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끊고 난 뒤 그대로 벽에 기댔다. 난 왜 이렇게 나쁜 여자가 되는걸까... 일방적으로 상처주긴 싫은 마음에 머리가 복잡해져 고개를 숙였다. 그 순간 핸드폰이 울렸다. 알람이 울린 건 동열이와의 채팅방이 아니였다.
(이별 통보 이번주 안으로 했지??)
(기한으로부터 벌써 2주나 지났잖아)
(더는 못 기다리니 일주일 후에 만나기로 했어)
(그때까지 예쁘게 잘 지내렴)
더욱 복잡해진 머리에 핸드폰을 조용히 내려두는 사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누나..."
"누나 얼굴보고 얘기하자"
"이유라도 알려줘"
"박여주"
"왜 그러는건데 대체"
동열이였다. 아까전보다 나아졌지만 목은 아직 잠긴 듯했다. 널 일방적으로 차낸 나를 왜 넌 포기를 못하는 건지. 더이상 동열이에게 여지를 남기기 싫어 최악의 말을 하고 말았다.
"나 질린것같아. 다른 남자가 생겼어"
"...."
"이제 그만 가. 너도 다른 여자 찾아"
"....싫어"
"그만 우리 잊고 살자고"
"난 누나 포기 못해"
예상외의 반응에 마음이 흔들렸지만 더 큰 충격을 받을 동열이를 생각해 더 이상의 말을 꺼내기가 힘들어졌다. 그리고 난 밖에서 어떤 소리가 나던지 입을 열거나 귀를 막고듣지 않았지만 가장 또렷하게 들렸던 소리는 단 하나였다.
"누나한테 다른 남자 있더라도 마지막 한번이라도 나 봐줘, 너한텐 내가 어떤 존재였는지라도 상관없다고"
너란 사람은 자신도 힘들면서 왜 이렇게 자신을 힘들게 만든 사람을 사랑하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