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비비며 일어나니 전 정국이 게임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 새끼는 나 자는데 안 깨우고 게임하고 있는 건가? 싶어서 조심스럽게 일어나 게임에 집중하고 있는 전 정국의 뒤통수를 세게 후려쳤다. 야 너 죽을래? 왜 안 깨워. 저의 뒤통수가 아픈지 뒤통수를 비비며 말하는 토끼에 아... 이내 사과를 할 수 밖에 없었다.

" 아 깨웠는데 네가 안 일어났잖아. 죽을래? "
" 그랬냐...? 야 진짜 미안하다... "
토끼의 억울하다는 말투와 표정. 그래 인정 내 입장이어도 억울했을 거다. 그런 토끼에게 매달려 미안하다고 찡얼거리고 나서야 토끼는 나를 용서해줬다. 하 새끼 많이 억울했나 보네. 그래서 밥은? 우리 토끼가 해주는 밥이 우선이라 생각해서 물어봤더니 토끼 새끼 당연하다는 듯이 식탁을 고갯짓으로 말해줬다. 나 혼자 먹으라고? 같이 먹어줘. 토끼는 내 말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내 앞에 마주 앉았다. 우리 토끼 내 부탁이면 다 들어줘. 예뻐죽겠네. 내 행동에 전 정국 행동이 어떠냐고? 똥 씹은 표정이다. 네가 뭔데. 라는 표정 이것 봐라?
" 또 맞고 싶다고 ? "

" 세상에 맞고 싶은 사람이 어딨어? "
" 너요. "
" 아니거든? "
억울하다는 듯이 대드는 전 정국. 아직 덜 맞았나 보다. 야 근데 나 자는 동안 너 뭐 했냐? 설마? 내 음흉한 눈빛에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아니라고 극구 부인한다. 그래그래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던데. 그럴 수 있지. 너도 남자잖아? 물론 나한테는 그저 그런 메이트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놀리는 재미가 있었다. 그렇다 난 전 정국 놀리는 재미로 산다 아니 근데 솔직히 반응 재밌지 않아?
" 토끼. "

" 야 아니다. 닥쳐 생각하지 마. "
" ㅋㅋㅋㅋㅋㅋ 내가 왜? "
제 말에 한 대 쥐어박고 싶다고 생각하는 듯한 전 정국. 넌 인마 내 손안에 있어 ㅋㅋㅋ 어딜 까불어. 마치 남동생을 하나 키우는 느낌이다. 그래도 전 정국 덕분에 학교생활도 하교 후 생활도 재밌었다. 그러다 전 정국이 마치 생각났다는 듯이 저를 보고 말한다. 아, 내 친구 중에 너 궁금하다는 애 있어. 엥 이건 무슨 참신한 소리냐. 난 여태까지 전 정국이 나 말고는 친구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완전 배신이었다. 네가 나 말고 친구가 있었냐는 듯이 전 정국을 바라봤더니
" 그 표정은 뭐냐? "
" 너.... 시발 배신이야. "
" 뭔 소리야 또. "
한숨을 쉬는 전 정국을 분노의 눈빛으로 바라봤더니 내 이마에 딱콩을 때리는 전 정국에 내 몸은 부들부들 떨었다. 아니 그렇다고 때릴 것까지는 없잖아? 여자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그랬는데. 물론 전 정국이 저를 여자로 보지는 않을 것이다. 이건 내가 장담한다. 절대 그럴리가 없다. 근데 이것보다는 난 지금 전 정국한테 나 말고 다른 친구가 있다는 게 매우 매우 억울했다. 아니 이게 이렇게까지 억울해할 일인가 싶겠지만. 그렇다 매우 억울한 일이었다. 왜냐면 난 전 정국 때문에 여태 연애도 그 흔한 썸도 이뤄보지 못했다고! 안 억울하겠어?
" 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
" 아니. 그니까 뭘 "
" 네가 왜 나 말고 다른 친구가 있는 거냐고! "
이제야 이해했다는 듯이 빙긋 웃는 전 정국은 그렇다 매우 매우 얄미웠다. 내가 너랑만 놀아주는 게 아니라서 아쉽냐는 듯한 표정. 아, 약 오른다. 놀아났다는 생각이 든 난 부들부들하며 전 정국을 째려봤다. 그래서 누군데. 그 친구가 내 말에 말해주기 싫다는 듯 그저 웃어만 보이는 전 정국. 아 진짜 한대 때릴까..? 하나님 저 이 새끼 죽이고 천국 가겠습니다. 천국이 안된다면 지옥도 좋습니다. 이 새끼만 죽이고 갈게요. 그렇게 인자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전 정국을 때리기 시작했다. 그냥 죽어버려.
" 아! 아! 아, 김여주! 아 그만 때리라고 미친년아 "
" 널 죽이고 천국 가는 게 내 임무야 "
" 아니, 아! 말할게. 말한다고! "
" 그렇게 나와야지. 얼른 얘기해봐 "
손을 가볍게 툭툭 털며 전 정국을 바라보며 말하자 전 정국이 기어가는 목소리로 얘기했다. 박지민. ???걔가 왜 날 보고싶어 해? 아 박지민이 누구냐면 우리 학교에서 전 정국이랑 쌍으로 유명한 사람인데. 전 정국은 토끼 같은 얼굴에 탄탄한 몸매 때문에 여자들의 호감을 산다면 박지민은 냉미남 온미남 두 얼굴을 가지고 있기도 했고, 워낙 우아하면서 부드러운 말투에 여자들의 심장을 훔친기에는 딱 알맞은 사람이었지. 근데 걔가 날 왜 궁금해하는데?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박지민이랑은 아무런 접점이 없다. 물론 둘이 친할 것이라고는 생각해보았지만, 그게 다였다. 나랑은 상관없는 사람.
" 걔가 날 왜 궁금해하고, 날 왜 보고 싶어 하는데? "

" 몰라. 그냥 보고 싶고, 궁금하다는데? "
" 그니까 왜요. 도대체 왜? "
모르겠다고 고개를 젓는 전 정국이 얄미웠다. 진짜 난 아무리 생각해도 박지민이 날 왜 보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단 말이지. 한숨을 푹 쉬며 머리를 터니 별일 아냐. 그냥 보고 싶대. 애써 저를 위로하려는 전 정국을 흘깃 째려봤다. 그럼 그렇다고 치자고 생각은 내일 하면 되지. 야 나 오늘 너희 집에서 잔다? 내 말에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전 정국과 함께 전 정국의 방으로 향했고, 전 정국은 컴퓨터 앞에 나는 침댜 위로 올랐다.
" 야 재밌으면 나도 알려줘. "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을 하다 재미가 없어져 핸드폰을 엎어놓고 전 정국의 허벅지 위로 앉아서 알려달라며 말했다. 그런 저에게 무겁다며 비키라고 말하는 전 정국을 째려보니 금세 입을 다물었다. 음 그래야지. 아 그렇게 하는 거 아니라고, 이렇게 하라고 아니 지가 설명 어렵게 해놓고 왜 나한테 난리야? 못 할 수도 있지? 전 정국의 짜증 가득한 말에 괜히 속상해졌다. 나 안해. 너 혼자 해.

" 야 삐졌냐? "
아니. 말로는 아니라고는 하지만 김여주는 단단히 삐진게 분명했다. 아니 삐졌다. 본능적으로 알아차린 전 정국은 그런 김여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안해. 제대로 알려줄게. 같이 하자. 금세 화 풀려서는 헤헤거리는데 진짜 개새끼 같네. 아 욕이 아니라 그 강아지 멍멍.
" 이거 맞지? "
" 어어 거기서 공격해. 이거 멀티 가능해야 한다. 잊지 마. 움직이면서 공격 "
아 진짜 어렵다. 거짓말 아니고 진짜 어려워. 멀티 안되는 나한테는 너무 어려웠다. 자세는 뭐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너네도. 이걸로 또 오해하면 너희 진짜 배신이야.
" 오! 오! 오!! 승리했어! "
방방 뛰면서 전 정국의 목을 끌어안았더니 전 정국이 등을 쓰다듬어준다. 어라? 얘가 원래 이렇게 다정했나? 그럴 리가 없는데... 이내 그런 생각은 뒤로하고 승리의 기쁨을 전 정국과 나눴다. 하 진짜 너무 행복하다. 야 다른 게임은 뭐 없어? 나 진짜 자신 있는데...
" 배틀그라운드 해볼래? "
" 콜! 진짜 재밌겠다. 야 우리 집 가서 나 게임용 노트북 가져올게. "
" 오냐. "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가지고 오라는 전 정국에 다급하게 전 정국의 겉옷을 걸치고는 저의 집으로 향했다. 바로 옆집. 참고로 전 정국이랑 나랑 고향 같은데 나랑 전 정국 둘 다 자취한다. 처음에 서울로 고등학교 간다고 했을 때, 자취한다 했을 때 저의 부모님은 완강했다. 혼자서는 절대 안된다고, 아니 어째서? 나도 이제 곧 성인이라고! 전 정국과 함께 사는 게 아니면 절대 안 된다고 거절하던 부모님은 전 정국의 설득에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했지. 어떻게 설득했냐고? 그건 나도 잘 몰라. 옆집에 사는 조건으로 허락한 건가? 그냥 추측만 하는 중이야.
게임용 노트북을 들고 전 정국 집으로 다시 향하니 나보다 먼저 배틀그라운드를 하는 전정국의 뒤에 앉아서 조용히 구경 중이었다. 배틀그라운드는 소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건 나도 아니까. 헐, 대박. 오늘은 치킨이닭! 문구가 떠오르자 전정국은 감탄하는 내 앞에 브이를 해 보였고, 나도 엄지를 올리며 칭찬해주었다. 전정국은 만능 캐랄까. 모든 잘한다. 노래도 춤도, 공부도, 게임도. 승리욕이 강해서 그런가 생각도 해보았지만, 나도 승리욕에서는 지지 않았다. 아니 전정국은 운동도 잘한다고! 남자로 절대 안보냐고? 당연한 거 아니야?
" 야야 옆에 집 어. 거기 "
소리를 열심히 듣고 저에게 설명해주는 전정국 덕분에 우리는 듀오로 연승 중이다. 와 대박. 이게 되네? 역시 게임은 전정국이랑 해야지.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전정국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잘했다는 뜻. 전정국은 인상을 찌푸렸지만 뭐 어쩌라고. 내 맘대로 할거야.
" 야 이제 자자. 내일 등교해야지 "
" 어어. 근데 너 여기서 자게? "
얘 왜 당연한 거 물어? 그럼 내가 어디서 자? 전정국은 이내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큰 집에서 혼자 자고 혼자 지낸다는 것은 무척이나 외로운 일이었기에 나는 자주 전정국의 집에서 하룻밤을 자곤 했다. 전정국 옆에서 마치 바디필로우가 된 기분을 느끼며. 좀 억울하네. 내가 왜 바디필로우야? 눕자마자 쓰러지듯 잠이 든 전정국의 이마에 꿀밤을 때렸다.
끄응 거며 인상을 찌푸리는 전정국을 보며 귀엽다고 생각했다면 내가 이상한 거겠지? 얘들아 정답을 알려줄래? 사실 전정국을 남자로 생각 안 한다? 그건 말도 안 된다. 키도 저보다 훨씬 크고, 힘도 저보다 세고, 은근한 따돌림을 당하는 저를 지켜주기도 하고, 전정국을 남자로 생각할 다양한 이유는 많았다. 물론 설레기도 했어. 이 감정이 어색하다는 생각이 더 많기 때문일까 저는 전정국을 그저 친구로만 대하고 있었다.
" 억지로...? "
제 감정을 숨기며 친구로만 지냈다고 포장하기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게 맞나. 내가 정말 전정국을 친구로 생각하고 있는 거냐 묻는다면 물론 맞지만, 더 깊은 관계가 되고 싶은 것도 맞았다. 하지만 전정국은 학교 내 인기쟁이. 나는 따돌림을 당하는 보통 학생1 어떻게 깊은 관계가 될 수 있는 거지.
김여주는 전정국을 향하는 감정에서 의문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이내 그 감정이 어떠함 싹을 틔율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김여주는 전정국의 말간 얼굴을 바라보며 다짐했다. 노력하자. 그리고 후회하지 말자. 그 두 문장을 머릿속에 새기먀 그렇게 김여주는 눈을 감았다.
" 내일은 잔뜩 예뻐해 줘야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