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겨워, 맨날 자신들이 해결 못하는 문제를 나한테
떠 넘기는 이 지긋지긋한 회사.”

회사로 향하는 한빛의 뒤로 그 시각 법원으로 들어간 태형은 설주나와 가수 서울의 음성 확인 검사 결과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다.

“만약에 설주나 씨가 정말로 가수 서울이 아니라면
서울을 어디서 찾아야 하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작은 것 같은 한국이지만, 인구수는 어마어마 하기 때문에 아무런 정보도 없는 서울을 한국에서 찾는 건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랑 같은 것이다. 그리고 가수 서울이 한국에 산다고 확실히 단정 지을 수 없는 노릇이여서 태형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기다리고 또 기다린 끝에 검사실에서 나온 연구원은 태형에게 갈색 봉투를 내밀었다.
“음성 확인 검사 결과입니다.”

“바쁘셨을 텐데, 바쁜 시간 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갈색 봉투를 받은 태형은 긴장되는 마음으로 열어보려는 찰나 한빛이 생각났다. 태형은 한빛이 바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문자를 보냈다.
받는 사람 한빛 씨
한빛 씨, 지금 바쁘세요? 음성 확인 검사 결과 나왔는데, 전화 걸어도 될까요?
얼마 지나지 않아, 한빛에게서 답장이 아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한빛 씨, 급한 일은 해결되신 거예요?”
태형은 한빛에게서 바로 전화가 와서 기분이 좋은지,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아, 네. 일단 급한 불은 껐어요. 근데 음성 확인 검사 결과 나왔다면서요? 태형 씨는 결과 확인 하셨어요?”
한빛은 긴장 가득한 목소리로 태형에게 물었다.
“저도 아직 확인 안 했어요. 한빛 씨랑 꼭 같이
확인하고 싶어서 문자 보낸 거예요.”
“전 괜찮은데. 그렇게 말해주시니, 기분이 좋네요.”
자신을 생각해준 태형에 한빛은 기분이 좋았다.
“휴우... 그럼 저 봉투 엽니다.”
태형은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천천히 열었다. 얼마나 긴장했는지, 손에는 땀으로 흠뻑했고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만약에 정말로 설주나가 가수 서울이라면 이 일은 이렇게 완벽하게 끝이 나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봉투를 꺼낸 태형은 두장으로 되어있는 종이를 천천히 보면서 두번째 장을 확인했다. 그 종이의 마지막 부분에는 ‘사람 1의 목소리는 사람 2와 일치하지 않음으로써 사람 1은 사람2는 동일 인물이 아님으로 확인 되었습니다.’라고 쓰여져 있었다.
“태형 씨, 확인 하셨어요?”
잠자코 태형에게서 답이 없자 한빛은 물어보았다.
“아... 네. 설주나 씨는 가수 서울이 아니네요...”
예상했었던 결과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실망스러웠다. 설주나의 목소리와 왼쪽 손등에 있는 흉터까지 가수 서울과 똑같았기 때문에 기대를 많이 했던 걸 사실이다.
“아... 설주나 씨가 가수 서울일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쉽네요.”
한빛은 태형에게 답을 듣고는 아쉬운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설주나 씨가 가수 서울이 아니니, 다른 사람을
찾아 봐야겠네요.”
“태형 씨, 이렇게 어려운 일을 의뢰해서
정말로 죄송해요.”
한빛도 아무런 정보 없는 사람을 찾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 누구보다 잘 알았다. 기자 일을 하면서 이런저런 사람을 다 찾아다니면서 별별 일을 다 겪어봤기 때문이다.

“죄송해 하지 않으셔도 되요. 이게 제가 할 일인데요.”
확실한 정보를 찾지 못해서 태형은 괜스레 한빛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전 포기하지 않고 가수 서울을 꼭 한빛 씨한테
찾아 드릴게요.”
태형은 한빛에게 꼭 가수 서울을 찾아주겠다고 마음 속으로 굳게 다짐하였다. ‘꼭 한빛 씨에게 쓸모있는 사람이 되어야지’라고 생각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