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강 넘어
108.인정



은비
......


태형
.....


은비
어떡하지....?


태형
소리지르면 누가 도와주지 않을까?


은비
안돼 지금 고3들 수업하고 있잖아


은비
소리지르면 민폐야


태형
그럼 어떡하냐?


은비
쌤이 우리 반 수업하러 오시겠지


태형
그러시겠....

그때, 두 사람의 문자 알림음이 동시에 울렸다

띠링/띠링


은비
?


태형
?

두 사람은 문자의 내용을 확인하였다

선생님
얘들아 오늘은 고3들 시험대비 시켜줘야 되니까 오늘 학원 안 나오고 주말에 보강하는 거 잊지 않았지?? 오늘 학원 안 나온다고 풀어져서 숙제 안 해오면 안 된다~!!


태형
아....맞다


태형
언제 이런 말씀 하셨어?


은비
저번 수업시간에..


은비
넌 못 들었겠구나...저번에 안 왔으니까...


은비
하아...나 맨날 깜빡깜빡해서 어떡하지....??


태형
야..황은비 그럼 우리 어떡하냐..?


태형
고3들 수업하느라 소리도 못 지르고, 오늘 수업도 없어서 선생님이 여기로 오시진 않으실 거고....


은비
하아...고3수업은 2시간 뒤에나 끝나는데.....


은비
그럼 할 수 없다


은비
고3수업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업 끝나면 도와달라고 소리칠 수밖에....


은비
하아...왜 이렇게 꼬인거야...

두 사람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태형
야 할 것도 없는데 끝말잇기나 할래?


은비
아..그럴까?


태형
나 먼저 한다


은비
오키


태형
맨 처음에만 사람이름으로 말해도 되냐?


은비
응..뭐 상관 없어


태형
황은비


은비
뭐야 내 이름으로 시작하는 거야?


은비
오키 난 그럼...


은비
비행기 조종사


태형
두 단어 이어붙이면 안되지...


은비
생각난게 그거밖에 없어....


태형
알겠어 그럼 나지?


은비
어 '사'로 시작하는 거


태형
사랑해


은비
어?


태형
사랑해


은비
....에?


태형
한 번 더 듣고 싶어?


태형
'사랑해'


은비
ㅇ..으아//


태형
§.... 황은비


태형
§이렇게 끝말잇기를 빙자해서라도


태형
§너에게 사랑한다 말하고 싶었어


태형
'해'야 빨리 해


은비
ㄷ..됐어!!


은비
안해...끝말잇기...

은비는 급하게 화제를 돌렸따


은비
야 그나저나 쿨데라 일 때문에 그러는데....


태형
어


은비
앞으로 과거 볼 거...몇 명 남았지?


태형
2명


은비
그럼 그 2명의 과거를 다 보고 나면 어떻게 돼?


태형
네가 추리해서 맟혀야지


은비
과거 다 보고나서 바로?


태형
어


태형
그래서 네가 맞히면 그 애가 죽기 직전으로 널 데려다 주는 거야


은비
못 맞히면?


태형
못 맞히면...넌...


태형
사라지겠지...


태형
그 애를 못 살린 거나 마찬가지니까....


은비
어...그렇구나....

두 사람이 쿨데라 이야기를 하다 보니, 벌써 한 시간이 지나 있었다


은비
흐아...이제 한 시간 남았...에츄


태형
추워?


은비
응? 아니 괜찮...엣취

벌써 저녁7시가 넘었고, 실내라고 해도 히터를 틀지 않았기에 상당히 추웠다

태형이 은비를 가만 보니,은비는 얇은 후드집업에 얇은 살색 스타킹을 신고 살짝씩 떨고 있었다


태형
야 황은비 이거 걸쳐

태형은 지신의 패딩을 은비에게 걸쳐주며 말했다


은비
진짜 괜찮은데...//


태형
내가 안 괜찮아


태형
걸치고 있어


태형
앞으로 한 시간이나 남았으니까...


은비
근데 너는...?


은비
너도 춥잖아


태형
난 안 추워


은비
그럼 나 진짜 이거 입고 있어도 돼?


태형
어 진짜 돼


은비
너무 미안한ㄷ...

그때,

벌컥

선생님
얘들아 여기서 불 꺼놓고 뭐 하니?


태형
????


은비
....?문 열렸...?

선생님
너네 둘이..뭐..하는 거야?


태형
쌤 지금 뭔가 오해 하신 것 같은데요...

선생님
아...내가 방해했구나 미안해...

선생님
좋은 시간 보내렴~~~


은비
아니 쌤 잠깐만요!!


은비
그게 아니라...

은비는 침착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선생님
어머..정전이 됐다고?

선생님
왜 그러지...?

선생님
문은 초딩들이 장난치다가 그런 거야

선생님
안에서는 안 열리고 밖에서만 열려

선생님
진짜 이상하네...갑자기 정전이....?

선생님
어쨌든, 이런 불상사로 너희가 피해를 입어서 미안하구나

선생님
다친 곳은 없지?


태형
네

선생님
다행이네

선생님
그럼 어서 집에 가서 쉬어라


은비
네 안녕히 계세요


태형
안녕히 계세요

두 사람은 학원 밖으로 나왔다


은비
잘 가 김태형


은비
내일 봐


태형
야 데려다 줄게


태형
저번처럼 나쁜 사람들만나면 어쩌려고


은비
아니 괜찮아


은비
너네 집이랑 우리 집이랑 정반대잖아


태형
됐어, 데려다 줄게


은비
아니 진짜 괜찮아


태형
그럼 전화하면서 가


은비
어?


태형
데려다 주는 건 부담스러워도 전화 정도는 괜찮잖아?


은비
....어.....


태형
이따 전화할게


은비
어


태형
잘가


은비
응 너도

*****

(은비시점)

김태형과 헤어지고 나서 얼마 후,

♪별들마저 숨어버린 기나긴 밤을 견디기 힘이들 때 마다♪

전화벨이 울렸다


은비
(여보세요


태형
(ㅎ..황은비랑 통화하는거 진짜 오랜만이네


은비
(그러게..//

김태형의 중저음의 목소리가 내 귀를 간지럽혔다


태형
(너 원래 남들이랑 통화 같은거 잘 안 해?


은비
(응? 갑자기 왜...?


태형
(아니 그냥..너 남이랑 통화 하는 거 많이 못 본 것 같아서


은비
(음..여자애들이랑 많이 하진 않아


태형
(남자는?


은비
(음...이거 말 해도 되나?


태형
(왜? 뭔데?


은비
(아냐 말 안 할래


태형
(말해봐


은비
(너한테 그다지 좋은 소리는 아닐 텐데..?


태형
(괜찮아 말 해


은비
(나 사실 남자랑 통화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해


태형
(....그래..?


은비
(어


태형
(그럼...끊을까..?


은비
(아니...끊지 마


태형
(왜? 싫다며

사실 그때 골목에서 그 일이 있고 나서,

학원에서 집으로 가는 길이 너무 무서워서...

김태형이 전화를 끊으면

또 다시 두려움에 떨며 집에 가야 했으니까...


은비
(넌 특별히 예외

난 무심한 듯 말했다


태형
(ㅎ..뭐야 결국 통화 할 거면서...


은비
(웃지 마


태형
(푸흐...알겠어


은비
(아 웃지 말라니까?


은비
(뭐가 그렇게 웃긴 건데?!?


태형
(..워서


은비
(뭐?


태형
(너 귀여워서


은비
(ㅅ..시끄러워!! 안 귀여우니까...//

하아..진짜 저런 말 해버리면

또 내 미친 심장놈이 뛰잖아...


은비
(두근)


태형
(알겠어


태형
(너 안 귀여워


태형
(됐냐?


은비
(어

김태형과 통화를 하며 오다 보니,

벌써 집에 다 도착했다


은비
(야 나 이제 집 도착했어


태형
(아 그럼 끊자


은비
(어

나는 전화를 끊고는 집으로 들어갔다

*****

나는 씻고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는 오늘 하루를 곱씹어보기 시작했다

오늘..참 많은 일이 있었지..

이연이가 전학 오고

학원에서 정전도 되고..

그런데

학원에서 정전 된게 생각나면서

왜 저절로 김태형까지 생각나는 걸까

아니 사실..

머릿 속에 김태형밖에 맴돌지를 않는다

그때, 김태형이 '사랑해'라고 말한 것 밖에는...

다른 생각이 차지하는 공간조차 없다

왜...왜 김태형밖에 생각이 안 나는 거야...

빨리 다른 생각을 해 보자

하지만, 다른 생각을 하려 해도

마치 고장난 카세트 테이프처럼

김태형이 '사랑해'라고 말하는 장면만 머릿속에서 맴돌 뿐이다

설마...

내가 김태형을...

좋아...하는 거야...?

아니야.... 아닐 거야

내가 부정하면 부정할 수록

그 의심은 점차 확신으로 변해갔다

정말..내가...김태형을.....

좋아 하나봐....

그래..인정 할게

내 마음..부정하지 않겠어

108.인정

하루에 적어도 한 번씩은 꼭...

당신의 이름이 생각나더라....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