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회상 -
"누나 이제 집 가야돼?"
시내를 걷다가 아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동열이의 얼굴에는 나를 보내기 싫은 눈빛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애써 동열이를 밀어내는게 쉽지만은 않은걸 알지만 이제 헤어질 시간인 것 같다.
"응 이제 슬슬 들어가야지.. 춥다"
"그럼 누나..."
동열이는 살며시 나를 안은채로 내 주머니에 손을 넣고선 내 손을 꽉 잡았다. 그리고 기댄 동열이의 품속에선 라벤더 향이 났다. 내가 가장 좋아한다고 했던 향...
한 손으론 내 손을 잡고 다른 손을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동열이는 고개를 숙여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하고 귓가에 속삭였다.
"이대로 쭉 같이 있어줘."
- 다시 현재 -
애써 그 손을 뿌리치고 그 품에서 떨쳐나온 나는 그 사람의 얼굴을 보았다. 눈이 빨갛게 충혈된 동열의 눈동자가 날 응시하고 있었다.
"새로 생겼다는 남자가 그 형이야?"
"...아냐"
동열이의 목소리는 그때 문밖에서 들렸던 목이 아픈, 그런 소리가 아니였다. 차가운 한기만이 그 목소리에 그대로 전해졌다.
"그럼?? 누군데 그 새끼"
"...."
"거짓말이지 다른 남자 생겼다는거"
사실 남자 생겼다는 뻔한 거짓말은 동열이에게 통하지 않는다. 눈치가 빠른 그 남자 앞에서 난 어떤 거짓말도 칠 수 없었고 지금도 그렇다. 그리고 어떻게든 난 지금 이 상황을 최대한 빠르게 벗어나야만 했다.
"날 버려두고 누구를 만나게"
"버린거 아냐.. 잠ㅅ"
"그럼 다시 안겨 나한테"
다시 안기라는 말에 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고개를 푹 숙이고 몸을 돌려 다른 곳으로 피할 뿐, 하지만 그마저도 동열이는 뒤로 돌아서는 날 꽉 잡고 안아서 놓지 않았다.
"... 제발 놔줘"
"그럼 너 없는 난 어떡하라고"
그리고는 내 귓가에 입술을 대고 살며시 속삭였다.
"이대로 쭉 같이 있어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