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형, 내가 무서워요?
pro. 우리는 사랑을 죽었다 칭했다.

蓮月연월
2020.10.13조회수 131

어떻게든, 살아볼게요.

형, 진짜 살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의사가 그랬어.

이건 정신병이라고.

약만 제때제때 잘 먹으면 괜찮을 거랬어요.

몸이 찢기고 목구멍이 더러워져도

형을 집어삼킬 혀가 있다면,

온몸을 불태우고 남은 잔유물들을 적패해도

형을 씹어먹을 이가 있다면 괜찮을 거랬어요.

근데 더 웃긴 건 뭔 줄 알아요?

나는 그것도 모르고 엄청 슬퍼했잖아.

내 병은 여태껏 그 잘난 맛에 돌아가는 의학 세계에서 조차도 발견된 적이 없는 휘귀소래.

시퍼런 눈을 뜨고 나를 먹잇감 마냥 쳐다보는데

하나같이 괴악스럽게 죽여버리고 싶은 거 있죠.

그래도, 나 칭찬해줘야 돼요.

형 때문에 입술 깨물고 참았으니까.

김석진이라는 완벽한 속삭임에 전루되어 이젠 돌이킬 수 조차도 없는 나락 속에 빠져사는 중이라서,

어쩔 수가 없대요. 김태형이.

그러게,

처음부터 사랑을 왜 줬어요.

내 꼴을 좀 봐봐.

이게 사람 꼴이야?

제발 구태된 허물을 벗은 늑골의 모습을 아득한 환상 밑의 청춘이라고 오명하지 마요.

낱낱이 쪼그라든 기억 속의 먼지들이 우릴 보며 비웃고 있잖아요.

요즘 청소기들은 다 기능이 별로더라.

고작 과거의 기괴한 점막 하나 떼어내지도 못하면서 꼴에 이름이라고.

형.

이참에 청소나 한 번 할까요?

싫어?

...씨발.

엎드려서 우는 꼴을 봐야 정신을 차리겠다니까요, 아까 말했잖아?

형, 뭐해요

안 울고.

눈 감고 침대에 누워있어야

착한 어른이죠.

안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