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막무가내는 처음이지

·꿈의 연인 11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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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연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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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입을 거예요?"

"나는··· 원피스? 베이지색 입으려고요."

"알았어요. 준비하고 2시까지 밖으로 나와요."



애틋한 감정이 사로잡았던 지난 밤을 뒤로 하고, 멈출 줄 모르는 빗속에서 다시 저택의 본관으로 돌아온 두 사람. 프랑스에 와서 아직 제대로 된 구경을 못 해본 여주이기에, 지민은 여주를 데리고 외출을 하기로 했다.

각자의 방에서 곧 서로가 함께할 시간을 기대하며 한껏 제 모습에 신경을 쓰고 있던 두 사람. 그런 여주의 방문을 두드리고서 조심스레 들어선 지민은 여주를 향해 오늘 입을 옷을 물었다. 어쩌면 자신도 그녀에게 맞추기 위해.

지민이 다시 문을 닫고 제 방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그전부터 내내 '그 말'을 꺼낼지 말지 곰곰이 고민하던 여주는 조심스레 지민의 이름을 불렀다.




"저기··· 지민 씨."

"네, 여주 씨."


대화 속에서 조금의 공백도 없이 대답한 지민이에, 되려 당황한 건 여주. 순간적으로 당황한 탓에 할 말을 까먹을 뻔하다가, 겨우 생각해 냈다.



"···이리로 와 봐요."


저택 안에서 수시로 돌아다니고 있을 경호원들을 의식한 말이었다. 누구나 다 들었으면 하는 말이 아니었기에. 그런 여주의 반응을 눈치챈 지민은 문을 굳게 닫더니 여주에게로 다가왔고.

조금을 망설이다 결국 지민에게 가까이 다가간 여주는 그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우리 오늘 데이트··· 비슷한 거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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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아니면 나랑 뭐 하려고."

"···아니, 그냥 뭐··· 확인의 의미로다가."


지민이 여주를 향해 웃었다. 두 사람의 맞물린 시선 사이에는 꽤나 산뜻하고 달달한 기류가 흘렀다. 괜히 제 질문을 곱씹던 여주는 무언가 좋은 생각이 있는 모양인지 손뼉을 치며 그를 제 앞으로 이끌었다.

지민이는 영문 모르고 여주에게 잡혔고··· 여주는 딸기 향 립밤을 꺼내들어 조심스레 그의 입술에 펴 바르기 시작했다. 오늘 이쁘게 하고 가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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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하면 나 예뻐져요?"

"안 해도 예쁘죠, 이미."


그냥 내가 해주고 싶어서. 잠깐의 정적. 여주를 따라가던 지민의 눈동자는 잠시 제자리에 머물었다. 이내 지민의 입가에는 미소가 스며들어 입꼬리가 올라가는 탓에, 잠시 립밤을 뗀 여주가 물었다. 왜요?


"은근히 사람 설레게 하네요."

"아, 내가요? 나 원래 그런 타입 아닌데."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어깨를 으쓱해 보이자, 지민이 다시금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지민을 보며 덩달아 웃음 짓는 여주였고. 머지않아 이제 됐다며 가보라고 손짓하자, 지민은 계속해서 여주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뒤로 걷기 시작했다.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었기에.


"내가 그렇게 좋나-?"

흘리는 듯한 말투로, 거울을 보며 제 모습을 살피던 여주가 말했다. 방금 전까지 타인의 입술에 머물렀던 립밤이 그녀의 입술에 닿는 동안, 지민은 멈춰 서서 한 마디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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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미치겠어."


우리 평생 못 만났으면 나는 무사했을까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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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is In The Rain - Lauv

0:52 ━━━━●──────────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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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아침보다는 그치기 시작한 오후. 보슬비가 회색빛 도로를 적시고, 길거리에 다니는 사람들의 손에는 너 나 할 것 없이 우산이 쥐여져 있다. 물론 그들 속에는 한 우산 아래 서로에게 붙어 걷고 있는 두 사람도 함께.

아까 여주에게 오늘의 룩을 물어봤던 지민은 베이지색 원피스를 입을 거라는 여주의 말에, 베이지색 니트 조끼를 하얀 셔츠 위에 입었다. 그런 지민의 선택이 마음에 들었던 여주는 가는 곳마다 지민이 사진 찍어주는 중.



"···의류 사업 한댔죠? 사장님 핏 장난 없네."

"ㅋㅋㅋㅋㅋ 사진은 잘 나와요?"

"모델이 이미 완성인데, 못 나올 리가요."


그 누구보다 박지민 주접 떨기에 진심인 하여주 씨.


"계속 나만 찍긴 좀 그래요. 여주 씨도 와요."

"앗 그럴까요?"


자연스레 지민에게 그의 핸드폰을 넘겨준 여주. 지민이 서있던 자리로 다가가 거울을 꺼내들더니 머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런 여주 보고 있던 지민이는 아무 말 않고 모든 순간을 촬영하기 바빴고.

마침내 여주가 자세를 잡으면, 전보다 더 바삐 움직이는 그의 손가락. 최대한 여러 구도에서 그녀를 담으려 이리저리 핸드폰을 움직였다.



"다리 길어 보이게 잘 찍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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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 안 보여요? 최선을 다 하고 있어요."


근데 그게 잘 안 되네. 돌직구를 날려 버리는 지민이에, 발끈한 여주가 소리쳤다. 지금 나 놀려요?! 몇 분 동안 그런 여주 반응 귀엽게 지켜보다가 결국에는 지민이 말하겠지. 당연히 농담이죠. 이미 완성형인데, 뭘.

하지만 거기에 질세라 여주가 밀어붙일 테다. 이미 많이 늦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지민이보다 앞서가겠지. 삐진 티 팍팍 내면서. 그러면 그런 여주 달래주려고 지민이가 예쁜 말 많이 해줄 듯.

그러다 여주 겨우 풀리자··· 마침 길거리에서 그림 그려주는 화가 한 명 만나게 된 두 사람. 화가가 완성한 작품들 슥 훑어보던 여주는 지민에게 눈빛으로 말한다. 우리도 저거 한 번 해보자!



"화가 분한테 부탁해 봐요."

"···치. 나 프랑스어 못하는 거 알면서 그러죠."

"한 번 해 봐요. 다 알아들으실걸."


다 알아듣는다고? 쳇. 거짓말. 속으로 불신하면서 한 화가에게 다가간 여주는 이내 목소리를 가다듬더니 서투른 외국어로 통성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여주를 저만치 뒤에서 바라보기만 하는 지민이었고.


"Umm... Hello. Oh... 이게 아니고, 봉쥬르!"

"···Umm... Well, I want··· 하, 그림이 영어로 뭐더라."

"Oh, yes. 픽쳐, 픽쳐. One please."

"유얼... 드로잉 스킬 이즈 베리베리 굿. 수퍼 굿잡."


의사소통 수난 시대를 겪고 있는 여주인 반면··· 뒤에서 웃겨 죽는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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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음식이 이렇게 예쁠 일인가."


두 사람이 귀엽게 그려진 정사각형 캔버스. 종이 가방에 넣고서 길거리에 보이는 카페에 들어선 두 사람은 카페 라떼 두 잔과 각자 취향의 디저트를 시켰다. 물론, 같은 라떼이지만 각각 아이스와 핫을 시켰다는 점에서 꽤나 재밌고.

여주가 먹지는 않고, 감탄하기에 바쁘면··· 지민이는 딸기 토핑 하나 포크로 찍어 여주 입으로 넣어줬다. 그와 동시에 여주는 온 얼굴 근육을 동원해 감탄을 자아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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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괜찮아요?"

"···너므 마시썽. 미쳐따."


딸기 하나 먹고 칭찬 세례 퍼붓기에 더불어, 이번에는 지민에게 한 입 권하는 여주. 생크림 묻은 딸기를 입에 머금은 지민이도 환히 미소 지었다. 딸기가 되게 달다. 맛있네요.


"···이건 딸기가 다 했다, 정말."

"하나 더 시켜서 포장해갈까요?"

"···헙, 대박."


이왕이면 두 개가 좋을 것 같아욥. 쑥스러워 하면서 할 말은 다 하는 여주. 그런 여주 보면서 지민이 홀로 생각했다. 이런 반응이라면 지금 먹고 있는 딸기 타르트 만든 사람을 스카웃해서라도 가게를 차려 주고도 남겠다고.

그렇게 달콤한 시간을 보내고··· 접시를 싹싹 비운 여주는 불러온 배를 통통 치며 밖으로 나섰다. 뒤이어 계산을 마치고 나온 지민이가 우산을 펼치며 여주 손을 잡아오는 건 덤.


"우리 이제 어디 가요?"

"따라 와요. 여주 씨랑 꼭 가고 싶었던 곳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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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현재 상황.



"···진짜 너무 힘든데요?"

"거의 다 왔어요. 조금만 더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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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시내에서 가장 높은 곳, 몽마르트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 안 그래도 많이 걸은 탓에 다리가 남아나질 않는데, 위로 끝없이 펼쳐진 계단으로 인해 여주 홀로 고군분투하는 중.


"···나 진짜 여기까지가 한계인가 봐요."

"아니에요. 할 수 있다니까 ㅋㅋㅋㅋ "

"······허엉. 나 진짜··· 못 하겠어."


급기야 옆에 있는 난간을 붙잡고 계단에 주저앉는 여주. 앞서 올라가던 지민이는 그런 여주 보자마자 내려와서, 여주 옷 젖을까 걱정돼서 바로 일으켰다.


"···이 위로 올라가면 뭐가 있는 거죠···?"

"여주 씨가 좋아할 거예요."

"···내가 좋아하는 게 뭘 줄 알구."


올라가면 올라간 거 후회하게 되진 않을 거니까 제 손잡으라며 여주 설득시켜보는 지민. 여주는 몇 분에 걸쳐 그가 하는 말과 그의 화려한(?) 언변에 설득 당하고 말아 손 꼭 잡고 계단을 하나하나 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눈 질끈 감고 도착한 언덕의 꼭대기. 여전히 지민이 손 꼭 붙잡은 채로 겨우 상체 일으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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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형체의 모습에, 입을 떡하니 벌린 여주가 방금까지 헤쳐왔던 고난을 다 잊은 듯한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헐, 여기 뭐예요?"

"사크레 쾨르 성당이요. 예쁘죠."

"···대박. 성당이었구나."


멋지다. 여기 와서 신기한 건축물 되게 많이 보는 것 같아요, 나. 연신 감탄을 자아낸 여주는 자연스레 성당 앞에 자리를 잡고 섰다. 사진 잘 나오겠다!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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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을게요, 이제."



가방에서 아날로그 카메라까지 꺼내든 지민은 오로지 여주만을 필름에 담고자 했다. 곧이어 울리는 여러번에 걸친 작은 셔터 소리는, 그녀를 향한 그의 무한한 애정과 관심 같기도 했다.

한적한 오후. 그쳐가는 비. 개어지는 구름 사이로 드문드문 비춰지는 따스한 햇살. 사랑을 나누는 두 남녀. 한 순간 속 모든 퍼즐들이 들어맞는 상황, 두 사람은 어느 때보다도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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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은 행복하겠죠!

여주가 프랑스에 머물 때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