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다시 시작되는 난도질.
그런 내게 다가와 나를 말려준 너는 나에게 이유를
만들어주었다. 내가 살아갈 이유를..
내가 사라지기 직전에 만난 너는 내겐 행운이었다.
오늘도 여전히 지쳐서 축 늘어지는 몸을 이끌고,
힘겹게 학교에 도착했다.
그런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다름아닌 폭행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그들에게 밉보인게 뭔지도
모르겠다.
내가 뭘 잘못한거면 사과라도 하지, 근데 내가 잘못한게 없어서 지금은 그냥 얻어맞고 있다.
" 대체 내가 잘못한게 뭔데.. "
" 뭐라고? 안들려 새꺄, 크게 말해. "
" 대체 내가 잘못한게 뭐냐고..! "
" 그러게? 니가 뭘 했길래 우리가 이러고 있냐? "
재효가 저도 모른다는 듯이 웃음기를 머금고는 다른
아이들과 눈을 마주하며 말했다.
" 허.. 어이없다.. "
" 너 방금 뭐라고 지껄였냐 씨발아? 어? 뭐라 했냐고. "
" 어이없다고, 존나 어이없다고. 시발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니들한테 처맞고나 있고. "
처음듣는 지호의 욕에 아이들 모두가 당황해 서로를 보며
어버버거렸다.
" 씨발 이새끼가!? "
재효가 큰 소리로 욕을 하자, 지호는 재효를 쳐다보았다.
" 야. 너 지금까지 니가 존나 쎈 줄 알고 있었지. "
지호의 말에 화가 날대로 난 재효는 지호를 노려보았고,
지호는 그에 꿈쩍도 하지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 지랄. 니새끼가 나보다 쎄다는 생각 집어치워라. "
" ㅁ,뭐?! 이 시발놈이!!! "
휘익-
재효가 지호를 향해 힘껏 주먹을 날렸지만,
지호가 가볍게 피해버린 덕에 재효는 앞으로 넘어졌다.
" 어이쿠, 조심하셔야지- "
" 혼자 넘어졌는데, 안 쪽팔리냐? "
지호가 비웃듯이 재효를 향해 말을 하자,
재효가 일어나 다시 한번 지호에게 달려들었다.
" 이.. 이런 개새끼가!!!!! "
재효가 덤벼들자 지호는 자세를 고쳐잡고는 재효의
배를 조준하고 힘을 실어 주먹을 날렸다.
퍼억-
지호가 날린 주먹은 재효의 배에 정확하게 맞았고,
그덕에 재효는 지호와 그 주변 아이들의 앞에서
우스꽝스럽게 뒤로 고꾸라졌다.
지호의 시선은 재효를 향해 있었고,
아이들은 지호를 힐끔거리며 수군댔다.
그러다 교실이 점차 조용해져 갈때, 지호가 입을 열었다.
" 야. 너네 주동자가 누구냐? "
싸늘한 지호의 목소리에 주변은 얼어붙었고,
그 누구도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그러지 못했다.
" 하아.. 주동자가 누구냐고 묻잖아.. "
" 아무말도 안할테니 누군지만 말해. "
" 누구든 주동자가 누군지 알면 말하라고!!!!! "
버럭 소리를 지르는 지호에 놀라 아이들이 쭈뼛대자
지호는 됐다며 고개를 저었다.
" 있잖아, 내가 전학 온 이유. 아무도 모르지? "
지호가 아이들을 바라보며 질문 아닌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아이들 중 몇몇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때문이야. 라며 손으로 바닥을 가리키는 지호의
행동에 다들 이해가 안간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 이런 상황때문에 다닌 전학만 이번이 5번째야. "
" 바로 너희들이 날 얕잡아 보고 제멋대로 판단해,
내가 주먹을 휘두르게 되는 상황때문에. "
지호는 저 눈빛들이 싫었다.
마치 제게 진실을 요구하는듯한, 조사를 하는듯한
마주치고 싶지 않은 눈빛들.
근데 지금, 그 눈빛들이 사방에서 쏟아졌다.
난 숨긴적이 없는데, 왜 숨긴거야? 라는 눈빛, 일부러
저러는거야? 같은 눈빛. 너무 많이 봤기에 면역이 생길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그것도 사라진지 오래다.
' 지겹고, 기분 나빠.. '
너무 오랫동안 마주한 것 같다.
헛구역질이 나올 것만 같아서,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었다.
그래서 더 빨리 정리를 했다.
" 너희들, 나 안 건드렸으면 좋겠다. "
" 어..? "
지호의 말에 단체로 다시 또 머리가 멈췄다.
" 다시 전학 가는것도, 이런 상황도 귀찮거든. "
지호는 아이들에게 다정해 보이면서도 소름끼치는
미소를 보였고, 여전히 바닥에 자리 잡고있는 재효에게
손을 내밀어 보였다.
" 일어나라. 친건 미안하지만, 니가 먼저 한거다. "
" ㅇ, 어? 어.. "
여전히 어벙한 상태로 지호를 바라보다 눈 앞에 내밀어진
지호의 손을 잡고, 바닥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재효와 닿은 손을 제 쪽으로 끌어당겨 재효의
귀에 대고는 나즈막히 속삭였다.
" 다음에 다시 하면 죽을 줄 알아. "
" 그리고,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
살벌하면서도 해맑게 저의 귀에다 대고 속삭이며 웃는
지호에 재효는 소름이 끼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아이들은 이미 다들 자기 자리로 돌아갔고,
여기에는 지호와 저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기에 저말고는
들은 사람이 없다는 것이 더욱 살벌하게 느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