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밤, 그대를 연모합니다 05
그렇게 일주일이 흘렀나. 여름의 분위기는 더 짙어졌고, 이제는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이 주륵주륵 흐르는 날씨.
몇 번 봤다고, 현장 분위기 또한 은근히 편해졌다. 밤샘 촬영에 더불어 같이 모여 식사할 때도 많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친해진 스태프분들도 몇몇 있다. 그 중에서도 크게 변한 게 있다면,

"오늘 날씨 장난 없네."
여주 안 더워? 서로 간의 거리감이 사라지고··· 말을 놓기 시작했다는 것. 보통, 상대역 배우랑 말 놓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그래도··· 이 선배랑은 말 놓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글쎄,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여태 상대역 배우를 연상으로 만나는 건 처음이라 그런가. 무튼, 한 가지 확실한 건- 그때 키스신 촬영을 끝으로 사이가 가까워지기 시작했다는 것···.
지금은 어느 때나 다름 없이 촬영 준비하고 있는 이른 아침. 땡볕 아래 수정 화장을 하고 있는 내 옆에 서 있는 선배와, 시답잖은 이야기를 주고 받는데··· 아니나 다를까. 감독님이 할 말이 있다는 듯이 다급히 오셨다.

"어··· 두 사람 사이, 내가 껴도 되나?"
여주와 태형 앞에 멈춰 서고선, 이렇게 말하는데- 옆에 있던 태형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전하실 말이라도. 그제서야 손뼉 치며, 용건이 떠오른 윤기가 말을 이었지.
"오늘 촬영 들어가기 전에, 두 사람 인터뷰 하나 있을 거야."
예고편 겸용으로 나가는 거라, 부담 없이 내용 스포 안 되는 선에서만 잘 하고 오면 돼. 윤기의 말이 떨어지자 동시에 고갤 끄덕인 두 사람이 고개를 돌려 서로를 마주봤다. 잘 해보자는 무언의 눈빛을 주고 받으며.
"아, 그리고 화보 촬영도 잡혔어."
"화보 촬영이요?"
이건 내일 모레. 촬영장이나, 콘셉트 같은 건 내일 관계자분들이 직접 찾아오셔서 너희랑 회의하신대. 윤기의 말에 끄덕인 여주가 인터뷰··· 인터뷰···를 반복해서 생각하기 무섭게, 또 다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

"···각박한 스케줄답게, 예능 촬영도 있고."
당장 내일 촬영이야. 드라마 홍보 차원에서 너희 둘만 출연하는 거. 이 평화로운 아침에 연이어 들려오는, 말 그대로 각박한 당분간의 내 일정에- 하마터면 혼이 나갈 뻔도 했지만- 가까스로 부여잡았다.
"스케줄 혹시··· 더 있나요?"
"아-직은 더 없는데, 아무래도 생길 가능성이 높지."
최대한 괜찮은 척 해보려 했지만··· 괜찮지 않다. 드라마 밤샘 촬영에, 화보집을 출간할 수 있을 만한 컷들을 찍기 위해서는 시간이 다소 걸리는 화보 촬영. 게다가 하루 날 잡아서 풀로 달리는 예능까지.
벌써부터 바스라질 내 몸 걱정이 앞선다.( ;ᯅ; )

"감독님, 여주 벌써부터 지쳤는데."
힐끗, 여주 표정 단번에 캐치한 태형이 말했다. 그제서야 여주 손사래 치며 아니라며 적극 부정하고. 자기가 언제 그랬냐면서 태형이 어깨 툭, 치면 기다렸다는 듯이 과민 반응 보이는 그.
"아··· 아파."
"와- 나만 나쁜 사람 만드는 것 좀 봐요, 감독님."
그런 두 사람을 그저 흐뭇하게 바라볼 뿐인 윤기다.

우선, 인터뷰 진행을 위해 시원한 세트장으로 들어선 두 사람. 이미 준비가 되어 있는 캠핑용 의자에 가 조심스레 앉았다. 안녕하세요- 연이어 허리를 굽히며 방송국에서 나온 스태프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어··· 촬영은, 10분 있다가 할게요."
배우분들 그동안 편하게 계시면 돼요. 태형과 여주에게 상냥한 목소리로 안내한 감독은, 장비를 점검하느라 바쁜 모양이었다. 덕분에 딴짓할 시간이 생긴 두 사람이고.
"오빠, 이거 마이크 봐요. 되게 귀엽다."
두 사람 앞에 놓인 소품에 한 눈 팔린 여주는, 신기한 것마다 태형을 부른다. 그러면, 여주 가까이 의자를 끌고 가며 옆에서 여주를 지켜보는 태형이지.


그렇게 머지 않아 시작된 촬영.
반말 콘셉트로 서로에게 묻고 답하는 형식의 인터뷰인지라, 각자 대본을 건네받은 두 사람은 자연스레 인터뷰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여주의 수줍은 질물과 함께.
"그냥 진짜 편하게 말 놓으면 되는 거예요?"
"네~ 무조건 반말로 하시면 돼요."
제 손에 있는 대본을 유심히 보던 여주는, 옆에 앉아 있는 태형을 보며 말했다.
"그럼··· 극 중 캐릭터 소개 먼저 할까?"

"서로 소개해 주는 걸로."
좋아! 단번에 허락한 여주. 마이크를 손에 쥔 태형이 여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여주가 맡은 윤슬이라는 역은 한 나라의 국모이자, 하율의 하나뿐인 왕비야. 어릴 때부터 궁에 살아서, 겉으로는 단단해 보이지만 내면이 여린 사람.
드라마를 보다 보면, 진짜 아픈 손가락이구나-를 알 수 있어.
"···내가 아픈 손가락이야?ㅋㅋㅋ"
"응. 윤슬이 과거 서사가 정말······ 여기까지 할게."
스포 하면 나 감독님한테 혼나거든. 특유의 능글 맞은 미소 지으며 여주에게 마이크를 넘긴 태형. 이젠 아예 자세까지 틀고선 여주를 바라봤다.
"···하율이라는 역은, 우선 한 나라의 왕이야."
근데 쪼오금... 슬픈 게 있는데, 꼭두각시 왕이거든. 어릴 때부터 자신만의 삶이 아닌 타인의 삶을 살아왔고, 그 어느 누구에게도 자기 마음을 표현하려 하지 않아. 윤슬이와 마찬가지로 속에 담아둔 상처가 많은 사람이야.
"···그 덕에, 윤슬이 마음 고생을 많이 해..."
이런 두 사람 사이에서 벌어질 일이 궁금하다면··· 꼭 본방사수해 줘! 이때를 틈타 홍보의 기회로 카메라를 향해 발랄하게 소리친 여주. 그런 여주를 보던 태형이가 갑자기 웃기 시작한다.
"ㅋㅋㅋ... 웃지 마요. 나 지금 진지해."

"잘했어, 잘했어."
외쳐놓고서는 의기소침한 여주 어깨 토닥여주며 달래주는 태형이다.
그리고 바로 이어가는 다음 코너.
"자, 다음으로는 우리 드라마 관전 포인트 소개하기."
"다섯 글자로 표현을 해야 하는데-"
"나 먼저 할게!"
"생각해둔 거 있어?"
당연하지. 자신만만한 표정의 여주가 태형에게 말했다.
"남주 비주얼"
"···ㅋㅋㅋ 나?"
무엇보다, 드라마에 출연하는 남자 주인공이 어마어마한 분이라서- 안 보면 후회합니다. 갑작스러운 칭찬 멘트에, 몸 둘 바를 모르는 태형인 반면 뿌듯한 표정으로 설명을 덧붙이는 여주였다.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여자 주인공."
"···ㅋㅋㅋ"
"진심으로. 매력 부자야."
아, 선배 마음에도 없는 말 한다... 윤슬이한테 하는 말이죠? 카메라에 고자질하다시피 여주가 일어나려 하면, 태형이 여주 팔목 붙잡고서 귀에다 대고 작게 속삭이는 말.

"윤슬이 말고 여주한테 하는 말."
윤슬이랑 하율이 완죠니 오랜만ㄴ이야,,, 근데 분량이 쪼꼼 짧네🤔
다음 화에 분량 많이 해서 데려올게욥,,🌷🌼
이제 다음 타자는 꿈의 연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