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 같이 보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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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 같이 보는 사이

W. 서리빛





어제 그런 다짐을 한 지 얼마나 됐다고 아침부터 내 다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전정국의 행동에 지금 매우 화가 나 있는 상태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일어나자마자 내가 거실로 내려왔는데 집이 고요한거야. 응 그래서 집을 다 뒤지고 부엌을 봤는데 토스트랑 쪽지 하나가 덜렁 놓여있더라고? 이게 무슨 뜻이냐면 전정국 이 새끼가 날 버리고 혼자서 학교에 갔다는 거야 ^^ 이제 이해되지 ㅋㅋ? 얘를 어쩌면 좋을까 생각 중인데···. 일단 토스트부터 먹으면서 생각해보려고!





퍽 -





이게 무슨 소리냐고? 아주 명쾌하고 맑은 이 소리는 교실에 도착하니까 자리에 누워서 꿀잠을 청하고 계신 전정국의 뒤통수를 시원하게 갈긴 결과물이라고나 할까? ㅎㅎ 근데 지금 맞은 곳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면서 상체를 일으키는 전정국이 좀 무서워서 도망을 가야 내가 살 것 같거든? ㅎㅎㅎㅎㅎㅎㅎ 얘들아 금방 다녀올게. 잠시만!!! 악 시발!!! 전정국!! 아!! 따라오지 말라고!!!





" 와 시발... 죽다 살아났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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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왜 때린 건데. 뭐가 불만인데 "





" 네가 나 버리고 혼자 등교했잖아 토끼 새끼야! "





" 겨우 그거 가지고 내 단잠을 방해했다? "





" ㅎㅎㅎㅎㅎㅎㅎㅎ 미안. 뭐 먹고 싶니 정국아? "





" 바나나 우유 사오셈 "





" 넵 행님! 다녀오겠습니다! "





사실 그렇게 아침부터 전정국과 추격전 싸움을 하고, 근육 토끼에 무서움에 쫄아버린 내 모습이야 ㅎㅎㅎㅎ 제발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 정말;; 전정국은 제 등치는 생각 못 하고 지금 작고 아담한 나를 상대로 무슨 짓을 하는 건지 원. 남자친구로서는 꽝이라니까 정말. 내가 어쩌다 전정국한테 그런 마음이 생겼는지는 모르겠는데 이거 100% 전정국한테 걸리면 평생 놀림거리가 될 거라고;;; 너희들 비밀이다? 알겠지?





수업 종이 쳤길래 전정국 뒷자리인 내 자리에 앉아서 수업을 듣고 있는데 진짜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는 거 있지? 일진이냐고? 나 진짜 그런 거 절대 아니야!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단지 내 머리가 아주 많이 나쁠 뿐이라고! 절대 내가 막 노는 애들 무리라던가 그런게 아니야. 너희들한테 보이는 내 모습을 봐도 알 수 있잖아? 아니 근데 왜 벌써 수업이 끝났다는 거지? 이제 막 집중하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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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박지민 지금 온다는데? "





" 엥? 아니 근데 걘 나 왜 보고싶다냐. "





" 모르지, 같이 야동 봐서 그런가? "





" 헐. 진짜 그건가? 그럼 나 좀 쪽팔리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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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ㅋㅋㅋ 김여주 공식 야동 집착녀 등극 "





" 닥쳐라. 죽고 싶지 않으면 "





그렇게 박지민을 기다리고 있는데 뒷문을 열고 들어오는 박지민? 와 쟤 소문으로만 듣고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네; 아니 얘들아 이건···. 내가 사실 사람들한테 관심이 없어서 그런 거야! 쟤 진짜 유명하거든? 근데 왜 유명한지 알 것 같아. 진짜 엄청 냉미남이니. 지금 주변 공기가 달라진 느낌이야. 무서운데? 나 찍혔나? 아닌데? 난 전정국하고만 놀아서 누구한테 찍힐 사람이 아니란 말이야. 근데 얘 지금 나한테 다가오고 있는 거 맞지? 뭐지?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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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ㅁ, 무슨 일이니, 친구야···? "





" 네가 김여주? "





" 어 그런데···? "





" 나랑도 친구 하자 "





엥? 얘 지금 뭐래? 내가 왜 박지민이랑 친구를 해야 하지? ㅅ, 싫ㅇ···. 이런, 얘 표정이 싫다고 하면 죽일 기세잖아···. 살려줘 얘들아. 내가 무슨 대답을 해야 하는 거야? 여기서 좋다고 하기엔 내 자존심이 허락이 안 되는데? 신이시여.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옵나이까···. 주변 시선도 부담스럽다고!!! 가뜩이나 전정국이랑 친하게 지내서 여자애들한테 얼마나 꼽먹고 다니는데···! 박지민이랑도 붙어 다니면 더 많은 질투의 시선을 견뎌야 하잖아! 지금도 벅차단 말이야!





" 내가···. 왜 너랑 친구를 해야 하지···? "





" 내가 하고 싶으니까 "





" 그, 그렇구나? "





" 응, 대답 "





" 싫다고 하면 나 죽일 거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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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이지는 않겠지만, 여자애들 뒷담 감당할 수 있어? "





" 아니···? "





" 그럼, 나랑 친구 하자 "





" 정녕 네가 나랑 친구가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려무나··. "





결국 내가 졌다. 사실 박지민 말을 거절하면 분명 여자애들이 째려보면서 지 주제에 지민이를 거절해? 라는 눈빛을 막 쏘아대고, 수군거릴 것 같단 말이지. 난 그렇게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나에겐 최선의 선택이었는데, 지금 좀 후회가 되러고 해. 그냥 거절할 걸 그랬나? 너희들 생각은 어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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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야. 오늘 같이 어디 좀 가자 "





" ? 어디 "





" 그냥 가자면 가는 거지 뭔 말이 많아 "





" ??? 나에게도 일정이 있단다 정국아? "





" 미뤄. 내가 가자는 곳이나 가 "





" 시벌···? 제가 왜요;;; "





사실 전정국이 어디 좀 같이 가자는 말에 나 좀 설렜어. 둘만의 데이트인가? 하고, 근데 그럴 일 없겠지? 전정국은 날 친구 그 이상으로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단 말이야. 어떻게 해야 할까? 나에게 팁 좀 알려줘 ㅠㅠㅠ 뭐? 예쁘게 꾸미고 만나라고? 그러면 효과가 있을까? 괜히 장소에 안 맞는 옷 입었다가 망신당하면 어떡해? 나 너무 걱정돼 ㅠㅠㅠ





" 어디 가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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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엄마 생신임 "





" ?? 헐. 이모 생신이셔? "





" ㅇㅇ. 내가 말 안 했나? "





" 안 했거든?! "





" 야 수업 당장 째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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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가도 돼? "





?? 박지민은 왜 꼽사리임? 근데 내가 안 된다고 하는 것도 좀 뭐하니까 그래! 너도 같이 가. 같이 가서 내가 고른 선물 괜찮은지 평가 좀!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박지민, 근데 얘 뭔가 애 같다. 좀 귀여운데? 아니 뭐래 김여주! 정신 차려! 너한테는 정국이가 있다고! 너 전정국 안 꼬실거냐고! 이모 선물도 고르는 김에 데이트도 좀 하고 어? 박지민이 있어서 좀 그렇겠지만 암튼! 절호의 찬스라고 김여주! 





" 야 그럼 일단 수업 빠지고, 집에 가서 각자 옷 갈아입고 시내에서 만나는 건 어때? "





" 콜 " 정국





" 나도 좋아 " 지민





" 담 넘자. 그게 제일 빠를 듯 "





" 야야, 나한테는 담 높단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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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민이 먼저 넘고, 내가 너 받쳐서 넘게 해줄게. 그럼 박지민이 내려오는 거 받아주셈 ㅇ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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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ㅇㅋ "





졸지에 남자 둘 사이에 홍일점 됐네. 박지민이 날 받아준다고? 전정국은 근육이 있어서 믿음직한데 박지민이 나 받아주다가 골로 갈까 봐 걱정되는데···. 그래도 남자니까 괜찮겠지? 나 정도면 받을 수 있을 거야. 그치? 나도 못 받아주면 남자가 아니지 암.





" 가자가자! 근데 선물 어디서 사게? "





" 백화점 갈거임 " 정국





" 헐. 명품? 그럼 있어 보이게 좀 꾸며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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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냐 괜히 후줄근하게 입고 왔다가 쫓겨나지 말고 "





" 야 만약 쫓겨나면 나 거기 신고 할거임. 손님 가려 받는다고 "





" ㅋㅋㅋㅋㅋㅋㅋ 네가 명품관에 어울리기나 하냐. 직원이 그래도 인정임 "





전정국 말에 박지민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데 이것들 봐라? 내가 제대로 꾸민 거 본 적도 없으면서?? 나 진짜 힘준다? 기대해라? 지금 너희가 웃는 거 쏙 들어가게 해준다;; 약 오르네 진짜. 예쁘게 꾸며서 너희 입 떡 벌어지게 만든다 내가 꼭. 아니 근데 담장이 원래 이렇게 높았나? 평소엔 그냥 좀 높다고 생각했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더 높네;; 이거 넘을 수 있을까?





" 야 근데 이거 존나 높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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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땅딸막하잖아. 그럴 만도 "





" 시비 걸지 마라! 박지민! 빨리 넘어! 괜히 잘못 뛰어서 다치지 말고! "





아까부터 박지민이 우리 사이에 잘 못 끼는 것 같아서 나도 편하게 대해보려고 노력 중인데 박지민이 불편해하지는 않겠지? 근데 쟤 뭐야? 뭐가 저렇게 날쌰? 그냥 손쉽게 넘어버리네···?





" 헐;; 쟤 뭐냐? 존나 쉽게 넘는데? "





" 박지민 무용해서 몸 존나 유연함 "





" 아. 소문으로 들은 것도 같다. 암튼! 나 빨리 올려줘 정꾸 "





" 어어. 나 잡아봐 "





전정국의 말에 목에 손을 둘렀는데 이거 맞아···? 근데 얜 무슨 몸에 근육이 점점 많아지냐···. 밖에서 사복으로 보면 성인이라고 해도 믿겠네. 암튼 그렇게 전정국이 올려줘서 담장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니 박지민이 제 쪽으로 뛰라는 듯이 팔을 벌리고 서 있었다. 미친. 쟤 뭐야? 폭스야? 별것도 아닌데 괜히 설레네;;; 정신을 다 잡고 박지민 쪽으로 뛰어내리니 생각보다 부드럽고 단단하게 받아주더라;; 근데 얘도 잔근육 미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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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땡큐 박지민 "





이내 내가 내려오자 전정국도 훌쩍 담을 넘어서 우리는 시내에 있는 버스정류장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박지민은 우리랑 반대 방향이라 전정국과 나는 함께 집으로 향했다.





" 간지나게 입고 만나자 정꾸 "





" 오냐 "





집에 들어오자마자 뭘 입을까 고민하다가 여성스럽게 입자라는 생각에 트위드 투피스를 꺼내서 입어보았다. 생각보다 괜찮길래 화장대에 앉아서 머리에 고데기로 웨이브도 넣어주고 반묶음을 한 다음 화장도 예쁘게 하고 신발장에서 어울릴만한 구두를 꺼내 신고는 거울 앞에 서 보았다. 음! 오랜만에 꾸미니까 나도 예쁜데? 얘네들 나한테 반하면 어떡하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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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박짐 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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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했냐? "





" ㅋㅋㅋㅋ 뭐래~ 전정국 왜 아직도 안 옴? 아 ㅋㅋㅋㅋ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





근데 박지민도 남자답게 입었는데 전정국은 진짜 대박이다. 이게 콩깍지인 건가? 그냥 남들 다 입는 라이더 재킷을 입은 것 뿐인데 미모 무슨 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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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침 떨어지겠다. "





" 헙 "





전정국의 말에 괜히 손등으로 입가를 쓱 닦아보았다. 박지민이랑 전정국이 왜 학교에서 유명한지 이제 이해가 가기 시작한 나였다. 얘네랑 같이 다니면 내가 좀 꿀리겠는데? 하 다시 집으로 가야 하나? 아니야. 이왕 꾸몄는데 이모 생신 선물도 골라줘야 하고! 자신감을 가지자 김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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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어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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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은 것 같은데 "





어머? 얘 뭐야? 무표정일 땐 냉미남이더니 웃으니까 찹쌀떡이네? 뭔 이런 생명체가;; 하여간 이놈의 주접은 잘생긴 사람만 보면 지랄 발광이지;; 정신을 되잡고 전정국을 보니 전정국도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을 것 같다고 한다 그럼 이거 결정! 땅땅땅! 이제 놀러 가자!





" 어디 갈거? "





" 밥 먹으러 가실? "





그래서 밥 먹으러 왔는데···. 응? 여기 레스토랑인데요? 이렇게 비싼 곳을;; 지금 전정국 클라쓰에 감탄 중입니다. 이게 머선129;;





" 야 여기 괜찮겠어? 잘못 들어온 거 아니지? "





" 엉. 지민아, 너도 먹고 싶은 거 시켜 "





" 아니 이모 생신 선물에 300 썼으면서 이런 레스토랑에서 밥을 사준다고? "





내 말에 시끄럽다며 A 세트로 통일을 했다고 한다;; 아 A 세트가 뭐냐고? 스테이크;;; 얘 오늘 무슨 날인가? 나 이제 좀 얘가 무서워지려고 해;;; 박지민은 익숙하다는 듯한 저 표정은 뭐지? 나만 어색해? 나만 당황스러워? 아니;; 얘가 용돈을 많이 받는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안하던 짓을 하니까 괜히 무섭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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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같이 엄마 선물 골라준 거 고마워서 쏘는거야 "





" 어···. 그렇구나···. 맛있게 먹을게 "





어느새 저의 눈앞에 보이는 스테이크에 잘라야지 생각하고 있는데 전정국이 내 그릇을 뺏어가는 거 있지? 그러고는 내 스테이크를 지금 지가 잘라주고 있는데 나 좀 안 믿겨;;; 평소 전정국 같았으면 내가 자르는 거 보다가 답답하다는 듯이 뺏어가서 잘라야 정상인데 지금은 그냥 말도 없이 가져가서 잘라가지고는 다시 내 앞에다가 가져다주잖아;; 겉모습만 전정국인 다른 사람인 거 아닐까? 박지민도 있는데 쟤가 나한테 이러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나 좀 부담스러워지려고 해···.





" 고마워···. "





" 전정국 왜 안 하던 짓 해. 김여주 지금 당황한 것 같은데 "





" 어 지민아, 정답이야. 나 지금 매우 당황했어! 이거 뭐냐 정국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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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이제부터 시작한다는 표시? "





? 아니 저기 님아. 주어는 빼놓고 시작한다는 표시라뇨. 뭘 시작한다는 건데요; 님이 이러시면 제가 매우 당황스럽거든요? 물론 싫냐고 물으면 오히려 좋지만;; 나도 뭔가 마음의 준비라는 게 필요한 사람인데 갑자기 이러심 저 심장병으로 병원 가여 행님···.





" 아 맞다 여주야 "





" 어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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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랑 데이트해 줘 "





? 얜 또 뭐죠? 박지민이 지금 나한테 데이트를 해달라니요? 너 나랑 친구 하고 싶다며;; 그렇게 말한 지 몇 시간이나 지났다고 데이트는 무슨 데이트야! 나한텐 전정국밖에 없단 말이야 ㅠㅠㅠ 아 얘들아 제발 살려줘 나 이 사이에서 어떡하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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