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충 꾹쌤이랑 연애하는 이야기 (합작)
#5 (견우)


김여주
아, 저깄네.

어느새 꾹쌤이 유치하게 삐진지도 하루가 지나갔다. 대충 급식으로 기분을 풀어줄 생각이기는 했지만 그게 정말 저 쌤한테 먹힐지는 어디까지나 직접 해보지 않고서는 풀 수 없는 의문이었다.

김여주
후우.

나는 유난히 소세지 반찬이 많이 담긴 식판을 들고 급식을 먹고 있는 꾹쌤에게로 다소 느릿하게 다가갔다. 도중에 내뱉은 한숨에는 조금의 긴장감과 걱정이 서려 있었지만, 다른 사람 기분 풀어주는 것만큼은 내 나름의 일가견이 있었다.

그게 내 동생 삐진 거 달래는 데서 비롯되었다고는 죽어도 말 못하지.

어쨌든 나는 쓸데없는 걱정은 그만하고 직접 맞닥뜨려 보기로 했다. 방탄 슈가 오빠가 그랬어, 부딪힐 것 같으면 더 세게 밟아 임마! 그래.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한 걱정은 미래에 가서 하는거야, 김여주.

김여주
꾹쌤, 소세지 드릴까요?


전정국
네가 나한테 소세지를? 웬일이래.

꾹쌤은 제 식판에서 놀리던 젓가락을 자연스레 내 급식판으로 옮기려다 멈칫하더니 삐졌다는 게 생각났는지 다시 쌤의 급식판에 담긴 흰 밥만 무작정 입에 우겨 넣었다. 어쩐지 일이 쉽게 풀린다 했네.

김여주
진짜 안 먹어요?


전정국
응.

눈 앞에 기름져 번들거리는 소세지를 들이대 봐도 돌아오는 건 차갑게 식은 단답뿐이다. 나는 실망한 마음을 애써 감추고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급식판을 든 채 뒤를 돌았다. 그럼 어쩔 수 없죠, 그냥 버려야겠네.


전정국
뭐? 그걸 왜 버려.

김여주
다 쌤한테 주려고 많이 받은 건데 쌤이 안 먹으면 쓸모가 없잖아요.


전정국
...줘.

김여주
네?


전정국
달라고, 소세지.

그래, 이래야 급식충 전정국이지. 나는 만족한다는 듯 흡족하게 웃으며 다시 식판을 꾹쌤 앞으로 내밀었다. 그제서야 누가 집어 갈 세라 소세지를 제 식판에 옮겨 담는 꾹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술이 비틀리듯 풋, 하고 소리 내어 웃었다.


전정국
뭐야, 왜 웃어?

김여주
안 그런 척 해도 내심 아까웠나 봐요?


전정국
무슨, 시무룩해져서 가는 게 불쌍해서 먹어주는 거야.

김여주
네네- 그럼 불쌍한 거 생각해서라도 먹어주세요.

김여주
먹고 삐진 기분 푸는 거 잊지 말고요.

승리의 미소를 지어 보이며 가볍게 건넨 내 말에 소세지를 집어들다가도 피식 웃는 꾹쌤이었다.



전정국
푸흐-, 누가 삐졌다고 그래.

다행히, 삐진 거 풀어주는 건 소세지 하나로 성공한 것 같네.

하여튼 유치한 건 세계 제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