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정국] 상처 주는 아저씨가 이상형이에요.
전정국
━ 꼬맹아,저리 가라.
이여주
━ 아,아저씨!그렇게 부르지 말랬죠!
난 부모님이 없다.대신에 나에겐 소중한 아저씨가 있다.내가 부모님으로부터 버려졌을 때 나를 데려와 준 사람은 아저씨다.게다가 돈 많고 잘생기고 가질 건 다 가졌다.그러니 안 좋아할 수가 있나.나이 차로 보면 오빠인데 아저씨가 편해 계속해서 아저씨라 부르고 있다.
전정국
━ 그럼 꼬맹인데 뭐라고 불러.
이여주
━ 나도 작은 거 아니까 그만 부르라고요.좀···.
전정국
━ 싫은데.키가 바닥에 닿을 것만 같은 꼬맹아.
이여주
━ 헐···.
전정국
━ 아 너무 심했나···?
이여주
━ 네.
전정국
━ 미안.
이여주
━ 괜찮아요.
전정국
━ 진짜?
이여주
━ 아저씨 좋아하려면 이 정도는 감당해야죠.
전정국
━ 넌 내가 왜 좋아?
이여주
━ 잘생기고,키 크고,돈 많고,능력 있고 등등.
전정국
━ 돈 많고는 왜 있지?
이여주
━ 그냥 돈 많아서 좋다고요.다 사주잖아요.상처 주면서도.
전정국
━ 상처 주는데 안 싫어?
이여주
━ 아저씨는 나 싫어요?
전정국
━ 응?
이여주
━ 계속 밀어내잖아요.
전정국
━ 나에게는 아직 꼬맹이로밖에 안 보여.
이여주
━ 치··· 그렇게 계속 상처 줘도 좋아할 건데.

전정국
━ 진짜 끈질기네.
이여주
━ 전 상처 주는 사람이 이상형이거든요.
전정국
━ 그건 또 뭔 소리야.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
이여주
━ 여기요.그러니까 아저씨가 상처 주면 전 그런 아저씨가 더 좋아요.
전정국
━ 그럼 이제 상처 안 줘야겠다.
이여주
━ 으이그 정말.어떻게든 나 떼어 놓으려고.내가 그렇게 싫어요,아저씨?
전정국
━ 그렇게까지는 아닌데.그냥 조금.
이여주
━ 그럼 조금은 좋아한다는 거네?그러면 아저씨,나랑 도서관 같이 가주면 안 돼요?숙제 있는데 책이 있어야 해요.
아저씨를 데려가야 하는 이유는 높은 곳에 있는 책은 키가 작아서 의자 받침대를 밟고 올라가도 닿지 않는다.그렇기에 아저씨가 꼭 필요하다.
전정국
━ 귀찮은데.
이여주
━ 그러면서 가줄 거면서.
전정국
━ 아닌데?
이여주
━ 그럼 다른 잘생기고 키 큰 남자한테 높이 있는 책 꺼내 달라고 해야겠다.
전정국
━ 뭐?
이여주
━ 왜요.그럼 누구한테 부탁해요.
전정국
━ 하··· 같이 가주면 되잖아.
이여주
━ 언제는 안 간다면서요.
전정국
━ 아,그냥 조용히 하고 나갈 준비나 해.
이여주
━ 네!아저씨!

이여주
━ 오 아저씨.여긴 뭐 도서관이 이렇게 커요?
전정국
━ 그러게.나도 처음 와 보는데 꽤 넓네.
이여주
━ 어서 들어가요!
난 이렇게나 넓은 도서관은 처음이라 꽤 들 떠 있었다.
그렇게 난 몇 분 동안 책을 골랐고 마침내 고른 책이 아니나 다를까 맨 꼭대기 칸에 있었다.받침대를 밟고 올라가 까치발을 들으니 생각보다 높지 않아 꺼낼 수 있을 것 같아 손을 뻗었다.그런데 옆에서 누가 책을 꺼내 주었다.그 사람은 다름 아닌 아저씨였다.
전정국
━ 이런 거 꺼내 달라고 하려고 같이 오자고 한 거 아니었어?
이여주
━ 아··· 꺼낼 수 있을 거 같아서.
전정국
━ 드라마 안 봤어?맨날 이런 거 꺼내려고 하다가 혼자 자빠지잖아.
이여주
━ 자빠지면 아저씨가 나타나서 구해주면 되죠.
전정국
━ 내가 뭐 초능력자냐?갑자기 나타나게?
이여주
━ 지금도 나타났잖아요.갑자기.
전정국
━ 이건 그냥 우연히 본 거고.
이여주
━ 치.
난 책상에 가 앉으려던 발길을 멈췄다.아저씨가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이여주
━ 왜 그래요?
전정국
━ ···아니다.가 앉자.
앉아서 책을 읽는 데에만 벌써1시간째.책을 좋아하지는 않는 나에겐 한계와 왔다.꾸벅꾸벅 앉아서 졸기 시작했다.
도서관 안 조용한 분위기가 맴돌고 있는 가운데 작은 웃음소리에 눈을 떴다.소리에 민감해서 작은 소리에도 반응을 보이는데 눈을 떠보니 앞에는 아저씨가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전정국
━ ······.
이여주
━ 아,나 졸았어요?
전정국
━ 내 웃음소리에 깬 거야?
이여주
━ 네··· 아마도요.그런데 왜 웃었어요?
전정국
━ 귀엽게 자서.
이여주
━ 저야 귀여운 거 당연히 알죠.

전정국
━ 뭐?
이여주
━ 좀 웃겼죠?
전정국
━ 꼬맹아 귀 대봐.
이여주
━ 왜요?
아저씨는 귀를 대보라고 손짓을 하고는 조용하게 말했다.
전정국
━ 꼬맹아,너 귀엽다고.
나는 다시 아저씨의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
이여주
━ 귀여우면 뭐해요.아저씨가 안 좋아해 주는데.
또다시 아저씨가 내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
전정국
━ 지금 내 심장이 뛴다고.그래서 말인데 나 꼬맹이, 이여주 좋아하는 것 같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