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5년 후

Ep.1 5년 전, 5년 후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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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4]

“축구 보러 안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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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14]

“재미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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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4]

“흠...그럼 넌 이제 뭐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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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14]

“하...그냥 앉아있을거니깐 시끄럽게 굴지 말고 저리 가”

여주는 옆에 벽에 머리를 기대고는 수빈이에게 가라는 식으로 고개를 까딱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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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4]

“알았어..귀찮게 안할게”

수빈이는 여주쪽으로 쭈그려 앉아있던 무릎을 피고는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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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4]

“어, 잠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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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14]

“왜, 뭐 빨리 말하고 가라”

여주는 귀찮다는 듯이 인상을 조금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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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4]

“너가 머리댄 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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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14]

“야 장난하냐 말 끊지 말고 빨리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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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4]

“대왕 벌레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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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14]

“뭐...?”

여주는 살짝 벽에서 머리를 땠다

그때 여주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머리 위에 벌레가 앉았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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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4]

“헐...”

왜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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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4]

“너..머리 위에... 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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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14]

“야..야... 떼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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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4]

“어..?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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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14]

“벌레 떼어내라고!!”

여주는 거의 울상을 짓고는 수빈이를 보고 고함쳤다

이에 수빈이는 벌레를 딱밤 치듯 쳐서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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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4]

“하아..하아..개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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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14]

“아 뭐야!! 여기 벌레 왜 이렇게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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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4]

“우리 학교 운동장 벌레 원래 많아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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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14]

“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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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4]

“그니깐 나랑 같이 있자 내가 지켜줄게”

너의 그 환한 미소를 본 건 한 여름이었다. 여름을 싫어하던 내가 여름을 좋아하게 된 계기

내 우중충한 일상은 너의 웃음 하나로 안개가 갰고

밀어내도 다가오는 너가 귀찮았지만 하루에 살짝 피식 하고 웃게 된 것은

너, 너 덕분이였다

여학생

2:”전학생 존잘인데...?”

여학생

1:”내가 말했잖아 존잘이라고!!”

여학생

3:”야 미쳤다 빛이 나네 얼굴에서...”

가장 힘들던 14살을 버티게 해준 너가

5년 후의 19살의 내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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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19]

“최수빈...”

작게라도 읊조려보는 너의 이름...

그래, 너였어 너가 내 삶의 유일한 빛이었지

선생님

“자, 수빈이 자리는..음...저기 맨 끝 창가 쪽의 여자애 있지? 저 옆 자리로 가라”

내 옆자리다. 운명인가 우연일까 나는 운명이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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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9]

“.....저 저기 말고 다른데는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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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19]

“어?”

너의 말에 너무 놀라 눈이 커졌다

선생님

“눈 시력이 안좋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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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9]

“아..네 맞아요”

옛날엔 눈시력 좋았는데

선생님

“아 그래 그럼 여기 맨 앞에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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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9]

“네 뒤만 아니면 됩니다”

선생님

“자, 그럼 오늘도 힘내고 1교시 국어 준비해라”

나는 애써 아쉬움을 감추려 책상에 엎드려 누웠다

쉬는 시간이 되었다. 매번 이어폰을 꽂던 나는 엎드려 앞 쪽 수빈이에게 귀를 쫑긋했다

다가갈 수 없었다

본래 성격도 있지만

너가 날 싫어할까봐

첫 만남은 참 아름다웠지만

마지막은 썩 유쾌하진 못했다

여학생

1:”안녕? 전학생?”

눈꼬리 휘어지는 것 좀 봐라....

실실 웃는게 5년 전 수빈이 같네...

물론 상큼함은 꽝

요염함은 10점 만점에 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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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19]

‘잠깐만 내가 왜 이런걸 신경쓰는거야....’

여주는 들었던 고개를 다시 푹 숙였다 그리고 눈을 감고 신경을 이리저리 돌렸으나 다시 신경의 원점은 수빈이에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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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19]

‘신경쓰여...’

여학생

2:”야!! 전학생 얘가 너 좋아한데!!!”

여학생

1:”야..!! 조용히 해...!!!”

말은 조용히 하라 했지만 입은 실실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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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19]

‘최수빈 쟤는 착해서 저런 말에 홀라당 넘어갈텐데......’

여학생

1:”부담스럽지 ㅠ 미안해 근데 너 번호만 찍어 줄 수 있어...? 그럼 내가 후딱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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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19]

‘주겠다...100%...최수빈....’

여학생

2:”야 전학생 빨리 줘! 그래야 얘가 꺼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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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9]

“하... 귀찮게 하네... 야, 그냥 꺼져 전번 줄 생각 없으니깐”

수빈이의 대답은 충격 그 자체였고 반은 순식간에 갑분싸가 되었다

여학생

1:”:아..아니 야 뭔 말을 그렇게 하냐 주기 싫으면 주기 싫다고 하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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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9]

“너가 내가 말하는 것까지 왜 간섭이야 너가 뭔데 너 뭐 돼?”

여학생

2:”야, 너 말이 심하다? 전번 달라는게 뭐 잘못됐어? 큰 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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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9]

“하.. 어이가 없네...”

수빈이는 전번을 따려던 여자애를 바라보았다

여학생

1:”뭐..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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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9]

“야, 넌 양심없냐?”

여학생

1:”뭐?”

수빈이는 작게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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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9]

“너 면상을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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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4]

“여주야 우리 친구된 기념으로 전번 좀!”

그 날 수빈이는 청량한 미소를 머금고 내게 폰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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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14]

“내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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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4]

“다음에 벌레나 무서운거나 속상한거 있으면 나한테 전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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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14]

“하..참나...ㅋㅋ 폰 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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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4]

“넵~ 고객님~ 언제든지 달려갈테니깐 전화만 하세요!”

5년 후에 수빈이에게 5년 전 수빈이는 없었다

전화번호 하나로 환하게 웃던...

너는

차가운 심장으로

냉정한 이성으로

냉담하고 건조한 눈빛으로 그리고

서글픈 눈동자로

앞에서 여자애를 울리고 있다

Ep.1 5년 전, 5년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