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미래]_천사가 인간을 사랑했다
4. 허무한 기다림에 지쳐 서로를 잃지 않기를


넌 날 스쳐 지나갔다


우지
" 그래, 난 지금 안 보이겠지 "


선 한
" 맞아, 난 지금 네가 안 보여 "


우지
" 어..? "


선 한
" 근데 네가 여기 있다는 건 알아, 널 꼭 찾을 거야 "


우지
" 내가 보이는 건 아니구나.. "

한이는 그를 보고 있지 않고 조금은 비스듬히 다른 곳을 보고 있다

우지는 고개를 돌려 바다를 바라봤다


우지
" 아까 그 일은 오해가 있었던 거지? 그치? "


선 한
" .... "

.....

아무 말 없이 바다를 바라볼 때 바람이 불었다

사락

바람이 한이의 머리를 스쳤고 헝클어졌다

그리고 머리카락이 날리면서 눈을 가렸다


선 한
" 하 씨... "


우지
" 에고 "

우지는 한의 앞으로 가서 머리카락을 넘겨줬다

그들이 두 번째로 만났을 때 한이가 해줬던 것처럼

그리고 한이는 그의 손길을 가만히 받아들였다


우지
" 이제 나 보여? "


선 한
" ...응... 약간 "


선 한
" 네가 희미해 "


선 한
" 목소리도... 퍼지는 것처럼 들리고 "


우지
" 그럼 그대로 날 보지 말아줘 "

우지는 그녀의 눈을 손으로 가렸다


선 한
" 왜 가려? "


우지
" 네가 날 보면 놀랄 거야 "


선 한
" 안 놀랄 건데.. "


우지
" 그럼.. 놀라지 마 "

우지는 천천히 손을 뗐고 한이는 손이 다 떼어진 후에도 한이는 잠시 눈을 감고 있었다


우지
" 봐도 돼.. "


선 한
" 으응.. "

그녀는 살짝 눈을 떳다


우지
" ... "


선 한
" ㄴ..너.. "


우지
' 놀란 기색이 역력하구나, 전생에 내가 너의 진짜 모습을 처음 봤을 때도 이런 표정이었을까 '


우지
" ...놀랐지? "


선 한
" 응.. 약간 "

둘은 서로를 봤음에도 왠지 웃음이 없었다


우지
" 저기.. 아까 일은 뭐였는지 말해줄 수 있어? "


선 한
" .. "

그녀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니, 못 하는 것 같았다

지금은 시간이 멈추어있는 게 확실했다


호시
" 천사 우지, 이쪽을 보아라 "


우지
" 역시 당신이군요 "


우지
" 아까 그 일도, 다 당신이 꾸민 일이겠죠 "


호시
" 뭘 말하는 건지 알 수가 없구나, 그것보다 내가 온 이유는 알고 있느냐? "


우지
" 네, '또다시' 1급 조약을 어겼기 때문이겠죠 "


호시
" 흠, 용케도 전생의 기억을 찾았구나 "


우지
" 네, 그리고 저주를 푸는 방법도요 "


우지
" 하지만 이젠 소용없겠죠, 또 어겼으니까 "


호시
" 잘 아는구나, 너에겐 더 끔찍한 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우지
" 그러시겠죠, 근데 자기가 함정에 빠뜨려놓고 벌을 주는 꼴이 참 우습군요 "


호시
" ㅎ더 큰 벌을 받고 싶으냐 "


우지
" 틀린 말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


호시
" 지금 당장 벌을 집행하겠다 "

그리고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호시
" 준 조약자 인간 이지훈과 준 조약자 천사 리아, 너희는 또다시 법을 어겼으니 가장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더욱더 큰 벌을 집행하겠다


호시
" 먼저 준 조약자 천사 리아, 기억을 되찾거라 "


선 한
" 무ㅅ.. 아악..!! "

그녀는 머리를 움켜쥐며 주저앉았다


우지
" 한아..!! "


호시
" 벌을 받는 주제에 어딜 가느냐 "

우지가 그에게 달려가려 할 때 호시는 그의 목을 조르고 바닥에 던졌다

그리고 우지는 그런 그녀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우지
" 제발 내가 더 아파도 되니까 저 애까지 아프게 하지 말라고!!! "


호시
" 그건 내가 싫어서ㅎ "


호시
" 자, 기억이 돌아왔느냐 "


선 한
" 후.. 그래 이 시발 새끼야... "


호시
" 그 뚫린 입으로 빌어도 모자랄 판에 그런 말을 하다니, 내가 어째서 그런 말을 들어야 하지 "


선 한
" 나 같은 애 괴롭히려고 굳이 인간계로 내려오고, 결국 똑같은 엔딩에 오게 각본을 짠 시발 새끼지, 그럼 뭐야 "


선 한
" 참다 참다, 이젠 진짜 짜증 나네 "

그녀는 그동안의 분노로 인해 차가워진 말과 표정으로 그에게 분노를 표출했다


우지
" 한아.. 아니 리아야, 기억 돌아왔어? "


선 한
" 응, 완벽하게 다 "


호시
" ...준 조약자 인간 이지훈부터 벌을 집행하겠다 "


우지
" 잠깐, 그전에 전 아직 천사죠? "


호시
" 그래, 마지막 순간의 천사지 "

우지는 한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우지
" 천사의 키스는.. 고통스럽지만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죠 "

우지는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파하-

그리고 쇠사슬이 우지의 몸을 감쌌다


우지
" 으윽..! "


호시
" 너희에게 마지막 말을 할 기회를 주겠다 "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선 한
" 이래서 천사의 키스가 고통스러운 건가 봐..!ㅎ... "


선 한
" 지훈아, 내가 널 기다릴게 다음 생에도 다 다음 생에도... "


선 한
" ..사랑해... "


우지
" 리아야, 우리가.. 어쩌다가 운명이 바뀌고 어떤 미래가 올지 두려워하게 됐을까.. "


우지
" 그냥 사랑했을 뿐인데..ㅎ "


우지
" 그리고 한 가지 부탁이 있어! 이젠 어떤 미래가 오더라도 두려워하지 말자, 미래는 미래니까 "


선 한
" 응, 나도 한 가지 부탁이 있어 "


선 한
" 우리가 서로 만날 날을 기다리는 건 아무래도 허무하고 힘들 거야, 하지만 우리 "


선 한
" 허무한 기다림에 지쳐 서로를 잃지 않기를 약속하자 "


우지
" 응, 널 잃어버리지 않을게 "


선 한
" 나도.. "

둘은 서로가 더 그립지 않게 짧은 대화를 했다


호시
" 준 조약자 이지훈은 너의 가장 아픈 기억이자 좋은 기억이 있는 이 바다의 색을 가진 보호막에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며 평생을 갇혀있을 것이다 "


호시
" 그리고 준 조약자 리아는 지금의 모든 기억들을 다른 생을 살면서도 절대 지울 수 없을 것이고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으며 엄청난 불행을 줄 것이다 "

그의 말이 끝나자 바닷물이 파란 보호막을 만들었고 우지를 감싸고 있던 쇠사슬이 그를 집어넣었다


선 한
" 흐으.. 제발 가지 마!! 가지 마..!!! "


우지
" 고마웠어, 나에게.. 이유를 줘서... "


선 한
" 흐아아.. 그럼 제발... 가지 마.... "


우지
" 미안해...흐윽... "

호시와 우지는 사라졌고 한이는 모든 것을 잃은 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 어떤 미래가 와도 너를 잊지 않을 거야, 너를 잃지 않을 거야 "

어떤미래_What kind of future (가사추측) 아직은 이러한 기다림이 견디기 쉽진 않지만 어느새 잊어버리고 아무렇지 않을 거란 우리 미래가 허무하거나 슬프기만 해 너를 잊고 싶은 게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