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함께 영원히
12_지금껏 내가 살아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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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 꿈을 결정한 이후로 나는 친구들에게 더 많이 가르쳐주려고 노력했다.

짧은 시간에 많이 가르쳐줄려고 노력했다.

자연스레 가르치는 스킬과 함께 내 성적도 올랐다.

가르쳐주는 것도 배우는 거라고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친구들을 가르쳐주는 것 만으로 교우관계는 그렇게 나아지지는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질문이 적어지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내 과거에 대해 다 알고있는 친구들이기에 별 효과는 없었다.

중학교로 올라가도 마찬가지였다.

대부분 우리 학교에서 온 아이들이었고, 당연히 그 아이들은 나에 대해 아주 잘 아는 아이었다.

문제가 되거나 하는 그런 일은 없었지만 반대로 나에게 다가와주는 사람도 없었다.

그래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교우관계는 잊고 살게 되었다.

공부할게 많아서 눈코 뜰 새 없이 살았으니까.

오히려 친구가 없는게 도움이 된 거 같기도 하다.

친구들과의 관계에 시간을 쓸 필요가 없어서 공부할 시간이 늘었다.

대학교에 들어가고 학과를 정할 때, 나는 최종적으로 내 꿈을 ‘역사선생님’으로 결정했다.

물론 고민되는 다른 과목들도 많았다.

하지만역사야말로 정말 궁금한 것 투성이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게 많으니까.

직접 발굴을 하고 연구하는 고고학자보다는 교육이 더 나은 것 같아서 교사의 길을 걸어가기로 다짐했다.

전부터 누군가를 가르치는게 좋았다.

그 시간만은 정말 나만의 시간 같았다.

다른 나쁜 고민이나 현실들이 그때 만큼은 다 잊혀졌다.

또 학생이 그 내용을 이해하게 된다면 더 뿌듯했다.

나는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좋은 성적을 받게 되었다.

그래서 상위권에게 우선제공되는 학교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이모에게 폐를 덜 끼치고 싶어서 일찍 자취를 했다.

그때 처음으로 룸메이트라는걸 만나게 되었다.

내 룸메이트는 한 살 많은 언니였다.

그 언니는 나에게 말을 걸어주고 친하게 지내준 첫번째 친구였다.

지금은 연락이 끊겨 소식을 모르지만 말이다.

학교 기숙사로 월세같은 비용들을 줄일 수 있게 되어 나도 경제적으로 넉넉해져갔다.

학기마다 장학금을 받아서 생활비에 썼고, 시간 날 때 하는 아르바이트로 엄마께 용돈도 보내드리곤 했다.

가장 평화롭고 행복한 나날들이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4년, 졸업할 때가 되었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임용고시를 쳤다.

나도, 주위의 사람들도 모두 내가 합격할거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합격하지 못했다.

이유도 못 물어보았다.

그래도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어차피 학교 교사보단 학원 교사나 과외가 월급은 더 높다고.

그냥 하늘의 뜻으로 여겼다.

가난하고 돈이 필요했던 나는 학원에 취직하게 되었다.

역사교육과다 보니까 역사학원을 찾아다니느라 고생했다.

수학이나 영어학원은 많지만 역사 학원은 적어서 찾기 힘들었다.

그래서 이모와 엄마가 사는 곳에서 꽤 먼 곳에 취직을 하게 되었다.

일을 하게되고 몇 달 후, 나는 경제적으로 안정적이게 되었다.

이제 드디어 이모의 도움 없이도 둘이서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착한 이모와 자주 못 보게 되는건 안타까웠지만 조금이라도 덜 피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조금의 고민도 없이 바로 나오게 되었다.

그래서 나와 엄마는 우리 학원 주변으로 이사와서 살게 되었다.

내가 내 돈으로 집도 사고, 차도 사고, 여러 생활용품, 가구들도 샀다.

엄마는 그런 나를 자랑스럽게 여겼다.

며칠 전만 해도 엄마가 일하면서학교를 보내준거 같다고.

그런데 이렇게 다 커서 자신에게 보답하는 내가 엄마에게는 그랬나 보다.

둘이서 살게되고 나서 우리는 다시는 부족함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확실히 학원의 월급은 만족스러웠다.

우리는 많지도 적지도 않은 돈으로 살았다.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았다.

지난 날의 아픔 따위는 모두 잊고 행복하게 살았다.

기쁠 땐 크게 웃었고 장난도 쳤다.

그렇게 몇년이 지나갔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딱히 변한 거 없이 살았다.

똑같은 집, 똑같은 직장, 똑같은 가족.

매일매일 같은 일상이 반복 됬다.

그러다 어느날 만난게 아저씨였다.

처음엔 두려웠지만 갈수록 아저씨와 얘기하는 게 좋아졌다.

매일 밤 만나는 친구같았다.

평생 살면서 외로웠던 탓인가.

엄마가 아닌 누군가와 얘기한다는 건 나에게 좋은 일이었다.

그게 사람이든 아니든 간에.

아저씨가 나한테 위험한 존재는 아니니 나쁠 것도 없었다.

아저씨에 대해 알아가는 게 즐거웠다.

아저씨가 정확히 어떤 생명체인지는 안 알려주지만, 아저씨의 정체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게 즐거웠다.

아저씨가 쓸 수 있는 초능력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도 좋았다.

더군다나 호기심 많은 나에게 처음 보는 건 뭐든 즐거웠다.

그렇게 아저씨에 대해 알아가는 중 아저씨도 나처럼 외로웠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나는 호기심 때문이라면 아저씨는 별명 때문이라고.

전혀 그렇게 생기지 않았는데 나와 그런 공통점이 있었다니.

하지만 오히려 그 공통점 덕분에 더 친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서로 힘들었던 점을 잊게 해주니까.

둘이 같이 얘기함으로써 적어도 그만큼은 외롭지 않으니까.

왠지… 뭔가 좋은 인연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