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2
하.. 그렇게 소리치고 나왔는데..
쟤가 내 뒷자리인게 말이 되냐고오!!!
선생님.. 이건 아니잖아요.. 제발..

"ㅋㅋㅋㅋ 너 표정 재밌는거 알아?"
"몰라, 말걸지 마"
"음 알았어"
하.. 진짜 어떡해.. 내가 죽어야한다고? 이게 말이야?
뭐, 사실 말이라곤 탄생이라고 하지만 난 탄생의 힘을 써본 적이 없다.
그 일이 있고 나서부터 쓰지 않았다
답답한 일상에 바람을 쐬러 간 옥상엔
난간위에 서 있는 아이가 보였다
"어? 야..야!!! 위험해 내려와!! 뭐하는짓이야!!"
"..? 뭐야?"
"내려와!!"
"하.. 방해하지말고 꺼지지 그래? 그게 날 도와주는거야"
"장난해? 내가 여기서 꺼지면?"
"난 죽겠지"
"그걸 알면서 꺼지라고?"
"오지랖이야 그거"
"내가 아니여도 이랬을거야 모두가"
"멋진 세상이네, 내가 알던 것과는 다르게 말이야?"
"일단 진정하고 내려와서 이야기하자"
"그것조차도, 이젠 지쳤어. 안녕, 고마웠어"
슬픈 눈으로 웃음을 지으며 그 아이는 자신의 몸을 던졌다
"아, 안돼!!!!"
내가 소리를 지르는 순간 내 손에서 황금빛들이 뿜어져 나오며 그 아이를 휘감았다
이윽고 그 아이는 기운이 빠졌는지 쓰러져버렸다
난 쓰러진 아이를 교실에 앉혀주고 떠났다
그리고 그건, 잘한 일이 아니였다
며칠 뒤 그 아이가 날 찾아왔다
"저기 너 그때 걔 맞지?"
"어? 응.."
"나.. 제발 좀 도와줘.. 내버려둬줘.."
"그게 무슨 말이야?"
"죽고싶어 미치겠어 난 너무 살기 싫은데, 넌 그 죽을 권리조차 나에게서 빼았은 거야."
"난.. 이제 전부 다 빼았겼어.."
"제발.. 그만할래..제발.."
"내가.. 그렇게 큰 죄를 지은거야?"
상상하지도 못했다
너무 미안했지만, 미치도록 죄책감이 들었지만,
난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그리고 그 아이는 그 날 뒤로 없어졌다
한번 내 힘을 쓰면 그 대상은 정해진 수명을 다 할때까지 죽을 수 없다.
아직도 계속 나를 따라오는 트라우마에, 힘을 쓸 수 없었다
"...아"
정신을 차려보니 눈물이 내 뺨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재빨리 훔치려는 순간

"뭐야? 왜울어. 누가 울렸어?"
"아 뭐래 그냥 눈 시려서."
"
"아닌 것 같은데,"
뭔말을 더 하기전에 재빨리 김태형의 말을 막고 수업을 계속 들었다
톡, 톡
열심히 집중하던 도중, 김태형이 뒤에서 자꾸 종이 비행기를 접어 내 등에 날렸다
"아, 진짜.."
"ㅋ"
아 얄미워 죽겠네
"그만해라.."
"ㅋㅋㅋㅋ시른데"
"아, 초딩이냐 진짜"
"거기 뭐야, 너희 둘 왜 시끄러워? 나가"
"아이씨 진짜 김태형"
우리는 복도로 쫒겨났다
"..야, 있잖아"
김태형이 갑자기 진지해진 눈매로 말을 걸었다
"..?"
"너 없애는거 좀 늦춰줄게"
"한달 동안 좀 생을 즐기고 편안히 보내줄게! 내 마지막 선처야!"
"..뭐?"
하,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누가 죽는대?"
원하지도 않게 내 삶의 마지막을 알게 된 기분이란,
정말 거지같다
"무슨, 기회라도 주는 것처럼 말한다? 하, 무슨, 모두가 두려워하고 꺼려하는 죽음따위가."

"..뭐?"
"하, 곧 없어져버릴 탄생따위가, 뭐라고?"
"내가 왜 죽어야하는데? 내가 탄생으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냐??"
"널 없애면 내 소원을 이룰 수 있어,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나도 죽음 따위 싫어"
"나 좀.. 살려줘.. 좀.. 살려달라고.. 하.."
그때 그 아이가 이런 기분, 이런 감정이였을까
"하.. 그래, 한달.. 한달만 줘"
"..응"

"미안"
".."
나는 아무말 없이 반으로 들어갔다
머릿속이 복잡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