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호 나나어린이

첫만남

새가 지저귀고 따뜻한 햇볕이 나를 감싼다

지각이다

대가리 벅벅 긁으면서 출근 준비를 마하의 속도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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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여주

어제 내가 술이고 술이 내가 되는 경험을 했고 이것은 필시 심신미약으로 인한 지각이다. 회식 다음날은 인간적으로 열두시 출근해야되는거 아닌가 ?

라고 속으로만 생각했다

온 세상이 나한테 시비를 거나 싶은 날이 있는데

그게 바로 오늘이다

엘레베이터 기다리는데 24층에 멈춰서는 죽어도 안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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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여주

아....엘베 혼자 쓰나

쌍욕하며 기다리는데 뒤에서 뾱 뾱 삐꾸욱 삐꾹 소리가 들리더니

조그만 아이가 옆에 와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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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쳐다보는)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 앞에서 X됐다 하는 표정을 지을 수 없어 눈은 울고 입만 웃는 망측한 표정으로 있는데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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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가장 좋아하는 요구르트... 엔요.. 엔요가 제일 맛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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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여주

.......?

메고 있는 노란색 어린이집 가방끈을 고사리같은 손으로 꼭 쥐고는 혼잣말을 하는 어린이, 가방에 나나라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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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여주

엔요가 먹고 싶어 ? (프듀 배선생님 톤으로)

그제야 나를 올려보더니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는 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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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여주

그래 머.. 내가 이거 먹을 자격이나 되겠니.. 너 먹어 하나 .. 근데 앞으로 낯선사람이 뭐 준다해도 받아 먹으면 안된다... 세상이 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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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낯선사람 아닌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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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여주

나를 아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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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누나 어제 복도에서 노래 불렀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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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여주

거짓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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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나나는 거짓말 안해

엘레베이터가 왔다

아파트에 사는 어린이란 어린이는 다 탄거 같았다.

어린이로 만원되기 쉽지 않은데 .. 인생이 거짓말 같다

그렇게 나는 계단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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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누나 오늘은 무슨 노래 부를거에여어?

하늘에서 나나가 목소리가 울려온다. 나를 놀리는 하늘의 계시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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