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지묘(魔女之猫)

마녀지묘(魔女之猫)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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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고양이)

-마녀의 고양이-

W. 설하










트리거 경고,

폭력적인 장면이 다수 존재하며,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는 잔인한 묘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주의해 주세요.










황궁이 퍽 소란스러웠던 것은, 비단 그 웅장하고 경건한, 또한 화려하고 아름다운 그 곳에 걸맞지 않은 이가 존재하기에 그랬던 것만은 아니었다. 황제의 총애를 받는, 모두가 입에 담기를 꺼려하는 그 존재는 어느덧 황궁에 서서히 물들어버린지라, 그 핏빛마냥 붉은 눈을 스쳐지다나듯 보기만 해도 온 몸을 벌벌 떨며 실신하던 이들이, 이제는 무심하게 그녀를 스쳐 지나가는 것 만으로도 느낄 수 있는 변화였다. 그럼에도 넓다란 황궁의 한복판, 빈 궁궐의 마당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수많은 이들이 모여있던 것은, 그들의 시선이 모여든 것은 그 존재로 하여금 비롯된 것이었다. 황궁이 소란했다.





"내 동생, 내 동생을 어찌한 것이냐!!"





퍽 애처로운 외침이었다. 상궁쯤 되어보이는 어느 한 궁인이 살기어린 눈으로 홍월을 찢어죽일 듯 노려보았다. 그 형형한 살기에도 홍월은 눈 하나 깜빡하는 법이 없었으니, 아, 하는 단말마의 첨음과 함께 느긋히 옮기던 발걸음을 멈출 뿐이었다. 누군지도 모르는 이의 고함 때문은 아니었다. 새카만 머리카락을 타고 흐르는 점액질의 무언가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아무런 지체 없이 이 곳을 떠났으리라. 홍월이 손을 치켜들었다. 제 머리카락에서부터 손으로 묻어나는 끈적한 것에 홍월의 시선이 툭, 떨어졌다. 





"악독한 것! 끔찍한 것!"


"....."


"내 동생을 돌려내라, 이 더러운 마녀야!"





무언가 깨지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홍월의 고개가 모로 돌아간 것도 같았으나, 그 표정이 너무나도 태연하여 어떤 이들은 홍월이 그리 세게 얻어맞고도 고개조차 까딱하지 않았다 여기기도 하였다. 주륵-, 하며 머리카락을 타고내리는 불쾌한 감각에도 홍월은 쉬이 흥분하는 법이 없다. 분노를 느낄 만한 일 조차 아니었던 것이다. 그저, 제 손에 계속해서 묻어나오는, 계란, 그 끈적이는 내용물을 멀거니 바라만 볼 뿐이었다. 그러다가, 그 시선을 계란을 던진 이에게로 옮기면, 손에는 여즉 깨지지 않은 계란 몇 개를 든 채로 저를 죽어라 노려보는 궁인 하나가 있는 것이었다.


홍월은 잠시간 그 궁인이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었으나, 곧이어 그녀가 제게 외친 말들을 죄 기억해냈다. 동생, 동생이라 하였다. 홍월의 무감한 시선이 궁인의 얼굴에 닿았다. 그래, 그러고 보니 퍽 닮은 것 같기도 했다. 치켜뜬 눈이나, 복스럽게 생긴 코나, 입꼬리가 얇게 말려들어가있는 꼴이나, 하나하나 떼어보면 언젠가 보았던 어린 궁인 하나와 몹시도 닮아있는 것이었다. 그 심술궂은 얼굴로 팔을 들어올려, 제게도 확연히 느껴지는 적대감을 담아 계란을 던지는 꼴 또한 그러했다. 홍월이 손을 뻗어올렀다. 다시금 제 머리를 향해 매섭게도 날아오는 계란을 잡아채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손에서 깨져버린 계란이 그 내용물을 사정없이 홍월의 손에 뱉어냈다. 노랗고, 투명한 것들이 손을 타고 흘러내려, 홍월이 걸치고 있던 고운 비단 옷자락의 소매부터 치맛자락까지 더럽혀버리는 것이었다. 그런것 쯤이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홍월의 시선은 그 궁인에게로만 향해있는 것이었다. 붉디 붉은 눈동자가 그녀를 샅샅이 훑었다. 홍월은 어느날엔가, 정국을 죽이기 위해 화빈당을 박차고 나선 일을 기억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있던 어리고 어린 궁인 또한. 저를 찢어죽일 듯, 눈에 살기를 한껏 담은 채 노려보며 제 앞에 다과상을 놓아주던 아이. 그래, 그 아이.





"그래, 기억이 난다."


"...! 너, 이, 역시 네년이...!"


"내 찻잔에 앙큼하게도 독을 발라놓았기에, 내 그 얼굴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지."


"...."


"도망치는 꼴이 어찌나 쥐새끼같던지, 폐하께서도 음독을 사주한 네년의 동생을 찾지 못하셨다지?"





느긋하기 그지없는 홍월의 발걸음이 궁인에게로 향하자, 곁에서 씩씩대는 궁인을 말리던 이들도, 홍월의 시중을 들며 곁에 있던 이들오, 또 마녀가 계란물에 물든 꼴을 구경하던 모든 이들이 숨을 들이켰다. 심지어는, 계란을 던진 그 궁인아지도. 그 발걸음의 기세가 무겁기 그지없는 탓이었다. 걸음 하나 하나에 흉흉한 살기가 내뿜어져 나오는 것도 같았다. 모두가 제자리에 굳어버린 채, 눈알만을 도르르-, 굴려 홍월의 움직임을 좇았다. 그 느린 걸음 하나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긴장하는지, 기세 좋게 치켜들었던 궁인의 팔은 서서히 내려간지 오래여라. 그럼에도 그 주둥이는 말을 쏟아내는 일을 멈추지 못하겠는지, 점점 제게 다가서는 홍월을 향해 말을 내뱉고 있는 것이었다.





"호, 호, 호국의 화, 황실을 우롱한 대역 죄인에게, 그, 그에 마땅한 벌을 준 것이 뭐가, 어, 어떻단 말이냐!"


"벌이라? 꼭 네 동생이 호국의 황제라도 된다는 듯 말하는구나."


"만백성을 헤아리시는 호국의 황제 폐하께서야 말로, 그, 그것이 옳은 일이라 생각하실 것이다!"


"아하, 그래, ...그래?"


"그, 그래!! 그러니 어서 말하지 못하겠느냐! 내 동생을 감히 어찌한 것이야!"





홍월의 얼굴에 비소가 맴돌았다. 아무리 그리 언성을 높여봐야, 다 보이는 것을. 사시나무 떨리듯 벌벌 떨리는 그 손에 한 번, 제 눈을 바로 보지 못하며 이리저리 방황하는 눈동자에 한 번, 금방이라도 주저앉아버릴 듯 볼품없이 떨어대는 다리에 한 번. 호랑이 앞의 괭이새끼 마냥 악을 쓰면서도 꼬리를 말고는 두려움을 감추지는 못하는 것이 퍽 한심스러워 보일 지경이었으니, 제가 내딛는 걸음 하나 하나에 움찔이는 그 모습이 그러해 보였다. 홍월이 좀 더 가까이 다가섰다. 그제야 바로 보인다. 사납게 치켜뜬 눈꼬리에 감추어진 겁먹은 눈동자가, 되는대로 내뱉는 말 속에 숨겨진 두려움이, 한낱 마녀 따위는 우습다는 듯 비죽 솟은 입꼬리가 파르르-, 떨리는 것이, 겁먹은 듯 치맛자락을 꽉 부여잡은 손 까지.





"그것이 그리도 궁금하더냐?"





새하얀 손가락이 궁인의 턱을 집어든다. 손 끝에 묻은 끈적한 점액질의 계란물이 궁인의 턱 끝으로 옮겨갔다. 고작 손가락 하나로 궁인의 턱을 그러쥔 채, 제 손에 붙들린 궁인의 얼굴을 한참이나 내려다보는 것이었다. 홍월의 시야가 한참이나 높은 덕에, 그 깔보는 듯한 눈빛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궁인이 몸을 떨었다. 고작 손가락 하나였다. 길고, 곧게 뻗은, 고와보이는 하얀 손가락 하나. 당장에라도 부서트릴 수 있을 것만 같이 연약해 보이는 것이 분명한데도, 그럼에도 감히 고개를 빼내거나, 방금까지도 잘 나불대었던 입을 열 수가 없는 것이었다. 당장에라도 방자한 것이라며 마녀를 향해 호통을 내지를 수가 없는 것이었다. 붉은 눈동자가 궁인을 옥죄어온다. 시선이 마치 뱀 같기 그지없었다. 그 단단한 비늘로, 미끄덩한 몸으로 저를 옴싹달싹 못하게 꽈악 묶어두는 것이었다.





"그것이 그리도 궁금하다면..."


"...."


"네 동생과 똑같은 꼴을 당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성 싶구나?"





손가락 하나로 들어올렸던 턱을 한 손에 들어차게 고쳐 쥔 홍월이 말했다. 그제야 궁인은 무엇이 잘못되었음을 느끼고는, 그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려 안간힘을 쓰는 것이었다. 볼품없는 버둥거림이 계속됨에도 그 여리한 팔 한 짝을 내칠 수가 없었다. 겁을 잔뜩 집어먹은 그 눈동자를, 홍월이 붉은 눈동자로 마주했다. 만족스럽기 그지없는 웃음을 만면에 걸치고서는, 말하는 것 아닌가.





"네 동생과의 못다한 회포는, 저승길에서 함께 풀면 될 것이니 말이다."





미친듯이 버둥이는 궁인의 턱을 그러쥔 홍월이 반댓손을 펼쳤다. 순식간에 홍월의 주위로 붉디 붉은 기운들이 넘실거리니. 그 기운 한 줄에 스치기만 해도 정신을 훼까닥 잃어버릴 것 같은지라, 그들을 둘러싸고 있던 궁인을 포함한 사라들이 헙, 하며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붉은 기운이 넘실거렸다. 어느새 눈을 까뒤집다시피 하고는 저를 올려다보는 궁인을 내려다보는 홍월의 눈이 무심하기 그지없다. 홍월의 손 끝으로 그녀의 붉은 기운들이 모여, 핏빛의 구체가 만들어졌다.


홍월은, 그 아이를 죽이던 순간을 또렷이 기억했다. 벌레를 죽이는 것 만큼이나 무심하게, 또 무참하게. 그 어린 아이의 가슴께를 뚫고 들어가던, 제 붉디 붉은 기운. 언제 도망갈까, 기회만을 노리던 눈이 흰자를 까뒤집는 것도, 격하게 마지막 숨을 들이마시던 것도, 끝끝내 그 세치 혀를 입 밖으로 내뱉으며 추욱 늘어지던 모든 모습이 그 기억에 생생하니, 그 모습이 제 손에 쥐여진 궁인과 흡사해보이는지라, 홍월이 비소를 걸쳤다. 붉은 구가 제 존재감을 드러낸 채 궁인에게로 향했다.





"그만."





묵직한 목소리에 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리로 향했다. 홍월 또한 예외는 아니었으니, 궁인의 가슴께를 맴돌던 살기어린 붉은 구가 그대로 멈추었다.





"멈추거라."


"....."


Gravatar"더이상의 소란은 용서치 않을 테니,"




홍월이 제 입술께를 혀로 훑었다. 제게 붙들린 궁인은 이미 실신하여, 바닥에 실금을 한지 오래였다. 꺽, 꺼억, 하는 괴상한 신음성을 내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는 것이, 극도의 공포에 못이겨 혼절해버린 것이 분명했다. 홍월은 미련없이 궁인을 쥐고 있던 손을 놓았다. 길바닥에 볼품없이 내팽개쳐지는 궁인을 보면서도 아무런 감흥없는 눈을 고수했다. 그녀의 손바닥을 떠돌던 붉디 붉은 구체의 힘은 어느새 공중으로 흩어진지 오래였다.

저벅, 저벅, 하며 제게 다가오는 묵직한 걸음을 느꼈다. 홍월이 몸을 돌린 채,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폐하를 뵙습니다-, 하는 그 인사에도 윤기는 반응이 없었다. 그저, 제게 고개를 조아린 홍월을 내려다 볼 뿐.이윽고 윤기가 그 무거운 입을 뗀 것은 그로부터 시간이 꽤 지난 뒤였다.




"무슨 일이지?"




비린내를 풍기는 계란을 뒤집어 쓴 홍월의 머리칼을 윤기가 조심스레 쥐어들었다. 이미 그 내용물로 인해 죄 엉켜 굳어버린 것이 보기 좋을 턱이 없었으니, 그 깔끔하지 못한 것에 과감히도 손을 가져다대는 윤기의 행동에 석진이 차마 그 행동을 말리지는 못하고, 제 숨을 들이켰다. 내 무슨 일이냐 물었다-, 하는 윤기의 말에도 홍월은 답이 없었다. 윤기에게 흘긋 시선을 주는가 싶더니, 제 발치에 쓰러져 경련하듯 바닥을 뒹구는 궁인을 빤히 내려다볼 뿐, 그 물음에는 어떠한 대답도 내보이지 않는 홍월에 윤기가 살풋, 미간을 찌푸렸다. 햇빛을 받아 영롱하게 반짝이는 붉은 눈동자를 보았다. 길가의 돌멩이 보듯 하는 그 시선이 퍽 낯설게 느껴졌다.




"별일 아니었습니다."

"...그대는 별일 아닌 것에 사람을 이리 처참하게 만드는가 보군."




윤기의 시선이 바닥에 널부러진 궁인에게로 향했다. 못볼꼴을 보았다는 듯, 찌푸려진 미간과 그 눈빛에 눈치를 보던 궁인 몇몇이 쓰러진 이를 들쳐업고 그 자리를 서둘러 빠져나갔다. 홍월이 그 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가, 궁인이 쓰러져있던 바닥으로 시선을 내렸다. 바닥이 축축하니 젖어있넜다.




"...그냥,"

"....."

"정말 별 일 아니었을 뿐입니다."




싱긋 웃어보이는 홍월에 윤기가 미간을 좁혔다. 마녀는 마녀였다. 붉은 구, 그 살기어인 기운은 보도듣도 못하였으나, 그 기운을 망설임 없이 궁인의 가슴께로 가져다대는 것 까지, 윤기는 한 장면도 놓치지 않고 눈에 담았던 것이었다. 만일 그가 나서지 않았더라면, 멈추라는 말을 내뱉지 않았더라면, 마녀의 구는 궁인의 몸을 짓립어삼켰을 것이었다. 그들을 둘러싼 수많은 이들의 웅성거림이 그의 귀에 낱낱히 들려오는 것 같았다. 소란했다. 마녀가 보여준 잔악함의 파동이었다. 윤기는 머리가 지끈거려오는 것을 느꼈다.




Gravatar"더 이상 소란 피우지 말고, 화빈당으로 돌아가라."




하여 그 입에서 나온 것은 명백한 축객령이었으니, 홍월이 큰 눈을 깜빡였다. 황제는 약간 지친 듯한 모습이었다. 허나 그렇다고 마주해오는 홍월의 시선을 피하지는 않았다. 흔들림 없이 곧은 시선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태 살아오며 수많은 이들의 눈길을 받아본 홍월에게는 죄 읽히는 감정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 저를 마주하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 제게 대들던 태형의 두려움이다던가, 저를 향해 큰소리를 내어, 감추어 보려 했던 이 궁인의 공포 따위같은 것들, 그리고,

황제의 눈에 담긴 미약한 두려움까지도.




"무엇이 소란이란 말입니까."




여즉 윤기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홍월이 말했다. 그 꼴이 마치 저는 잘못이 없다는 듯 당당하기 그지없는지라, 황제는 기어이 눈살을 찌푸리고는 홍월에게 한 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




"황궁 한복판에서 살생하려 한 그대의 잘못을 모른다는 것 처럼 들리는구나."

"살생이라-,"




이것을 보고 말씀하시는 것인지요? 하며 홍월이 제 손을 펼쳤다. 핏빛으로 물든 것 같은 붉은 구. 언젠가 보았던 마녀의 기운이 한데 뭉친 것만 같은 모양새의 구를 내려다보며 윤기가 숨을 내쉬었다. 그래, 하는 그 대답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것이 얼마만큼의 해를 주던, 사람을 어디까지 다치게 하던, 궁 내에서는 그 힘을 내보이지 마라, 마녀."

"....."

"그대는 이곳에서 대역 죄인의 신분이다."

"....."

Gravatar"마녀, 네가 더 큰 제재를 받지 않는 것은 순전히 너와 내가 한 내기의 연장선, 그 뿐이니라."

"...."

"그대가 머무는 곳이 감옥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대는 그대가 죄인임을 잊지 않아야 해. 또한, 그대가 반불사의 존재라 하여 다른 이의 생명을 하찮게 여겨서는 안될 것이다."

"....."

"황궁의 이들을 해칠 생각은 하지도 말거라."




경고어린 말이자, 황제의 명이었다. 홍월의 손 위로 떠다니던 구체가 순식간에 바스라지듯 사라졌다. 제 손의 구체를 없애고는, 황제를 올려다보며 빙긋 웃어버리는 것 아닌가.




"뭣모르고 제 앞에서 까불어대는 괭이새끼에게, 범이 이를 한번 드러내 괭이를 혼절시켰다 하여, 그것을 살생으로 부르지는 않지요."




아니그렇습니까? 하고는 말갛게 웃는다. 보는 사람은 죄다 홀릴 듯 어여쁘기 그지없는 미소이나, 그 눈빛에만은 살기가 형형하다. 그럼, 먼저 실례하지요-, 하며 윤기를 지나쳐 간다. 일국의 화제를 지나쳐가는 무례를 범했음에도 그 누구도 그녀를 제지하지 못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으니, 윤기를 보좌하던 석진도 드물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웅성임은 더더욱 커지고,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나간다. 윤기는 그 소란함을 잠시간 느끼다가 걸음을 돌려 그곳을 빠져나가는 것이었다. 드물게, 그 얼굴에 픽-, 하며 바람빠지는 미소가 드러났다가, 빠르게 사라졌다.









홍월은 잠시간 숨을 골랐다. 보는 것과는 다르게, 붉은 빛의 구체- 제 힘을 한가득 모이게 하여 만드는 그 구를 만들어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윤기의 앞에서 잠시간 내보였던 것과는 달리 궁인의 가슴께를 향하던 구체에는 분명한 살의가 담겨져 있었다. 본디, 생명을 앗아가는 것에는 그만큼의 힘이 필요한 법이었다. 구 몇번 만들어 낸 것이 무리한 일의 축에는 끼지도 못했지만, 그럼에도 기운이 쭉-, 빠져나가는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홍월이 어느 궁의 담벼락에 무작정 기대어 앉았다. 피곤하기 짝이 없다.




"호국의 황제가 그리 만만한 이는 아닐 터인데,"

"...?"

"그 사납다는 민윤기 앞에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건 그대 뿐일 거야,"

Gravatar"...! 호석!"




홍월의 얼굴에 웃음이 만개했다. 퍽 익숙한 목소리에 무심코 돌아본 곳에 너무나도 반가운 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잘 지내셨소? 하며 물어오는 그 음성이 너무나도 다정한지라, 홍월은 행복해 마지않다는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오랜만입니다,"

"...."

"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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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이... 움짤 어떤건 움직이고 어떤건 안움직이고... 그러네요...? (이마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