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오래 잔건지 머리가 살짝 핑_ 돌았다.
밝은 스마트폰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벌써 10시를 넘어가는 시간이였다.
.
.
간단하게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테라스에 인영이
보였다.
테라스 문을 열고 나가자 역시나 오늘도 백현이
가늘고 곧은 손가락으로 담배를 집은 채
디오를 바라봤다.
"오늘도 오셨네요"
"나야 뭐, 매일 오지"
"...내 앞에서 담배 피우지 마세요"
"왜, 끊었어?"
"아뇨. '상처'때문에 후배가 담배 싹 쓸어갔어요"
"왜, 저번엔 상처있어도 잘만 피우더니"
"상처가 너무 깊게 나서 덧났어요"
"..잘 치료했어?"
"네."
디오가 무표정한 얼굴로 백현옆의 난간에 기대어 섰다
백현이 디오의 눈치를 슬쩍 살피더니 말을 이었다.
"미안하다는 말은 안해도 돼지?"
"됐어요. 당연한 걸 뭐..어차피 이런 관계
아니였으면 우리 둘 다 진작 죽었어요 "
"이런관계...그렇지.."
이런관계라는 말이 문득 가슴에 박혔다.
맞는말이지만 왠지 쓸쓸한 마음이였다.
"...어제 안나왔던데. 무슨일 있어?"
"아, 염증 때문에 열나서 정신이 없었어요."
"나한텐 그렇게 치료 잘 하라고 뭐라하더니"
"아 그건,"
"나도 너 혼자 죽으면 내 손해야. 몸 관리 제대로 해"
"알겠어요. ..내 몸은 알아서 잘 관리할게요"
.
.
.
.
.
거의 다 타버린 담뱃불을 지져 끈 백현이 머뭇거렸다.
"그럼..앞으로는 계속 나오는거야?"
"네. 아, 근데 이번주 수요일은 안돼요."
"왜?"
"그건 정부기밀이요. 그럼 그건 왜 물어보시는데요?"
"그건 나도 기밀사항 이라서."
";;참나"
"난 이제 가야겠다. 시간이 늦었네"
"네~안녕히가세요."
"응, 잘자"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미소, 평소에는 달빛이 환히
비치는 듯한 하늘이였는데 오늘 하늘은 이상하리만큼
빛이 들지 않았다. 고요했다.
.
.
.
이런관계는 별다를 것 없이, 밤하늘처럼 고요하게
이루어졌다. 내가 인간으로써 그에게 끌린 것처럼
그도 나에게 끌렸던 걸까.
지킬건 지키고 선은 넘지 않는 그들의 사이는
한쪽이 선을 넘는 순간 모두가 나락으로 떨어질만큼 위태로운 줄타기이고, 서로가 깊어지려 하면 할수록
감당하기 힘든 괴로움이 밀려오리라 장담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미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
.
.
수요일_
"야야 , 너 그거 들었어?"
수혁이 훈련하는 디오에게 다가가 익살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뭐가"
"이번에 현장팀에 새 요원 발령왔대"
"아 그래?"
"근데 그애가,"
"안녕하세요!"
.
.
.
By.하얀복숭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