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소년

25 고민

고작 2박 3일임에도 길게 느껴졌던 여행이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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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드디어 집에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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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슬기

"그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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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너무 길었어. 그치?"

보통 여행 끝나고 나오는 사람들의 반응은 아니었다.

당연했다.

주현은 주현대로,

슬기는 슬기대로,

정국은 정국대로,

... 그리고 의건도,

힘들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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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아, 진짜 쟤도 미련 있는 것 같은데... 아... 그래도 물어보진 말걸...'

의문과 쪽팔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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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슬기

'아, 그놈 진짜 어떻게 된 거지.'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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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주현이.. 다시 걔와 이어지려나?'

쓸데없는 걱정,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남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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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후우.."

도무지 어떤 생각인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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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으앙, 몰랑!"

일단 그냥 집으로 가기로 했다.

부릉~

집으로 가는 그들을 한참 동안 지켜본 의건은,

조용히 이모네 민박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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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건 이모 효리

"그 아가씨 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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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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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건 이모 효리

"너 헤어질 때 돈보다 못하다는 소리 하고 헤어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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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왜 듣고 있냐고 그런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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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건 이모 효리

"등신 같은 놈. 저 아가씨도, 너도 서로 미련은 있어 보이는데 서로 붙잡질 못하네. 참 대단하신 사랑들이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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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하.. 그니깐. 내가 그런 말을 해도 왜 미련이 남아 있냐고, 나 따위한테."

혼자 인생 다 산 듯해 보이는 의건에게,

효리가 슬쩍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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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건 이모 효리

"언니하고는 영원히 안 볼 작정이냐?"

여기서 언니는 효리의 언니,

즉 의건의 어머니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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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내가 돌아갈 것 같아, 이모?"

그러자 의건의 음성이 급격히 바뀌었다.

너무 차가워졌다.

주현에게 말할 때보다 훨씬 더.

진심이 느껴지는 혐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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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그 망할 여자하고는 못 봐, 절대. 내가 왜 봐? 그런 짓까지 한 악마 같은 미친 여자를."

보통 자기 엄마에게 이런 반응이 나오면 그래도 '예끼 이놈아. 엄마한테 그게 무슨 소리야?' 하는 반응이 나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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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건 이모 효리

"......"

어쩐지 효리도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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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이모도 그거 아니깐 그 여자랑 10년 넘게 연 끊고 사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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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건 이모 효리

"... 그래."

이 가족에겐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

여행 끝나고 일주일 쯤 지난 뒤.

주현은 집에서 뒹굴뒹굴 구르며,

아무건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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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지루하다~ 지루해요~"

슬기는 무슨 일이 있다고 하고,

슬기 때문에 변변찮은 친구도 없고.

진짜 할 일이 없는 주현은 지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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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뭐 재밌는 일이라도 쾅 생겨라!!!!"

하지만 그렇게 소리쳐도 무슨 일이 생길 리 없었다.

그냥 잠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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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으앙!!! 지루하다고!!!!"

차라리 여행이 그리워질 지경이었다.

그때였다.

홀린 듯 날 따라와~ 모두 환호해~

주현의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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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으어!! 재밌는 일!!! 신나는 일!!!"

어쩐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전화를 받는 주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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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으잉? 뭐야, 전정국?"

정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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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야, 전정국. 니가 전화를 다 하고. 어쩐 일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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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뭐. 너 지금 지루할 거 같아서."

주현의 속마음을 정확히 읽은 정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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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으엥? 뭐야, 어떻게 알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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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내가 지루하니깐. 어차피 우리 둘 다 친구라곤 슬기밖에 없는데 슬기는 귀찮아하니깐 우리 둘 다 지루할 수밖에.."

말하다가 본인도 슬퍼진 정국이었다.

난 왜 친구가 없지?

사실 그건 아니었으나, 일단 없다고 해 두자.

하튼 주현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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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그렇게 말하니까 슬기 쓰레기 같다. 넌 참 이상한 재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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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뭐. 어쨌든."

그가 전화의 목적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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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영화나 보러 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