게 많이 안 먹어요~! 그러면 지민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길래 당황한 여주가 지민이 붙잡는다.


"···어디, 가요?"

"···아, 밥솥 전기 코드 뽑으러."


생각지 못한, 이렇게 돈 많아 보이는 그가 가진 절약 정신에 한 번. 내가 더 먹을 줄 알았는지 배려하는 차원에서 밥솥을 보온해뒀다는 사실에 두 번. 왠지 모르게 기분 좋았던 여주는 밥 먹다 말고 어깨까지 들썩여가며 웃었다.

여주가 웃는 이유를 모르는 지민이는 (・Д・)? 이 표정 그 자체. 여주가 너무 갑작스레 웃기 시작했거든. 여주가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손사래를 치자, 지민이는 고개를 갸우뚱, 하며 그래서- 밥 더 안 먹을 거죠? 재차 물었다.

···내적 고민하던 여주는 결국에 지민이 팔 다시 붙잡았고.


"···딱 반 공기만 더 먹을게요, 저!"


그새 바뀐 여주 태도에 한 번 더 웃으며 여주 밥그릇을 밥솥으로 가져가는 지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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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를 마친 지금. 여주가 이때다 싶어 방으로 돌아가는 동안 지민에게 질문을 마구 해대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혼자 지냈냐, 음식은 뭘 제일 좋아하냐 등등. 사소한 이야기를 이어가는 두 사람이었다.


"···아, 경호원분들은 다 퇴근하신 거예요?"

"네. 좀 전에."

"···그렇구나."

"저녁은 어땠어요? 괜찮던가요?"

"···말 할 것도 없죠!"


거짓 안 보태서 제가 태어나서 먹은 것들 중에 제일 맛있었다니까요. 손수 엄지 손가락까지 치켜 세우자, 지민이 고개 젖혀 웃었다. 지금 되게 기분 좋아 보인다면서.


"아··· 제가 그래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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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계속 웃고 있어요."


밥 먹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지민이가 말하자, 마냥 웃던 여주도 가만 생각에 빠졌다. 내가 직장 생활을 할 때만 해도 이렇게 웃었던 적이 없는데. 태어나서 처음 온 여행 덕인 건지, 본 지 겨우 3일 째인데도 불구하고 묘한 구석이 잘 맞는 이 남자 덕인지. 정확한 이유는 몰라도 속으로는, 웃고 있는 제 자신이 신기했던 여주다.

그래서··· 이런 오늘을 그냥 떠나보내고 싶진 않았고.



"······."

"여주 씨 방··· 다 왔는데?"

"아, 그러네요..."


"잘 자요. 우린 내일 봅시다."



하지만 뭐라 말할 겨를도 없이 인사를 건네고 가 버리는 지민이에, 들어가지도 못 하고 그 자리에 서서 머리 긁적이는 여주. ···그냥 확 질러버려?

지민의 뒷모습은 점점 멀어지고, 이제 정말 조금만 더 있으면 기회 놓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저기요! 박, 지민 씨...?"


당돌하게 외친 여주가 지민의 이름을 말할 때는 끝을 흐렸다. 막상 말하고 보니까 자기가 무슨 짓을 한 건가, 싶어서. 지민은 여주를 향해 돌아봤고··· 여주는 우물쭈물하다가 지민이 눈치 몇 번 보더니 어렵게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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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술 한 잔 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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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작 대답은 안 돌아오고, 멀리 서서 빤히 여주를 바라보고만 있는 지민이에- 괜히 뻘쭘해진 여주가 말을 붙이기 바빴다. 그게... 그러니까, 우리 저번에 만났을 때 그쪽이 운전 때문에 제대로 못 마셨으니까···. 하며, 의식의 흐름대로 떠오르는 말들을.

아무래도 이건 너무 무리였나···. 여주가 방금 한 말을 스스로 후회하고 있으면, 어느새 여주의 옆으로 다가와 서 있는 지민이었다. 게다가 여주 손까지 잡아오면서 너무나도 자연스레 발걸음을 옮기길래, 막상 갑작스러운 상황에 여주가 당황해서 물었다. 우리 어디 가는데요?

그러자 그가 능글 맞게 웃으며 한다는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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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술 마시자며. 술 가지러 가야죠."



살포시, 웃더니 여주 손을 감싸듯 꼭 잡는 지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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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중턱에 자리 잡은 저택. 그곳에서 나와, 몇 분 동안 어두컴컴한 내리막의 숲길을 걷자 또 다른 건물이 나왔다. 아까와 같은 벽돌 무늬를 가진 건물. 마찬가지로 이 남자 집인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머지 않아 여전히 잡고 있는 손에 이끌려서 그곳으로 들어가면 보이는 몇 개의 방문. 그 중에서도 망설임 없이 한 곳으로 나를 데려가는 그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그 방문을 열자 펼쳐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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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영화에서나 봤었던 고급진 분위기를 풍기는 아늑한 공간. 우와··· 여주가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고 있으면, 지민이는 여주의 반응을 한동안 보다가 이내 여주를 테이블 앞으로 이끌었다. 밤의 선선한 바람도 느낄 수 있도록 창문까지 열어주었고.


"···분명 아까는 산 속이었는데..."

지금은 에펠탑이 한 눈에 담기는 곳이네요. 여전히 입을 다물지 못한 채로 서 있길래 지민이가 의자까지 빼주고 나서야 자리에 착석하는 여주였다. 저번에 낮에 봤던 것과는 또 다른 풍경에, 넋을 놓고서.

그럼 어느 순간부터 그런 여주만 보고 있던 지민이는, 금세 정신 차리고서 가져온 와인 코르크를 따고 여주의 앞에 놓인 투명한 잔에 따라주겠지. 어느 때보다도 조심스럽게. 고개 든 여주는 고맙다며 인사를 전한 뒤 먼저 한 모금으로 가볍게 목을 축일 테고.


"맛있다······."

오늘따라 유독 더 단 것 같아요. 여주가 와인잔을 빙그르르 돌리며 적색빛 와인을 가만히 눈에 담고 있으면, 뒤이어 지민이 말했다. 좋아할 것 같았어요.


"···꼭, 날 되게 잘 아는 것 같네요_"


어떻게 이러지... 우리 제법 잘 맞는 건가. 여주가 고개를 떨구고 피식, 웃음을 보이면 제 잔에 있는 와인을 한 번에 들이킨 지민이가 빈 잔을 내려놓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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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 알죠."


좋아했으니까. 뒷말은 속으로 삼킨 지민이가 쓸쓸한 눈빛으로 여주를 바라봤다. 와인을 마시던 여주가 왜 보냐는 물음 대신 어깨를 으쓱이며 의문을 표하자, 맑은 눈웃음으로 대답을 대처하는 지민이었다. 그리곤 제 빈 잔에 와인을 따르면서 생각했지. 어쩌면 여전해요, 내 마음은.














얼마 만의 꿈의 연인💑🙈 압도적으로 여러분이 많이 기다려주시더라구요..?  저는 모르고 있었습니답... 앞으로도 여러분 의견 가끔 여쭤봐야겠어요!


중요한 거 짚고 넘어갈게요!

1. 지민과 여주, 모두 10년 전에 서로가 아는 사이였음을 안다.

📌단, 지민이는 여주가 자신을 기억 못 하는 걸로 알고 있다.

2. 지민은 여주를 좋아했다. 10년 전에. ((이건 애초에 알려진 사실))










전개가 답답하시다구요? 걱정 마세요. 지금 이 두 사람은 밤에, 단둘이, 외딴 곳에서, 술을··· (이하 생략) ͡° ͜ʖ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