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소년
19 오 보이...


슬기는 무턱대고 나온 주현을 따라갔다.


강슬기
'아, 여기 진짜 이상하네. 대체 뭐하는 데지? 아니 풀밭 바로 바깥에 갯벌이 있다고? 아, 하튼.'


강슬기
"주현아, 잠깐 기다려봐!"


배주현
"......"


강슬기
"아, 진정하고 있어 보라니깐!"

그때 주현이 멈춰 서더니,

울먹울먹한 눈으로 슬기에게 소리쳤다.


강슬기
"아, 그래. 진정하ㄱ.."


배주현
"진정하라고?! 너 같으면 진정되게 생겼어?!"


강슬기
"......"

합죽.

슬기는 입을 다물었다.

주현이 슬기에게 화낸 건, 이로써 두 번째 였다.

그때 정국도 뛰어 나왔다.

그러나 울먹이는 주현을 보고 숨었다.

슬기는 대충 움직이는 무언가를 보았다.


강슬기
'정국이겠지, 뭐.'

어차피 따라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때 주현이 울먹거리며 말을 이어 나갔다.


배주현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거든..?"

정국에 신경 쓰고 있던 슬기가 놀라 되물었다.

설마?


강슬기
"뭘."


배주현
"아니.. 솔직히, 하, 걱정해 주니깐 내 기분이 이상했다구. 기분이 좋기도 했어, 오히려."

띵.

슬기는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

미련이 남아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때 화내는 거 보고 그렇게 크진 않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의건도 그 뒤로 접근하지 않았으니 이제 미련도 거의 사라졌을 거라 생각했었다.

오산이었다.

주현은 생각보다 너무 순수했다.

그녀는 아직 그를 못 잊었다.

그를 회상하는 모습을 보니,


강슬기
'... 아직 많이 좋아하고 있구나.'

눈에 보였다.

그때 주현이 말을 이어 나갔다.


배주현
"참 뭣같지. 다시 잘 될 수도 있겠다 기대했어. 참, 왜지."

그때 슬기는 무언가를 기억해 냈다.


강슬기
'아, 맞다 전정국! 듣고 있을 텐데!'


전정국
'......'

그도 대충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직접 들으니 충격이었다.

하튼.


배주현
"아직도 저 쓰레기를 좋아하는 내가 싫어서, 그런 생각을 하니 쟤도 싫어서 뛰쳐 나왔어. 말리지 마."


강슬기
"그래서? 이제 계속 도망치기로 한 거야?"

솔직히 주현의 마음이 이해 안 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뼈저리게 이해되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세게 나오기로 했다.


강슬기
"쟤랑 앞으로 몇 학기는 볼 건데, 앞으로 계속 도망치기만 할 거야? 앞으로 니 삶도 계속?"

슬기는 여행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주현의 마음도 망치고 싶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주현도 아무 말 못했다.


강슬기
"한 번만 참자. 조금만 가자. 여행 망치지 말자. 기분 풀러 왔는데 오히려 기분 나쁜 채로 갈 거야?"


배주현
"... 하아. 그래 내가 널 어떻게 이기겠니."

그러곤 주현은 혼자 들어갔다.


강슬기
"야, 나와."

슬기는 정국을 불렀다.


전정국
"......"


강슬기
"착잡할 거야. 그래. 나도 착잡한데."


전정국
"착잡하지 않아."


강슬기
"......?"

슬기가 정국을 보니 오히려 더 밝아 보였다.

오히려 비열해 보이기도 하고.


전정국
"이제 진짜 주현이 맘 바꿔서 진짜 행복하게 해 줘야지 안 그래?"

슬기의 생각보다,

정국은 더 셌다.


전정국
"11년 기다렸다. 더 이상은 못 해."

아무래도 그를 밀어줘야 할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