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소년
04 첫사랑?


2년 전, 주현이 의건에게 철벽을 치던 그때.

그 다음 날이었다.

교수님이 출석을 부르실 때, 의건이 없었다.

주현은 괜스레 궁금해졌다.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사람이 왜 갑자기 안 오지?

그 생각에 주현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조차 듣지 못했다.

옆에서 슬기가 툭툭 쳐 줘서 알았을 뿐이다.


어린 슬기
"야, 너 왜 그래? 왜 멍 때리고 있어?"


어린 주현
"어? 아, 아니..그냥.."

그때였다.

끼이이익-

교실 문이 열리더니 의건이 들어왔다.

그리고 여유롭게 걸어서 주현 옆에 앉았다. 그의 이마엔 뛰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땀이 주륵주륵 흐르고 있었다.


어린 의건
"주현쓰, 안녕?"

주현은 이마를 탁 쳤다.

어제 그렇게 철벽을 치고 선을 그었는데도 그대로다.

아니, 오히려 더하다. 주현쓰? 쓰??? 대체 어쩌면 사람이 이렇게 눈치가 없지?

주현은 마지못해 인사를 받아주었다.


어린 주현
"...안녕하세요."


어린 의건
"싱겁게 그게 뭐야? 너도 '의건쓰, 안녕?' 해 줘야지!'


어린 주현
"싫습니다."


어린 의건
"왜?"


어린 주현
"그냥요."


어린 의건
"......"

어디서 느껴본 적 있는 데자뷰에 의건은 입을 다물까 했지만, 좀 더 노력해보기로 했다.

철벽을 깨부순다!

이게 어느 순간 목표처럼 돼버렸다.


어린 의건
"그러지 말고 한 번만, 응?"


어린 주현
"싫다고 했을 텐데요?"


어린 의건
"에이, 한 번만!"

그러자 주현은 아예 무시해버리기로 마음먹은 듯 아예 교수만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왠지 교수가 심쿵한 듯 했으나 상관없었다. 의건은 주현을 툭툭 쳐보고 관심을 끌려고 별 짓을 다 해 보았으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고 있는 모습이 꼬리 축 처진 강아지 같았다.

이제는 보던 슬기가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어린 슬기
"저렇게까지 하는데 해 줘라!"


어린 주현
"너나 해."


어린 슬기
"얘가 오늘따라 왜 이렇게 찬바람이 쌩쌩 부니? 저 꼴을 봐라."

그러자 주현이 한 번 의건을 슬쩍 쳐다보았다.

잘생겼ㄷ..가 아니라 너무 처량해 보였다.

주현은 이마를 툭 짚으며 말했다.


어린 주현
"의, 의, 의건쓰, 안녕?"

그러자 의건의 표정이 행복으로 물들었다.

진짜 강아지같은 모습에 슬기가 피식 웃었다.

주현도 조금은 귀엽다고 느꼈다.

07:31 PM
주현은 집이었다.


어린 주현
"아, 진짜요? 아하하하하!"

어느새 의건과 많이 친해져 있었다.

아직도 말은 안 놓았지만, 의건과 전화할 때마다 웃음꽃이 끊이질 않았다.

오죽하면 슬기가 불평할 정도였다.


어린 슬기
'우와, 배주현 실망. 우리 14년 우정이 이 정도였어. 싫다는 남정네 전화 받느라 나한텐 신경도 안 쓰네.'

주현은 웃어 넘기기만 했다.


어린 주현
'뭔 소리. 나 그 사람한테 관심 없어. 우리 슬기가 짱이지~~♡'

주현도 그냥 친한 남사친 정도로 넘겼다.

어느새 그가 자꾸 보고 싶어지고 하는 것도 그냥 그가 재밌어서라고 여겼다.

지금껏 남자랑은 진도가 한 번도 없었던 주현이기에 당연했다.

그래서 지금 이 마음이 무슨 마음인지 주현 본인도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