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여주는 필요없습니다만
13. 백설공주 ; 내 머리속에 맴도는 너



김동현
후.........

동현이는 한숨을 쉬며 다시 팬을 잡고 서류를 처리했다


김동현
........언제 여기까지 했데?

오늘따라 집중이 안되서 느릿느릿하게 일을 처리했을 텐데 이상하게 서류의 절반 이상이 처리되어 있었다

동현이는 도저히 자신의 앞에 펼쳐진 해괴망측한 일을 이해할 수 없었다.

처음 맡아보는 시원한 사과향에

달콤한 라일락향에 눈을 떠보니 사과향을 품기는 주인을 마주쳤다

새하얀 피부와 밤하늘을 닮은 까만 머리, 자신의 팔에 누워있는 그의 머리에서 나는 시원한 사과 냄새처럼 빨갛고 앙증맞은 입술을 한 그 의문의 남자는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읽어주신 동화 《백설공주》에 나오는 '백설공주'가 실존한다면 아마 그처럼 생겼을 것이라는 생각을 끝으로 우진이의 부름에 고개를 돌렸다


박우진
폐하


김동현
왜?


박우진
무슨일..... 있으십니까?


김동현
...........


박우진
황후궁에서 나오신 이후 평소와 다르게........

황후궁..... 역시 그는 전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술에 잔뜩 취해도 누군가를 부르지 않았던 자신이자 '그 사건' 이후 황후궁을 들어가지 않았던 그가 황후궁에서 눈을 뜬것도

그 황후궁이 누군가 사용한 흔적이 있는것도

그냥 지금 자신이 놓인 이 거지같은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김동현
..........평소와 다르게?


박우진
......아닙니다


김동현
그나저나 왜?


박우진
신탁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김동현
신탁이?


박우진
예


김동현
........알겠네

동현이는 팬을 놓고 자리에 일어나며 말했다


박우진
지금 다녀오실겁니까?


김동현
.....생각정리도 하고


김동현
오랜만에 형님도 볼겸해서



전웅
...........

웅이는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손으로 입꼬리를 쭈욱 올려 괴상한 미소를 지었다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해괴망측한 미소를


전웅
하...........

웅이는 한숨을 쉬고 자신의 입꼬리를 괴상하게 올린 손을 내리며 한참을 멍하니 거울을 바라보았다

혼자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빛나던 그와 있을 때보다 더 어울렸다

빛나던 그와 함깨있는 자신이 아니라

혼자 쓸쓸히 서있는 자신의 모습이


전웅
.......다들 짝이 있는거지


전웅
분명 어딘가 내 짝도 있을거야.......


전웅
............


전웅
그 짝이 그가 아닐 뿐

웅이는 다시 한번 거울을 향해 미소지었다

아까보단 자연스럽지만 감정이 전혀보이지 않는... 그런 미소를


달칵-

문이 열리고 웅이가 밖으로 나왔다


하성운
일어나셨습니까?


전웅
나.... 밖에 나가고 싶어


하성운
..........

성운이는 잠시 멈칫하다가 말했다


하성운
앞까지만 경호해드리겠습니다


전웅
........ㅎ


전웅
고마워



김동현
형님

동현이의 부름에 가을 햇살이 담긴 머리빛을 하고 사제복을 입은 남자가 뒤를 휙돌아 활짝 웃으며 동현이를 반겨주었다


김종현
동현아!


김동현
신탁이 내려왔다기에 달려왔습니다


김종현
이번 신탁은 내가 신이나서 재빠르게 우진이에게 알려줬지


김동현
무슨 내용입니까?


김종현
너의 반려의 관한 이야기야


김동현
.......반려요?


김종현
어두운 밤과 같으면서도 따스한 햇빛을 머금은 이가 너의 반려라는 신탁이 내려왔어

동현이의 머리에 아침에 본 그 남자의 모습이 잠깐 스쳐갔다


김동현
'..........미치겠군'


김종현
혹시 만났어?


김동현
........아니요


김동현
아닐겁니다


김종현
근데 동현아


김종현
어제 블러드문 아니였어?


김동현
블러드문이었습니까.........?

그동안 레드문, 즉 블러드문이 뜨는 밤이면 베르크의 저주를 받은 동현이는 타들어갈 것같은 고통을 느꼈다.

블러드문이 뜨는 날은 베르크의 밤이니깐........


김동현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던 동현이는 마침내 웅이를 자신의 옆에 두리라고 결심했다. 그가 자신의 저주를 풀 수 있는 열쇠라고 생각했기에 오로직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종현이는 동현이의 팔을 살짝 걷었다.


김종현
.......저주가

모든것을 뒤삼킨후 남은 잿더미처럼 까만 저주문향이 연해졌다


김종현
........무슨일이 있던거야?


김동현
.......모르겠습니다


박우진
'폐하께서 이상해지셨어'

그 '노예'가 온 이후로 조금 순해진 자신의 주군도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 '사랑'이란 감정은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게 만든다'라는 내용을 책에서 봤기에 이해가 되지 않아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오늘은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아니 이상했다

인상을 쓰며 이를 부드득 갈다가 다시 차분히 일을 하고를 반복하며 서류작업을 했다


박우진
싸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