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아아앙-
조용한 적막 속 차량 견적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그리곤 어떤 여성과 트럭이 부딪힐 뿐이었고,
주변 사람들은 트럭과 쓰러진 여성을 둘러싸며
휴대폰을 집어들며 탄식을 내뱉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의 남자친구인 태형만이
사람들이 많고 시끄러운 비명소리가 아닌,
홀로 백색소음 속에 있었다.
그리고 태형 혼자만, 눈앞이 흐려질 뿐이었다.
설이를 보낸 지 3개월, 태형은 여자친구를 가슴속
깊이 묻어두고, 힘들 때마다 같이 찍었던
사진을 보며 추억을 떠올리곤 했다.
아직도 믿지 못한다.
전화만 하면 네가 밝은 목소리로 받을 것 같고,
만나면 총총 뛰어와 안길 것 같았다.
“ 보고 싶다 “

늘 잊었다고, 그저 추억뿐이라고
되새김질하고, 생각해 봐도 잊히지 않아서
바탕화면에 있는 여자친구 사진을 보며 걷다가
어떤 여성과 부딪혔다.
“ 아, 죄송합니다…! “
“ 괜찮습니다. “

빠르게, 흔적도 없이 바람처럼 사라졌다.
마치 환상처럼, 실루엣조차 보이지 않았다.
잠시 스쳐갔지만 헤어스타일, 패션 스타일마저
비슷했다. 그날의 설이처럼.
다른 사람이었지만, 그녀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는
설명하고 있었다. 꼭 다시 만나야 하는 사람이라고.
누굴까… 하며 태형은 자신의 목적지인 카페로 향했다.
며칠 전부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기 때문에.
물론 그녀를 생각하며 하루를 보내는 태형을
태형이 이겨내야만 했기에,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맺을 겸… 몸을 움직였다. 가끔 카드와 함께
번호도 받는 태형이지만, 가차 없이 구겨버린다.
영업용 미소를 띠며, 커피만 전달해 주는 태형이다.
늘 설이가 날 지켜보고 있다고 믿기에.
쓰레기를 버리고 있는데, 한 지갑이 눈에 띄었다.
검은색 반지갑이었는데, 열어보니 어떤 여성의
증명사진이 들어있었다.

분명 그 여자였다. 환상 같았던, 바람 같았던.
그리고 옆에 한 쪽지가 끼워져 있었다.
' 지갑 주우시면 010-2345-6789로 연락 주세요'
일단 지갑을 들고 카페로 들어왔다.
일을 하던 중이었으니까, 카페 일이 끝나고
쓰인 번호로 전화를 했다. 신호음이 세 번 갔을까,
어떤 여성의 음성이 들려왔다.
“ 여보세요? “
“ 저 지갑 주웠는데… “
“ 지갑…? 아, 떨어졌나 보네… “
“ 혹시 어디세요? 제가 찾으러 갈게요 “
“ 저 XX 카페인데… “
“ 마감시간이 다 돼서 제가 갈게요 “
“ 그럼… XX 공원에서 만날까요? “
“ 네 지금 갈게요~ “
“ 어… 지갑 주우신 분 맞으세요? “

“ 네 맞아요. 지갑 여기… “
“ 감사해요, 사례해드릴게요 잠시만요 “
“ 사례 말고… 내일 점심 어때요? “
“ 네? “
“ 저 혼밥 질려요, 밥 사주세요 “
“ … 그래요 그럼. “
“ 좋아요 “
“ 머리 묶으니까 못 알아볼 뻔했어요 “
“ 네? 저 보신 적 있으세요? “
“ 아까 부딪힌 거? “
“ 아… 뭐가 더 나은데요? “
“ 둘 다 괜찮아요 “
“ 그런가… 고마워요 “
“ 내일 열두 시에 만날까요? “
“ 네 연락할게요 “

태형은 집에 들어가서 아까 본 연락처로 연락을 보내고
침대에 걸 터 앉았다. 아… 뭐 하는 분일까…
왜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는지,
왜 설이와 비슷해 보이는지…
“ 모르겠다… “

띠링-

“ 이렇게 갑자기 연락을 잡네 진짜… “
“ 설이랑도 이렇게 만났었지… “
“ 보고 싶다 “
오늘도 나는, 흑백이었다.
온 세상이 까맣게 보였다.
오늘도, 액자에 끼워진
너의 웃는 모습을 보며
너를 그리워하며
잠을 청한다.
오늘도 나는 한없이 캄캄하고 어두웠다.
검은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