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내게 다시

3화

오후 7시 13분_

동열이의 희미한 마지막 말을 끝으로 아무것도 하지않고 잠들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땐 이미 저녁이 된 오늘이였다. 내가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인데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픈지....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받기 싫었지만 벨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였는지를 보고서야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목소리가 왜 그렇게 힘이 없어"
"니가 알빠냐...?"
"됐고 니 집 앞이야. 나와"
"안나온다면?"
"안 나오면 오늘 고기도 없는거고"
"...15분만 기다려"

오후 7시 30분_

"15분보다 2분 늦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ㅋ?"

집 앞에 서있는 사람은 내 중 • 고등학교 동창이자 수능 옆자리 유채빈. 같이 수업 째고 몰래 체육관 가서 공기놀이하다가 저 자식이 공기 놓쳐서 체육쌤한테 걸린 일화는 아직까지 학교의 전설로 남아있다. 그런 추억들이 만든 진짜 친한 친구이다.

"오빠가 마음이 넓어서 이해할테니 가자"
"오빠? 웃기고 자빠졌네."

힘들 때나 슬플 때 서로의 고민을 들어준 친구라서 남매같은 사이이기도 하다. 

- 집 근처 고깃집 -

"야 오늘따라 왤케 표정이 우울하냐?"
"아 아무것도 아니야"
"너 거짓말 칠때 머리카락 꼬잖아"

나를 너무 잘 아는 얘한테는 뭐 숨길 수 있는것도 없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설명했다.

"...진짜? 그래서 동열이랑 헤어진거야??"
"조용히 좀 해!!"
"그런 이유로?? 동열이가 못해준 게 뭐야?? 진짜 잘 해줬잖아!"
"...."
"야 일단 먹어. 먹어야 속이 풀리지"

먹으면서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 밤이 깊어 집으로 가려고 할 때였다.

오후 9시 48분_

"야 안 데려다 줘도 돼??"
"오늘은 나 혼자감 걱정 마셈"
"ㅇㅋ 나 간다"

하며 돌아서는 채빈의 뒷모습을 보다가 나도 발걸음을 돌려 걸어가고 있었다. 몇 분을 걸었을까, 달빛이 은은하게 비치고 가로등 불빛이 밝은 길을 혼자 멍하니 걷고 있을때, 누군가 내 손목을 끌어당겼다.

"ㅇ...!!!"

나는 그대로 소리지를 틈도 없이 그 사람의 손목이 이끄는 대로 끌려갔고 주변이 어두운 곳에 멈춰서서 나를 벽으로 몰아세웠다. 아직 손목은 놓지 않은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