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중
— 엄마 생각이 났나 봐.
김태형
— 제가 다독여 줄게요.들어가 보세요.
배우 중
— 그래, 갈게.마음 잘 다스리고 가.여주야.
윤여주
— 네,흐···.
김태형
— 음 일단 세트장 정리 중이니까 나갈래?
윤여주
— 응···.
김태형
— 고생하셨습니다.
윤여주
— 고생하셨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세트장을 나와 밖에서 따로 보았다.태형이는 퇴근도 안 하고 내가 마음을 다 추스를 때까지기다려줬다.
김태형
— 많이 슬퍼?
윤여주
— 나 때문에 못 가고 있는 거야···?
김태형
— 그럼.누나가 이렇게 슬픈데 어떻게 가.
윤여주
— 매니저님 기다리시겠다.얼른 가.
김태형
— 이미 다 말해놨어.물론 누나 매니저님에게도.누나 마음 추스르고 간다고 했어.
윤여주
— 뭐야···.언제 그렇게 다 말했어.
김태형
— 엄마 보고 싶어?
윤여주
— 응,사실 엄청···.
김태형
— 애기네.
윤여주
— 치··· 너는 내 마음 모르잖아.
김태형
— 알아도 애기고,몰라도 애기야.
윤여주
— 왜 계속 애기래···.나 이래 봬도 스물여섯이야.
김태형
— 나이만 누나면 뭐해,누나 마음은 여섯 살인데.
윤여주
— 뭐래.
김태형
— 집도 못 가고 울보 누나 달래주느라 참 힘들다~
윤여주
— 야,누가 있으래?
투정 부리면서도 나보다 어린 태형이가 집도 안 가고
나를 달래주고 있으니 순간 웃겨 웃음이 피식 나왔다.

김태형
— 봐.웃으니까 얼마나 예뻐.
윤여주
— 너 뭔데 계속 나 챙겨주냐.
김태형
— 나니까 이렇게 챙겨주는 거지.웃게도 해주고 말이야.
윤여주
— 그래, 정말 고맙다.
김태형
— 그런데··· 누나는 나랑 열애설 나면 어떨 거 같아?
윤여주
— 갑자기?
워낙 장난스러운 태형이어서 열애설이라는 얘기가 태형이 입에서 나와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대수롭지 않게 바로 맞받아쳤다.
윤여주
— 음··· 나쁘지는 않을 거 같기도 하고?
김태형
— 진심이야?
윤여주
— 당연히 아니지. 꼭 이런 건 진심으로 받아들인다니까. 내가 그렇게 좋냐~?
김태형
— 응.
윤여주
— 야,장난 그만치고 이제 들어가 봐.

김태형
— 장난 아닌데.
윤여주
— 응?
김태형
— 누나 좋다고.장난 아니고 진심이야.나랑··· 연애할래, 누나?
태형은 그러고 나와 눈을 맞추려고 했다. 나는 갑작스러운 고백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그때였다.
매니저 오빠
— 여주야!
매니저 오빠가 날 불렀다.
매니저 오빠
— 갑자기 급한 일정이 잡혀서 가봐야 할 거 같은데.
윤여주
— 아, 그래요. 태형아, 나 갈게.다음에 얘기하자.
나는 서둘러 차에 탔고, 차 시트에 머리를 기대고는 누구나 들릴 정도의 크기로 한숨을 크게 푹 내쉬었다.
윤여주
— 휴···.
매니저 오빠
— 무슨 일이야. 아직도 마음이 안 가라앉은 거야? 일정 그냥 취소할까?
윤여주
— 아,아니에요. 괜찮아요.
온통 머릿속에는 태형이 생각만으로 가득 찼다. 안 그래도 복잡해 죽겠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형에게서연락 한 통이 왔다. 아까 대화의 끝이 마무리되지 않아 당연히 올 수 있는 연락이었지만, 나는 더 복잡하고 머리가 아팠다.
김태형
✉️ 내일 촬영 있으니까 그럼 내일 답 기다릴게. 조심히 가.
안 좋아하면 안 좋아한다고 바로 거절할 법도 한데, 아무 말도 안 나왔다. ‘어떡하지?’라는 말만 머릿속에서 빙빙 돌고 있었다. 내일 태형이 얼굴을 제대로 마주하는 게 쉽지 않을 거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
오랜만이에요! 조용히 쓰고 갈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