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여주 하나로 죽고 못 사는 남사친 두 명이 너무 보고 싶네요.
(비속어 주의) (아마 제가 여태 쓴 글 중에서 가장 많을 듯해요)
[03:24 A.M.]
햇빛이라곤 손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새벽. 짙은 어둠만이 자리 잡은 하늘과 도심 사이. 길바닥에 주저 앉아 세상 서럽게 울고 있는 여자가 있다. 굽 높은 구두를 신다 그만 발목이 삐끗한 건지, 좀 전부터 그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 하고 바닥만 응시 중인 그녀. 머릿결은 서로 엉켜붙어 고운 자태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그녀의 얼굴도 눈물에 잔뜩 적셔진 모양이다.
겨우 정신 차린 건지, 가방에서 핸드폰 꺼내어 단축번호 키를 누르곤 누군가에게 울고 불며 전화를 거는데… 그것도 딱 두 사람에게만. 누가 보기에도 마음 아프게 서럽게 울며 짧은 통화를 마친 그녀는 다시금 핸드폰을 가방으로 넣었다.
가방을 손에 쥐고 일어나려 할 때마다, 자꾸 바닥으로 고꾸라지는 패턴이 반복.
발목은 아프고, 기분은 뭣같고, 새벽이라 추워 죽겠는 데다가, 자꾸 나오는 눈물. 끝내 두 손으로 제 얼굴을 가리고 다시 소리내어 엉엉 울기 시작한다.
그렇게 또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5분정도. 그러면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급한 발걸음 소리. 한 사람이 아니라, 걸음 소리가 겹치는 걸로 보아 두 명인 듯 한데. 느껴지는 인기척에 여주가 뒤늦게 얼굴에서 손을 내리면 "김여주." 동시에 부르며 보이는 두 남자.
"············또 그 새끼야?"
낮게 깔린 목소리. 허망함이 가득 섞인 미소로 가득한 이 남자의 이름은 김태형. 여주의 친구이자, 나란히 서 있는 남자와도 친구. 태형의 한 마디를 들은 여주의 표정은 전보다 더, 울상이 됐다. 아무 말도 못하고 울기 시작하는데··· 그 옆에 있던 또 다른 남자는 여주의 눈을 맞추며 상체를 숙인다.
"············."
그 어떠한 말도 여자에게 건네지 않은 그는, 묵묵히 가죽자켓을 벗어 그녀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이의 이름은 박지민으로, 여주의 친구이자 김태형의 친구. 그리곤 그녀를 일으켜 세워, 제 품 가까이로 끌어 여주의 어깨를 감쌌다.
여주는 태형이 눈 한 번, 지민이 눈 한 번씩 마주치더니 금세 또 눈가에 눈물 고이기 시작하고···. 훌쩍이는 여주 보며, 할 말이 있겠지 싶어 숨 죽이고 그냥 가만히 기다려 주고 있는데,
"············오빠가 있,,잖아..."
"오늘... 오빠,가 나보고...... 나, 보고..."
도무지 울음이 멈출 길이 보이지 않는 여주에, 지민이가 옆에서 제 옷 소매가 얼룩이 생기는 줄도 모르고 눈물 닦아주는 것만 반복했다. 그런 두 사람의 앞에서 여주를 바라보고 있던 태형 또한, 여주가 심히 걱정 되는 듯한 표정이었고.
두 남자 다 묵묵히 여주의 옆만 지켜준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을까, 그제서야 입을 여는 여주였다.
나보고... 헤어지고 싶대. 내가 질린대. 이제 더 흘릴 눈물도 없는지, 연신 제 머리만 쓸어넘기며 눈을 질끈 감는 여주. 듣고 있던 태형이가 여주가 안 들릴 정도로만 뭐라고 중얼거리자, 그를 힐끗 보던 지민이는 이내 여주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 둘의 평정심도 얼마 못 갔다. 뒤이어 여주가 꺼낸 말로 인해.
"············내 몸 보고 만난 거래. 그 오빤."
"그런 거래...... 그냥 그 오빠는......"
얼마나 울었으면 숨 쉬기조차 버거워하던 여주가 그런 말을 하니까. 그 말 속에서 얼마나 여주가 무너져 내렸는지를 알 수 있으니까. 지민은 시발... 이 개새끼가 진짜. 낮게 읊조리며 제 품에 있던 여주를 조심스레 떼어놓으며 태형에게 데리고 있어달라는 한 마디를 끝으로 바로 끌고 왔던 차에 타며 시동 걸었다.
한편, 여주가 꺼낸 말에 덩달아 눈 돌아갈 수밖에 없던 태형도 그 오빠라는 새끼 족치러는 가야겠는데 여주는 혼자 못 두겠고··· 하니까 그냥 어쩔 수 없이 제 차에 여주 태우며 뒤늦게 지민을 따라 시동을 걸었다
[한 달 전]
이른 오후, 도심 속 한 카페.
"그래서, 지금 누가 온다고?"
지민은 꽤나 순수한 의도를 담아 질문했지만, 그의 눈빛만은 그렇지 않았던 탓에 여주가 속으로 조금 겁먹긴 했댄다. 그래도 어? 어... 말 버벅거리면서 내 남자친구···! 할 말은 다 했다지.
"그래서, 걔가 여길 오는 이유는."
"······그냥? 퇴근하는 길에 너희 얼굴 한 번 보고 싶대."
우리 얼굴을 굳이, 왜. 차마 여주 앞에서 말하지는 못 하겠고, 옆에 앉은 지민이가 들을 정도로만 말한 태형이. 그럼 태형의 말 듣던 지민이는 태형이 구박하기 시작한다. 진짜 우리 얼굴이 보고 싶겠냐, 김여주 보고 싶다는 거 돌려 말한 거지. 이 빡대가리야. 급기야 그렇게 눈치가 없냐면서, 그래서 연애를 못한다는 이야기까지 둘 사이에 흘러나오는 가운데··· 여주는 긴장해서 둘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못 듣고 있다가 여기! 오빠! 외치자 언제 산만했냐는 듯 조용해지는 둘이다.
"안녕하세요."
무미건조한 인사를 끝으로 자연스레 여주의 옆자리에 앉은 남자. 그가 앉기 무섭게 여주가 웃으며 양쪽에 소개를 해주기 바쁘다. 여긴 내 남자친구, 한세운. 오빠, 이 둘은 내 친구. 지민이랑, 태형이. 여주 말이 끝나기 무섭게, 탁자에 턱을 괴고 여주를 바라본 세운은 이내 서운하다는 듯 입술을 쭉 내민다. 친구들끼리는 성도 떼고 불러주네. 세운이 표정 의도치 않게 봐버린 태형이는 헛구역질 나오려는 거 겨우 참았다.
그럼 뒤늦게 제가 말한 걸 알아차린 여주가 아! 하며 웃는다. 오빠도 성 떼고 불러줘? 꽁냥거리기 바쁜데··· 그 앞에서 모습을 직관하고 있는 지민이랑 태형이 표정... 진짜 똥 씹은 표정. 그럴만도 한게, 자꾸만 세운이 어떻게든 여주 몸 만져보려고 하는 티가 나서. 중간에 자리 박차고 세운 면전에다 대고 욕 남발할 태형이를 겨우 막은 게 지민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좀 흘렀다. 세운이는 여주에게만 시선 고정하다가도 간간이 지민과 태형에게 시답잖은 질문 던지며 은근슬쩍 말 놓았지. 너네 여주한테 마음 품지 마라, 남녀 사이에 친구가 어디있어 ㅋㅋㅋ. 그럴 때마다 둘은 짜기라도 했는지 음료수만 벌컥벌컥 마셔대며 그냥 넘겼다. 한시라도 빨리 이 남자랑 얼굴 안 보고 싶었으니까.
그러다가 여주가 화장실 좀 다녀오겠다며 자리 비웠고... 미치도록 어색한 분위기 속에 남은 세 사람은 음료에만 시선 뒀다. 음료도 다 마셔버려서 좀 전부터 얼음만 와드득 씹어 먹고 있는 지민과 태형이었고.
"얘들아. 니네 진짜 명심해라."
"·········."
"·········."
이 와중에 먼저 입 연 세운이었다.
"너네 나 모르게 여주 눈독 들이면 죽어 ㅋㅋㅋ"

"뭐래, 변태 새끼가."
작게 읊조리는 태형의 말 듣던 지민도 풉, 결국에 웃는다. 세운만 못 듣고, 여전히 둘에게 뭐라뭐라 말하고 있는데··· 못 들어주겠다는 듯이 지민이 얼음 씹으며 신경질적으로 음료잔 내려놨다.
"저 아세요? 왜 자꾸 말 놓지."
헛웃음 지은 지민이가 묻자, 세운이는 그저 둘의 못마땅해하는 반응이 웃기다는 듯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대며 코웃음 친다. 아 오케이, 원하는 게 존댓말이라면. 아예 둘의 반응을 즐기려고 드는 건지, 이내 뱉은 말이 더 가관. 박지민, 김태형 표정 단단히 굳다 못해 거의 살얼음판.
"제가 있잖아요, 여주 왜 만나는 건지 알아요?"
그런 세운의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들으려 하던 둘. 세운은 기어코 말을 뱉어버리고야 마는데…
"몸이 예쁘잖아요. 진짜."
그 말 듣자마자 인내심 한계를 넘어서버린 태형이가 공공장소고 뭐고 일어나서 세운에게 있는 욕 없는 욕부터 해서 주먹이라도 내리 꽂으려는 셈이었는데 하필이면 이때 여주가 자리로 돌아오는 거 있지. 이 와중에 세운은 말을 더 덧붙인다. 간혹가다 애가 애정결핍이 있는 것 같긴 해도, 몸이 커버 쳐주니까 뭐. 사귀어줄 만해요.
태형은 여주가 있든 말든 저 새끼를 반 죽여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는데 말린 건 지민이. 자기 팔목 세게 잡고 있는 지민이 태도 보고 더 화난 태형이가 뿌리치려 하면, 지민이가 앉아. 이랬다. 태형이가 세운에게 시선 고정한 채 자리에 앉는 순간에도, 입가에 비릿한 미소 띠는 세운에 이토록 강하게 살인 충동 든 건 처음이었다고.
세운이가 이렇게 미친 말 내뱉는 이유가 있냐 묻는다면... 그건, 세운이가 이미 눈치를 채버렸기 때문에. 여주가 꾸준히 태형과 지민에 대해 세운에게 언급한 적도 많은 데다가 넷이서 만난 잠깐의 시간에서도, 지민과 태형의 눈빛이 여주와 단순한 친구 사이임을 증명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버려서 재미 올랐던 거다. 단지 지가 먼저 선수 쳐서 여주랑 만난다고, 약올리려는 의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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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가 화장실에서 나와서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무슨 이야기 하고 있었어? 그럼 먼저 대답하는 세운이었지. 그냥 뭐... 잡다한 이야기. 그리고선 바쁘다며 먼저 일어나길래 여주랑 손 흔들어 인사하더니 그대로 이곳을 벗어났다.
한편, 여주가 보기엔 전보다 확연히 좋지 않아보이는 지민과 태형의 표정에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지. 무슨 일 있었어? 그러면 지민이 침착한 목소리로 질문했다.
"······잘해줘, 저 남자가?"
"응? 어...! 당연하지. 좋은 사람이야!"
"·········."
"잠깐만. 나 음료 계산 좀 하고 올게, 우리도 이제 가자."
그렇게 여주가 또 한 번 자리를 뜨면... 아까부터 내내 불만을 표출하던 태형이 아닌, 지민이가 신경질적으로 태형에게 말했다.
"···시발. 개만도 못한 새끼."
"······?"
태형도 지민의 친구지만 가끔가다 놀란다. 애가 얼굴에 선과 악, 온과 냉이 모두 공존하기 때문에 침착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화나면 태형이보다 몇 배는 더 무섭거든. 진짜 사람 죽일 눈빛을 하고서.
"그래. 저 개만도 못한 새끼 어떡할까."
·
·
·
"···?"
"죽여."
무슨 그렇게 당연한 걸 묻냐는 듯한 지민의 표정에, 그러지 못할 애라는 걸 다 알면서도 이 순간만큼은 둘이 한 마음 한 뜻. 그러고선 지민의 말에 덧붙이는 태형이다. 좋다. 어떻게 죽일까.
무슨 글인지 잘 모르겟숴여.
제목 좀 정해주세요호...!
아, 이게 장편인지 단편인지 중편인지 저도 잘 모르겠는데 그냥 써봤슴미당.
독자님들 반응 보고 생각해보겟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