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가, 여기 안착해야지

① 감정 몰입으로 계속 우는데 달래주는 연하 주연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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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김태형] 감정 몰입으로 계속 우는데 달래주는 연하 주연 배우





감독
— 큐!

배우 M
— 수야···.

윤여주
— 엄마, 엄마!! 안 돼··· 흑···.

감독
— 컷! 좋아요. 고생했어요.





나는 배우다. 엄마가 돌아가셨다. 배우였던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 내게 원하셨던 꿈이 배우이다. 워낙 유명했던 우리 엄마였는데. 그래서 난 엄마를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해 엄마의 희망대로 배우라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드라마 촬영 날 오늘은 하필이면 오늘 장면이 엄마가 돌아가시는 장면이었다. 대본 리딩 때도 울면서 읽었는데 때가 왔다. 그때의 감정을 떠올리면 연기는 잘할 수 있지만, 나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팠다.





윤여주
— 흑흑···.

배우 M
— 여주야, 괜찮아?




드라마에서 나의 엄마역을 맡은 배우님이 나를 토닥여 줬다.





배우 M
— 엄마 생각나지?

윤여주
— 네··· 흡···.

배우 M
— 어린 나이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다행히 우는 장면이 마지막이어서 감정을 일부러 억누를 필요가 없었다.





김태형
누나! 왜 그래?





촬영을 꽤 오래 해 같이 출연하는 배우들과 아주 친해져 말도 놓을 정도로 편해진 상태이다. 태형이는 남자 주인공 역이고, 난 여자 주인공 역이라 태형이랑 그래도 가장 친했다. 태형이는 옷을 갈아입고 나오면서 내가 계속 우는 것을 봤는지 나에게 달려왔다.






배우

— 엄마 생각이 났나 .


김태형

— 제가 다독여 줄게요.들어가 보세요.


배우

— 그래, 갈게.마음 잘 다스리고 .여주야.


윤여주

— 네,···.


김태형

— 음 일단 세트장 정리 중이니까 나갈래?


윤여주

— 응···.


김태형

— 고생하셨습니다.


윤여주

—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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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렇게 세트장을 나와 밖에서 따로 보았다.태형이는 퇴근도  하고 내가 마음을 다 추스를 때까지기다려줬다.







김태형

— 많이 슬퍼?


윤여주

— 나 때문에  가고 있는 거야···?


김태형

— 그럼.누나가 이렇게 슬픈데 어떻게 .


윤여주

— 매니저님 기다리시겠다.얼른 .


김태형

— 이미  말해놨어.물론 누나 매니저님에게도.누나 마음 추스르고 간다고 했어.


윤여주

— 뭐야···.언제 그렇게  말했어.


김태형

— 엄마 보고 싶어?


윤여주

— 응,사실 엄청···.


김태형

— 애기네.


윤여주

— 치··· 너는  마음 모르잖아.


김태형

— 알아도 애기고,몰라도 애기야.


윤여주

— 왜 계속 애기래···. 이래 봬도 스물여섯이야.


김태형

— 나이만 누나면 뭐해,누나 마음은 여섯 살인데.


윤여주

— 뭐래.


김태형

— 집도  가고 울보 누나 달래주느라  힘들다~


윤여주

— 야,누가 있으래?







투정 부리면서도 나보다 어린 태형이가 집도  가고

나를 달래주고 있으니 순간 웃겨 웃음이 피식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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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봐.웃으니까 얼마나 예뻐.


윤여주

— 너 뭔데 계속  챙겨주냐.


김태형

— 나니까 이렇게 챙겨주는 거지.웃게도 해주고 말이야.


윤여주

— 그래, 정말 고맙다.


김태형

— 그런데··· 누나는 나랑 열애설 나면 어떨  같아?


윤여주

— 갑자기?







워낙 장난스러운 태형이어서 열애설이라는 얘기가 태형이 입에서 나와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대수롭지 않게 바로 맞받아쳤다.








윤여주

— 음··· 나쁘지는 않을  같기도 하고?


김태형

— 진심이야?


윤여주

— 당연히 아니지.  이런  진심으로 받아들인다니까. 내가 그렇게 좋냐~?


김태형

— 응.


윤여주

— 야,장난 그만치고 이제 들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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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장난 아닌데.


윤여주

— 응?


김태형

— 누나 좋다고.장난 아니고 진심이야.나랑··· 연애할래, 누나?







태형은 그러고 나와 눈을 맞추려고 했다. 나는 갑작스러운 고백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그때였다.







매니저 오빠

— 여주야!





매니저 오빠가  불렀다.







매니저 오빠

— 갑자기 급한 일정이 잡혀서 가봐야 할 거 같은데.


윤여주

— 아, 그래요. 태형아,  갈게.다음에 얘기하자.








나는 서둘러 차에 탔고, 차 시트에 머리를 기대고는 누구나 들릴 정도의 크기로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윤여주

— 휴···.


매니저 오빠

— 무슨 일이야. 아직도 마음이 안 가라앉은 거야? 일정 그냥 취소할까?


윤여주

— 아,아니에요. 괜찮아요.







온통 머릿속에는 태형이 생각만으로 가득 찼다. 안 그래도 복잡해 죽겠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형에게서연락 한 통이 왔다. 아까 대화의 끝이 마무리되지 않아 당연히 올 수 있는 연락이었지만, 나는 더 복잡하고 머리가 아팠다.







김태형

✉️ 내일 촬영 있으니까 그럼 내일 답 기다릴게. 조심히 가.








안 좋아하면 안 좋아한다고 바로 거절할 법도 한데, 아무 말도 안 나왔다. ‘어떡하지?’라는 말만 머릿속에서 빙빙 돌고 있었다. 내일 태형이 얼굴을 제대로 마주하는 게 쉽지 않을 거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


오랜만이에요! 조용히 쓰고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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