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오패스가 악녀로 빙의했을 때

ł4. 널 사랑한 시간이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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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발.”



“ㅁ, 뭐라ㄱ...”





“작작해라, 김석진.”
“말 같지도 않은 개소리 들어주기 힘드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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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조심해 민여주. 네 입에 걸레 문 거 광고라도 하는거야?”




여주의 말에 잠시 당황한 것도 잠시, 석진은 자신에게 욕을 쓰는 여주를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아-...ㅋㅋㅋㅋㅋㅋㅋㅋ.”



땅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하는 듯 표정을 지으며 눈알을 도로록 굴리던 여주는 이내 미친 것처럼 웃기 시작했다.

그리곤 당황해하는 석진과 예나를 보며 한 순간에 얼굴을 굳히곤 말했다.




“아가리에 걸레 문 건 너네들이겠지.”



“너..!!!”




입꼬리는 올라가 있지만 싸늘한 냉기를 뿜은 채 한 발자국씩 석진쪽으로 다가가며 말하는 여주에 석진은 조금씩 뒷걸음질 쳤다.





“잠시 놀다 버릴려고 비위 맞춰주는데 자꾸 기어오르면 안되지, 응?”



“김석진 선배, 내가 나대지 말라고 했잖아- .”
“기억 안 나요? 내가 선배님 손가락 사이에 커터칼도 박아넣었는데-?”





왼쪽 검지로 오른쪽 셋째 손가락을 가르키며 석진에게 웃으며 말하는 여주였다.
그에 석진은 주먹을 꾹 말아쥐며 말했다.




“너...!!”




“너, 뭐요. 말을 하라고.”







석진의 말을 받아쳐버리는 여주에 둘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맴돌았고, 예나는 석진의 안중에서 벗어난지 오래였다.



그런 둘의 사이로 어딘가 달라진 예나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오빠, 그냥 가자.”




“예나야, 그럼 영상은 어쩌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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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다고, 오빠.”



“내가 가자는데 그거 하나 못 들어줘?”



“···어?”




날카로워진 예나의 말투에 벙찐 표정으로 서 있는 석진이였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석진의 팔목을 잡곤 자리를 벗어나는 예나였다.






김석진도 곧 무너지겠네_




예나의 행동을 보곤 결국 석진이 자신에 편에 서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 여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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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오패스가 악녀로 빙의했을 때}


- 널 사랑한 시간이 아까워










28
(김석진 시점)









“김예나..!!”


내 손목을 잡고 무작정 끌고가는 예나에 힘을 주지 못한 채 예나가 가는 방향으로 뒤따라 갔지만, 이건 아니다.


내가 아무리 예나를 오래 봐 왔어도 이건 내가 아는 예나의 모습이 아니다.
막무가내인 그녀의 모습에 화가 났다.




“김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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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라고.”





차가워진 나의 목소리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듯 놀란 채 뒤돌아보는 예나의 얼굴에는 입술을 깨물었는지 피가 맺혀있었다.




“아···미안해, 오빠.”




하-.... 예나의 말에 살짝 한숨을 쉰 채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래서, 아까는 왜 그렇게 가자고 한 건데. 나 민여주랑 얘기하고 있었잖아.”




조금 날이 선 듯한 저의 말투에 예나가 움찔하며 말했다.




“자꾸 당사자인 나 빼두고... 둘이서만 싸우길래, 차라리 자리를 벗어나자 싶어서..”





“···뭐?”






머리를 세게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예나를 위해서 욕까지 먹으며 그렇게 싫어하는 민여주와 영상 좀 내려달라고 싸우고 왔는데... 
너는 뭐라고 말한거야 방금? 
당사자인 본인을 빼두고 말해서?


대체 너가 뭔데 사람 성의를 그렇게까지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거야.
자기는 무서우니까 대신 말 해달라 한게 누구였는데···
그 영상, 다 합성이고 눈 속임용이라는 너의 거짓말에 넘어간 것도 한심해. 





“민여주 말이 맞았네.”



“어..?





“우리가 너한테 속고 있었구나.”


“그 동안 우리 앞에서 이미지 관리하느라 힘들었겠다, 김예나.”





그 말을 끝으로 발을 돌려 예나와 반대로 걸어갔다. 예나가 애타게 나를 불렀지만 절대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녀에게 속았던 시간들이 아까웠다.
내가 민여주에게 모진 말을 퍼부은 시간들이 아팠다.
눈 가리개로 가려놓은 허술한 그녀의 진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어쩌면, 애써 외면했다.








다시는 그녀에게 속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민여주에게 모진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다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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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사랑하지 않을 거야, 김예나.”






한껏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멀리, 오래 걷다보니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에 비를 맞고 있을 예나의 생각이 나는 내 자신이 너무 싫었다.





그런 형편없는 여자를 사랑한 내가 싫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