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막무가내는 처음이지

동창회에서 국가대표를 만났다 下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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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회에서 국가대표를 만났다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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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 넌 뭐 먹을래?"

"음... 뭐 하나 뜯고 싶당."

근처에 보이는 아무 술집이나 들어선 두 사람.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고서 메뉴판을 꼼꼼히 보는 중이다. 쓰읍. 아니 근데, 칼칼한 국물도 마시고 싶은데... 앞에 놓인 메뉴판을 두고 망설이는 여주를 힐끗 본 지민이가 웃는다.

"오징어 버터구이 하나랑, 매운 어묵탕 하나 주세요."

"술은 어떻게 하실래요?"

"소주 한 병으로 할게요."

"···? 한 병?"

옆에서 듣고 있던 여주가 그건 누구 코에 붙이려고 그러냐면서, 아니에요 직원님 두 병으로 주세요. 다급하게 말한다. 직원이 가고··· 지민이는 괜찮겠냐면서 여주에게 묻는다. 아까 소화 안 되는 것 같던데.

"응? 소화 다 됐는데."

그런 지민의 걱정에, 아까 소화제 먹기도 했고 시간 지나면 알아서 소화된다며 괜찮다는 여주. 자고로 소주는 1인 2병이라면서 덧붙이더니, 옆에 놓인 냉수를 그대로 들이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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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주 과거. 고등학생 시절]



"······."
"뭐...라고?"

"박지민 갔다구. 스카웃으로."

도대체 몇 번을 묻냐, 몇 번을. 민희는 이제 그런 여주의 태도가 질린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그 말을 들은 여주는 완전히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헐... 나지막이 말했다지. 나한테 말도 안 하고, 그냥?

그날 너무 몸이 좋지 않아서 1교시만 듣고 보건실에서 쉬다 조퇴를 했는데··· 핸드폰을 보니 박지민이 현활 뜨길래, 그냥 먼저 연락을 보냈다. 너도 조퇴했냐고. 근데 돌아오는 대답이··· 아니. 나 전학.

간결한 대답이었지만, 그 대답 하나로 여주 심장이 떨어지는 기분이었다는 걸 지민이는 알까. 비록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1년 가까이나마 여주에게는 든든한 존재의 친구였거든. 친구들한테 말못하는 비밀을 털어놓고, 또 이성으로서 다른 관점으로 자신을 이해해주는 부분에 있어 고마운 점이 많았는데.

정작 자기에겐 인사도 없이, 메세지 하나 보내주고 가버리다니.

"······."

"야, 김여주. 너 괜찮아?"

"······."

"김여ㅈ,"

"···진짜 제일 못된 놈이다. 와."

옆에서 여주를 불러주던 민희도 놀랄 정도로, 큰 소리로 외치며 자리에서 일어난 여주가 말했다. 너도 집에 가, 나 혼자 있을래. 이러면서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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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들어온 여주는, 교복 갈아입기도 전에 그냥 제 몸을 침대로 내팽겨쳤다. 얼굴까지 이불 속에 파묻어서 소리 안 나게 펑펑 울고. 적어도 함께 있는 시간동안은 매번 지민에게 진심이었는데... 지민이가 혹여나 부담스러워할까, 더는 가까워지지 못하고 멀리서만 지켜보던 여주였는데...

"······허어."

이럴 줄 알았으면 다 질러버릴 걸. 다 말할 걸. 그러면 차라리 차였더라도 마음은 편했을텐데. 하며 후회 남발한 게 1단계

"어떻게 나한테 말도 안하고 가...?"
"적어도 하루 전에는...!! 아니 한 주 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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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또 나만 진심이었지, 나만."


자기가 할 수 있는 최대치로 지민을 원망하는 게 2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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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나 진짜 걔 좋아했네."
"미쳤네, 김여주."









"너 꽤 진심이었구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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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엉헝 ㅠㅠㅠㅠㅠ


말도 마저 못 다하고 울음 터뜨리며 자신의 진실된 마음을 알게된 게 3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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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감정 변화 4단계


"···그래."
"잊을거야!"

"이 세상에 좋은 남자가 얼마나 많은데...!"

김여주 아직 좌절하긴 일러. 다른 사람을 찾자. (주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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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맞다, 나 말할 거 있어."

"응?"

"···조금, 원망스러웠거든? 네가."

"······아."

대충 무슨 이야기를 할지 눈치챈 듯한 표정의 지민이가 여주의 시선을 피했다. 지민의 맞은 편에 앉아있던 여주는 그런 지민이 눈 마주치려 애쓰며 고개를 그에게 가까이 했지.


"······연락은 꾸준히 못한 거 백번 인정. 다 용서할 수 있어, 근데!"


여주가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보자, 모른 척 하던 지민이는 끝내 후우. 한숨 쉬더니 겨우 여주와 눈 마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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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나 한 대 칠래?"

"······응. 나 손목 풀고 있는 거 안 보여?"

"···어?"

"ㅋㅋㅋㅋ 농담."


여주가 됐다며 손사래 치고선 소주잔을 입가에 가져다 대자, 자기가 생각해도 연락 안 하고 떠난 건 좀 너무했던 거 맞다며 고개 끄덕이는 지민. 그러자 여주는 앞으로 너 못 볼 줄 알아서 조금 서운했다며 말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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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울었다고?"

"·········?"

"아, 진짜? 울었어?"

"···아니?"

"···내가 진짜 잘못했네."

"안 울었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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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거짓말 못하는 건 여전하고."

픽, 웃으며 제 빈 술잔에 소주 따르는 지민. 여주가 너 술 안 되잖아! 다급하게 외치면 한 잔정도는 뭐. 하며 마신다. 괜히 뜻하지 않게 얼굴 붉힌 여주는 지민이 소주병을 내려놓길 기다리다 제 잔에 따를 생각이었는데, 지민이가 제 잔을 채워줬다. 목이 많이 타는 것 같아 급하게 입 안으로 털어넣은 여주였고.


그렇게 달달한 분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까이 있던 카운터에서 들려오는 직원들끼리의 대화 내용. 저기 앉아있는 남자 박지민 맞지? 내가 아는 그 축구선수? 웅성웅성거리더니 뒤이어 가위바위보로 지민에게 정말 맞는지 물어볼 사람을 고르는 듯 했다.

여주와 지민도 그 대화 듣고, 음... 경직 되어 있는데 지민이 주변 한 번 쓱- 훑더니 자기가 쓰고 있던 모자를 앞에 있던 여주에게 씌워준다. 풀어져있는 여주 머리 귀 뒤로 넘겨주면서, 얼굴을 확인조차 못 할 정도로 푹 눌러주는 건 덤. 여주에겐 컸던 모자라 쏙- 들어가며 감쪽같이 숨겨졌다.

"······나 이거 언제까지 쓰고 있어?"

"여기서 나가기 전까지."

"···헐, 너무 답답할 것 같은데."



차라리 다행이었다. 모자가 여주 얼굴을 가리며 여주의 발그레해진 볼이 비밀로 묻혔거든.


여주의 말에 대답해주기도 전에, 지민의 곁으로 온 직원 한 명에 지민이 환히 웃으며 그를 반겼다. 그는 지민을 가까이서 확인하자마자 헐··· 대박. 감탄하기 바빴고.


"···혹시 저, 실례가 안 된다면 사인 한 장만."

"아, 네."

다행히도 직원의 시선에 고개를 떨구고 있는 여주는 관심사가 아닌 듯 했고, 멀리서 지켜만 보던 직원들이 우르르 몰려와 너도나도 사인 한 장만요! 외쳐댔다. 지민이는 한 명 한 명 살갑게 웃으며 종이를 받아들었지.






"아, 여러분. 사인 대신···"

"네네!! 말씀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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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늘 여기 온 건 비밀. 아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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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바탕 즉석 사인회가 끝나고··· 지민이가 여주를 보면, 이미 두 병은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여주에 의해 깨끗하게 클리어된 지 오래. 그리고 비워진 술병과 함께 여주의 정신도 비워진 건 덤.



"······배부르다."

"······벌써 두 병을 다 마셨네."

"···헤..."

겉으로 드러나는 주사는 아니지만 아까 동창회했을 때와는 사뭇 다르게··· 눈도 풀려있고 곧 탁자로 엎어질 듯한 쎄한 느낌에 안되겠다 싶었던 지민이, 계산을 끝내고 온다. 여주가 벗어 던지려던 모자 다시 눌러씌우고는, 여주 일으키고.


"···헙! 여기 어디지."

"어디긴 어디야. 술집."

"헙! 술 마시쟈!"

"이미 마실 만큼 마셨는데, 너."

"어머. 내 정신 좀 봐. 그랬지?"

곧이어 옆으로 고꾸라질 듯한 여주의 불안전한 스텝에, 결국 지민이가 여주 업는다. 여주 가방은 자기가 들고서, 그렇게 그곳을 벗어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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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이 없어, 일단 여주를 제 차에 태운 지민. 조수석에 조심히 앉혀주곤 자신은 운전석에 앉았다.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여주를 보며··· 얘를 어떡하지-만 생각하고 있던 지민이었는데,




"···내 집. 가자."

"집 주소를 알아야 가지."

"서울특별시... 망개구... 망개로... 플랜시아 빌딩... 101동 1013호."
"집 비밀번호··· 공공칠빵."

공공칠빵 한 마디에 풉, 웃음 터진 지민. 0070 말하는 거지? 재차 묻자 여주가 고개 끄덕인다. 여태 도둑 든 적은 없었냐고 또 물으면, 우리 집 보안 좋다며 고개 도리도리 젓는 여주. 지민은 한참을 여주에게 시선 고정하다, 이내 시동을 걸며 앞을 본다.



"···얼마나 걸리는데?-"

"예상 시간은... 30분?"

"헤엑. 그럼 나 자도 돼?"

그래. 그렇게 해. 지민이가 웃어주자, 여주도 헤실헤실 웃으며 그제서야 눈 감는다. 뭐가 그리 좋은지, 입가에서 웃음이 가실 생각은 없어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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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ic | A Flower Is Not A Flower by. Sakamoto Ryuichi







마침내 도착한 여주 집 앞. 타이밍 맞게 잠에서 깨어난 여주가 우리 집이네-. 하며 가방을 주섬주섬 챙겨들더니 차 문을 열었다. 그리고선 아차, 지민이가 생각났는지 다시금 뒤돌아 손 한 번 흔들었다.

"······오늘 재밌었어."

한숨 자기 전보다는 그래도 정신이 어느 정도 돌아왔는지, 싱긋 웃으며 나지막이 말한 여주가 조심히 들어가라며 다음에 시간 되면 보자고 그랬다. 한편, 왜인지 모르게 서운한 기색이 역력한 지민이었고.

"······그래."

지민은 여주 눈을 끝내 마주치지 못하며 여주를 보내는데, 차 문이 닫히자마자 한숨 내쉰다. 눈을 지그시 감더니 제 팔로 눈을 가리고서. 그렇게 한동안을 그렇게 있었다. 가만히. 한 십 분···?이 지났을까, 겨우 지민이가 핸들 잡고 이제 가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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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컥, 다시금 조수석 문이 열리며 좌석에 타는 여주다. 할 말이 있는 사람처럼.그럼 당황한 지민이가 동공지진 일어나서 경직되어 있고. ···얼마 안 가 지민을 향해 몸을 튼 여주가 눈을 질끈 감더니 하는 말.






"내가... 오늘 아니면 이 말 못할 것 같아서."

"············."

"······언제까지 진심 숨기기에는... 내가 너무 답답할 것 같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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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마주닿은 시선 끝에, 어색한 기류만이 맴돌았다. 지금은 새벽이고··· 길을 다니는 사람이라곤 없고, 더군다나 전등 하나 없는 차 안에는 둘뿐이다.


"······네 눈에는 그저 주사로 인한 고백으로 보이겠지만..."

난 너랑 있을 때는 적어도 많이 진심이었어. 몇 번이고 너에게 내 진심을 말하고 싶었지만, 그러다간 너랑 더 멀어질 것 같더라. 그래서··· 지금 내가 어른이 되어서야 말해. 그 당시에 방황하던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맙고, 그냥 전부 다 고마워. 그때는 내가 네 덕에 살았던 것 같아.

여주는 천천히, 그리고 나긋나긋하게 제 진심을 하나라도 더 전하는 데에 힘 썼다. 지민이 정말 누군가에게는 힘이 되는 존재였다는 걸, 알아줬으면 해서.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줬으면 해서.

"······많이 고마웠고,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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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마음이지만 진심으로 좋아했었어."

세상 예쁘게 웃었다. 어느새 촉촉해진 눈가, 그리고 한없이 다정한 눈빛으로 지민을 향해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한 여주였다. 여주가 말하는 말들은 전부 과거형에 그쳤지만··· 지민의 생각은 달랐다.

여주가 웃고 있으면서도 울먹이고 있다. 지민은 처음 보는 여주의 표정에, 당황도 잠시 옅은 웃음을 띠웠다. 제 입가에.







"·····나는 우리 마음이 같았으면 했는데."


지민의 말에, 여주가 영문 모르겠다는 듯이 그를 올려다 봤고. 지민은 점차 여주에게 얼굴을 가까이 했다.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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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늦었네. 난 여전히 넌데."

이 상황 자체가 쑥스러운지, 애써 웃음지어보는 그다. 너의 원망에 대한 모든 원인은 나 때문이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여주의 눈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아직 확신이 서지 않은 여주에게, 완전히 확인시켜주려는 듯 뒤이어 말을 덧붙이는 지민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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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진심이야. 좋아했어."

"·········거짓말."

사람 진심 몰라주면 조금 섭한데. 지민이 웃어보이자, 여주는 믿기지 않는 듯이 눈을 꼭 감았다 다시 떴다. 네가 나를···? 그럴 리가 없잖아. 있는 힘껏 부정해 보지만, 이미 지민의 표정이 모든 걸 말해준다. 두 사람의 끝은 결국 결말이 닫힌 해피엔딩임을.

이렇게라도 만날 수 있어 다행이다. 나지막이 속삭인 지민이는, 여주와 무언의 눈빛을 주고 받으며 무언가 통한 듯- 조심스레 그녀의 입술에 제 입술을 포개었다. 조금 당황하던 여주도 이내 눈을 감았고, 여주의 눈가에 맺혀있던 눈물은 볼을 타고 흘러 두 사람의 입술을 적셨다.














여주의 마음은 결국, 과거형이 아니라_
늘 한 사람만을 그리워 하고 있던 현재형이었던 것이겠지.























동창회에서 국가대표를 만났다 Fin.






















헐 대박 망했다. 좀 많이 이상한 것 같아요 이 글.
번외편 써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