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함께 영원히

03_첫만남

03

여주

“엄마!”

집에 오자마자 나는 엄마에게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

엄마

“왔어? 어쩐일로 오자마자 엄마를 부른대?”

여주

“엄마, 엄마가 그 사람 봤댔잖아. 뱀파이어 같은.”

엄마

“못 믿겠다더니 또 관심있네. 왜?”

여주

“엄마는 그 사람 봤을 때 한동안 그 사람이 계속 생각났어?”

엄마

“너 어떻게 알았냐?”

여주

“나 그 사람 본 것 같아.”

엄마

“그래? 그렇구나. 그래....”

엄마

“잠깐만. 너 방금 그 사람 본 것 같다고 했어?”

여주

“응.”

엄마

“40년 전 그 사람을?”

여주

“엄마 말 대로 모자도 쓰고 있었고, 골목에서 봤어.”

엄마

“진짜?”

여주

“응. 멀리서 봤는데 계속 생각나.”

엄마

“너 앞으로 더 일찍 다녀.”

여주

“왜?”

엄마

“내가 보기에 그 사람은 안 좋아. 위험해. 가지마.”

여주

“나도 안 가려고.”

엄마 앞에서는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내 활활 타오르는 호기심을 멈출 수는 없는 법.

나도 경계심을 갖고 일주일뒤에 다가가기로 이미 결심했었다.

_

며칠 뒤. 오늘도 그 학생과 시험 수업을 했다.

여주

“자, 오늘도 시험 준비해왔지?”

학생

“네! 자신있어요, 오늘은!”

여주

“그럼 오늘은 시간 제한이다! 제한시간은 50분!”

학생

“ㅈ..제한시간이요?”

여주

“몇번 했는데. 이젠 조금씩 난이도를 높혀야지.”

학생

“네…”

그러고는 수업이 있는 교실로 갔다.

나는 수업이 있는 교실로 들어가면서 또 그 사람 생각을 했다.

여주

‘진짜 그 사람 곁에서는 한기가 느껴질까?’

여주

‘진짜 사람이 아니라 다른 생명체일까?’

여주

‘뱀파이어면 가까이 갔을때 피 먹는거 아니야?’

수업을 하면서도 그랬다.

내 평생 수업하면서 딴 생각이 난 건 처음이었다.

무슨 일이든 수업때 만은 잊고 살았었는데…

내 이런 상태가 겉으로도 드러났나보다.

수업을 마치고 시험지를 매겨주는데 그 학생이 나한테 물었다.

학생

“쌤, 무슨 고민있어요? 꼭 궁금한게 있는 얼굴인데요?”

여주

“있잖아… 자꾸 생각나는 건 뭐 때문일까?”

학생

“그걸 몰라서 물어요?”

학생

“사랑! 그건 사랑 아니면 뭐겠어요?”

드라마를 참 많이 보는 학생인가보다.

여주

“사랑은 개뿔. 얘기하기는 커녕 제대로 보지도 못했는데.”

학생

“사랑하려면 꼭 봐야한다는 법도 없잖아요?”

그럼 엄마도 나도 짝사랑때문에 그렇게 생각났던 거란 말이야?

여주

“됬어. 너한테 물어본 내가 잘못이지.”

_

시간이 갈수록 불안해졌다.

진짜 처음엔 엄마 말을 안 믿고 살았다.

그냥 엄마가 겁주려고 그러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확신이 들었다.

둘째날도, 셋째날도, 넷째날도….

그 남자는 그 시간에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모자를 쓴 그 모습 그대로.

이대로 간다면 나는 저 남자에게 말을 걸게 될거다.

사실 처음엔 그냥 호기심 때문에 겁도 없이 나 스스로에게 약속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호기심이 커지기는 커녕 공포만 쌓여갔다.

막상 가서 말을 걸려고 다짐해놓고 왠지 모르게 무서워서 꺼려지는 것이다.

여주

‘하지만 이건 내가 내 스스로에게 다짐한 일인걸?’

나는 항상 나에게 다짐한건 뭐든 지키고 보는 사람이다.

물론 그만큼 나에게 하는 약속은 신중하게 정하기도 한다.

여주

‘그래! 그냥 가보자.’

여주

‘때로는 용기를 내야하는 법이니까.’

여주

‘ 만약 이번 일주일만 나타나고 그뒤론 보이지를 않아서 말을 못 걸어본다면 이건 분명 내가 죽을때까지 생각나서 나를 괴롭히고 후회하게 만들거야.’

_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 사람을 처음 본지 일주일이 되는 날이 왔다.

그 사람은 여섯째 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그곳에 서있었다.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그 자리에 있었다.

여주

“엄마가 그런 얘기만 안 했어도 이런일은 없었는데…”

나는 용기를 내서 한발짝 한발짝 그 사람에게 가는길로 걸음을 옮겼다.

여주

“저… 안녕하세요…?”

말 걸어보지 않고는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꼭 말을 걸어야 한다는 세뇌라도 든 모양이었다.

여주

“저기…”

계속 말을 걸어봐도 그 사람은 아무 미동도 없었고 아무 말도 없었다.

여주

“혹시 말 못 알아들어요? 아니면 말 못 해요?”

왠지 저 사람의 대답을 들어야할 것 같았다.

여주

“진짜, 진짜 실례지만 혹시 뱀파이어세요?”

그 말에 그 사람도 어이가 없었는지 피식, 하고 웃었다.

여주

“일단 제 말은 알아듣는 가봐요?”

여주

“ 그런데, 진짜 뱀파이어에요?”

여주

“장난이 아니라 진짜 뱀파이어처럼 생겼잖아요.”

그리고 드디어… 드디어 그 사람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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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뱀파이어… 물론 내가 뱀파이어처럼 생기긴 했다만 그런 말은 처음 듣는걸.”

뱀파이어처럼 생겼는데 처음 듣는다니? 도데체 이건 무슨 소리지?

여주

“아니 뱀파이어처럼 생겼으면 그런 소리를 많이 들어야 정상 아닌가요? 처음 듣는다니?”

그말에 그 남자는 뒤를 돌았다.

뒤를 돌자마자 제일 눈에 띄었던건… 새빨간 눈이었다.

새하얀 피부와 대조되는 빨간 머리카락과 빨간 눈….

암만 봐도 뱀파이어처럼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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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나에게 이렇게 말을 많이 한 사람은 처음이야.”

그 사람 얼굴을 보며 그 차가운 목소리를 들으니 나도 모르게 내 몸이 얼음장처럼 굳어졌다.

갑자기 온 몸이 추워지며 한기가 멤돌았다.

그 사람이 나에게 다가와 무릎을 궆히고 내 눈높이에 맞게 자세를 낮추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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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이름이 뭐지?”

여주

“ㅇ..여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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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여주… 그 이름과 네 얼굴… 기억해 두도록 하지.”

기억해 두겠다는건… 날 다시 찾아오겠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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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그리고 이건… 선물.”

그렇게 말하고는 시야가 희미해지더니 이내 사라져버렸다.

그것이 우리둘의 운명적인 첫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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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워너원 900일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