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새 이도겸과 이석민은 꿈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꽤나 시간이 후른 뒤에야 다시 꿈에 나타났고
그게 바로 오늘이다.
'따르릉- 따르릉-'
어디선가 울려대는 전화 벨소리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응.... 시끄러워..'
"이제 일어났어요?"
"네..?"
아직 잘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뜨며 앞에서 들리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그 사람을 쳐다보았다.

"미안해요 벨소리 때문에 깼죠?"
"어.....도겸씨?"
"네~ 저예요~"
"언제 일어나려나 깨울까 고민했는데"
"너무 곤히 자고 있어서 못 깨웠어요"
"아... 근데 여기 어디예요?"
"저희 집인데 어제 기억 안 나요?"
"네? 집이요?"
"아니 왜 제가 도겸씨 집에.."
"여주씨 술 엄청 마시고서 저한테 전화했잖아요 ㅎㅎ"
'어... 술?'
현실에서 실제로 전날 친구들과 술을 진탕 마시고
정신이 오락가락 했었다. 하지만 집에 무사히 도착해서
내 침대에서 곤히 자고 있었는데..
도겸씨가 나올 때는 자꾸 현실과 연결이 되는 느낌이 든다.
"제가 어제 술을 마시긴 했는데 분명 집에..."
"많이 마시긴 했더라구요 자기 집 앞에 가서 집도 못
들어가고.."
"바보같이 웃으면서 데리러 오라고 하던데요?"
"제가...그렇게..."
"근데 저희가 번호를 교환했었나요?"
"왜 기억이 없지"
"여주씨 자꾸 왜 저랑 있었던 일, 이름 등등 다 깜빡해요.."
"저 진짜 서운해요..?"

자꾸 서운하다는 도겸씨의 말에 어떤 기억들이 생각이
날듯말듯 하다.
"기억 안 나면 억지로 기억 안 해도 돼요"
"미간에 주름 쫙 펴고 ㅎㅎ"
"배고프죠? 밥 먹으러 갈래요?"
나도 모르게 기억해내려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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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식당을 찾은 우리는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여기 되게 맛있어요, 여주씨"
"나중에 또 한 번 와봐요"
"네, 그럴게요"
"여기 자주 와요?"
"음.. 혼자 자주 왔어요"
"이젠 여주씨랑 와야겠다"
"저요?"
"뭐.. 그래요 같이 와요"
"약속했어요 ! 같이오기로 ㅎㅎ"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주문한 음식이 나왔고,
도겸씨는 자주 와봤다는 말에 맞게 나에게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맛있는지도 알려주고 본인의 것도 나눠주기도
했다.
"도겸씨 우리 말 편하게 할래요?"
"나이도 같은데 계속 존댓말을 하고 있어서"
"불편할까 하고.."
"그거 알아요? 우리 말도 놓았었는데"
"진짜 기억 못하는구나?"
"여주야."
'두근'
"어?"
"어...그랬구나"
"미안해요"
"아아 말 놓자면서ㅠㅠ"
"아 알겠..어!"
"도겸아.."
"그래 여주야 얼마나 좋아 편하고 !"
"몰라..."
"이거나 먹어봐"
괜시리 부끄러워져 내 그릇에 담겨진 볶음밥을 숟가락에
덜어서 도겸씨 입에 넣었다.

"풉.."
"아앙에 오애으애..?"
(나한테 왜 그래..?)
이 장면 뭔가 처음 만났던 때가 생각이 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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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오늘은 길어진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