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하시겠습니까?』

02























눈을 뜨니 언제나의 하얀 천장이였다.




왠지 여주는 머리가 아프다는 생각을......








"......?!"








부은 눈을 비비며 일어난 그녀는 침대 밑에 앉아 자신을 바라보는 한 남자에게 말을 잃었다.




처음은 그 남자의 외모였고 그 다음은 급히 생각난 살인범과 남자와의 일이었다.








"아! 저기 다친 곳은.. 괜찮아요..?"








여주가 급히 남자의 왼쪽 가슴에 손을 가져다대며 더듬거리자 그가 여주의 손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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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남자의 몸을 막 더듬으면 안 좋을텐데요. 그것도 침대에서."








그녀는 민망함에 얼굴을 붉히며 슬며시 손을 빼냈다.




그의 붙잡은 손과 목소리가 왠지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죄송해요."








"찔린 곳은 괜찮습니다만. 여주씨는.."










지잉_지잉_










침대 옆 탁자에 올려둔 휴대폰이 울리며 정국이라는 이름이 떴다.




그녀는 태형이가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받았다.




휴대폰으로 시간을 보니 어느덧 다음날 아침이 되어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온 전화에 놀랄 틈도 없이 목소리를 가다듬고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자 정말이지 그 답지 않게 다운된 목소리가 들렸다.








_여... 여보세요?








"어. 정국아."








_아침부터 미안... 내가 깨운거야?








"아니야.! 일어나 있었어.."








정국은 여주가 대학에 들어가서 처음 사귀게 된 친구였다.




친절하고 누구에게나 인기있는 남사친.




그런 그가 이렇게 이른 아침에 왜 전화를 했을까...




그와 동시에 전화를 받는 내내 앞에서 그녀를 뚫어져라 보고있는 남자가 신경 쓰였다.








"근데 무슨 일이야?"








_어? 아니 그냥.. 어제 저녁에 톡을 안보길래 무슨일있나 해서








어제 저녁이라면 살인범과 있던 시간이였다.




저 남자앞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이다.




그런데...




그녀가 눈앞의 남자에게 이름을 알려준 적이 있던가?




게다가 상처는? 집은 어떻게 들아왔지?




생각이 맑아지자 하나 둘 떠오르는 의문이 여주의 머리속에서 정리되질 않았다.




게다가 아까부터 느낀 것인데 이 남자의 모든 행동이 익숙하고




또, 익숙하지 않다.








"그...어제 일이 좀 있었거든."








_그랬구나. 걱정되서 전화해봤어.








그 순간 걱정이라는 말에 남자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착각인가? 우연이겠지.




그렇기 생각한 여주는 곧 전화를 끊었다.








"미안. 다음부턴 휴대폰 확인 좀 할게."








_아냐. 그보다... 오늘 점심 같이 먹을래?








"미안. 다음에 먹자...... 나중에 연락할래?"








_아침부터 진짜 미안ㅠㅠ 이따 봐.








"남자친구에요?"








전화를 끊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표정을 굳히고 물어오는 그에게 여주는 당황했다.




그의 목소리는 지금까지 들었던 것 중 가장 날카로웠다.








'화내는 건가? 왜 화내는 거지...'








"아뇨... 그보다..."








"그럼? 그냥 친구?"








"아..네. 근데..."








"원래 남자.사람.친구랑 아침부터 연락하는 편이에요?"








"그렇진 않은데...저기......"








"근데 오늘은 왜?"








여주는 계속 되는 질문세례에 정신을 못차리고 아까 가졌던 그에 대한 의문도 잊어 버렸다.








"어제 연락을 못 봐서 그런 것같...!"








갑자기 훅 다가온 그에 여주의 심장은 쿵쾅거렸다.




꽤나 흔치 않은 미남에다 어젠 자신을 구해준 은인, 거기에 자신을 위로까지 해준 남자였다.




어쩌면 당연히 그녀는 그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아.. 저.. 저기..."







"김태형."








"......?"








"김태형이라고요. 내 이름."








여주는 왠지 모르게 계속 심장이 간질거렸다.








"아...... 네... 송여주에요..."








"알아요."








"...?어떻게..."








"우편물 봉투에 적혀있길래."








휴대폰 옆에 우편물이 쌓여있었는데 아마 그것을 본 모양이였다.




여주가 웃으며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그떡였다.




고개를 끄덕일때마다 머릿카락이 흘러내려 그녀의 하얀 목덜미가 드러났다.




태형은 그 목덜미에 시선을 사로잡힌 채 입술을 꾹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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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데..."








"네..?"








다시금 웃는 그의 모습에 그녀는 매료될 것만 같았다.




역시 익숙했다. 웃는 모습, 이 느낌까지.




그 느낌에 빠져 그가 숨결이 느껴질만큼 가까이 다가온 것도 눈치 채지 못했다.




태형은 그대로 여주의 목덜미에 입술을 가져다대며 숨을 크게 들이켰다.








"역시 위험해."








너한테 내가.




그는 뒷말을 꾹 참으며 다시금 숨을 들이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