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황제
🥀🏆 피가 든 성배를 들이킨 황제



이찬
ㄱ, 고정하세요 폐하...!


전원우
...내 황자가 바라는 일을 하는 게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인가.


이찬
...ㅍ, 폐하.


이찬
오늘은 이미 많이 늦었습니다.


이찬
...오늘은 그냥 쉬도록 하시지요.


전원우
내가 피곤할까 걱정이 돼서 그런 거라면,


전원우
걱정할 필요 없네.


이찬
ㅈ, 제가 공정하게


이찬
내일 처형할 죄인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전원우
쉬운 일이 아닐텐데.


이찬
...최한솔 황자와 함께 해보겠습니다.


이찬
기회와 그리고...


이찬
시간을 주십쇼.


전원우
기사 단장의 생각이 궁금하군요.


김민규
전 폐하가 가시는 길로 따라 걸을 뿐입니다.


전원우
...이리 수동적이여선,


김민규
그래도 이 밤보다는 낮이 소문이 빨리 돌지 않겠습니까, 폐하.


전원우
그럼 황자의 말을 좀 들어보도록 하지.


전원우
기사 단장께서는 두 황자를 잘 지켜봐주게.


김민규
알겠습니다, 폐하.


이찬
...감사합니다, 폐하.


. . .


전원우
누구를 당장 죽일 지는 뻔하게 나오니, 두려웠던 것이겠지.


전원우
내일 아침 해가 밝으면, 이 말들이 어떻게 소문을 탈지.


전원우
참으로 궁금하네.


. . .

덜컥-


권순영
오늘은 많이 조용하네.


홍지수
아, 왔어?


권순영
언제까지 시스투스에서 만나야 되는지.


권순영
너무 멀다고.


홍지수
그나마 우리가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곳이잖아.


홍지수
문제는 그게 아니야.


권순영
무슨 문제야 또.


홍지수
오늘 찬이가 못 온 이유를 알려줄까?


권순영
그냥 늦는 거 아니야?


홍지수
지금 황실 내에서는 소문 쫙 돌고 있어.


홍지수
전원우가, 죄가 있는 자들을 직접 처형하겠다고


홍지수
어젯밤에 얘기가 흘러나왔는지.


홍지수
완전 어수선하더라.


권순영
근데 그게 찬이랑 무슨 상관인데?


홍지수
그 말을 꺼냈다던게 찬이라던데?


홍지수
밤에 처형을 막기 위해서 아침까지 죄인들의 죄목들을 정리하겠다며 시간을 벌었다던데.


권순영
걔는 왜 쓸데 없는 말을 하는 거야.


권순영
전원우를 우리 쪽으로 확실히 끌어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홍지수
오히려 잘 됐어,


홍지수
일단 폭군이 되기 위한 첫 걸음이잖아.


권순영
폭군이 되기 전에 우리의 편이 되어야지.


권순영
이러다 우리까지 죽으면 어쩌려고


홍지수
걔는 우릴 못 죽여.


홍지수
아무리 폭군이 되어도, 그 줄을 잡는 건 우리야.


홍지수
우리가 놓아버리면 원우도 끝나는 거야.


권순영
...하, 정말.


권순영
아무튼 그래서 그거 정리한다고 이찬은 못 오고?


홍지수
우리도 곧 가야지.


홍지수
오후에 형을 집행한다던데, 그 전에 미리 가서 분위기 살펴야지 않겠어.


권순영
아, 보기 싫은 얼굴들이 너무 많은데.


홍지수
우리가 원하는 대로 그려지고 있는지 확인은 해야지.


권순영
그래 뭐...


권순영
가보자, 그래.


권순영
얼마나 무서운 황제가 되었을지.


. . .


전원우
우리 황자들께서 성실하게 일을 처리해주었기에,


전원우
제국을 더럽히는 자들을 모조리 처리할 수 있는 기회가 빠르게 찾아왔군요.


최한솔
제국을 위해 움직이는 것은 당연한 행실이 아니겠습니까, 폐하.


전원우
ㅎ, 좋습니다.


전원우
기사 단장께서 준비한 게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김민규
네 폐하, 어떤 것이 손에 맞으실지 몰라


김민규
칼 여러 자루를 준비해놓았습니다.


전원우
고생을 꽤 하셨겠군요.


김민규
폐하께서 중요한 일을 하시는데, 이 정도는 어렵지 않습니다.


전원우
좋습니다.


전원우
여기 이 죄인들 뒤에서 제국민들은 잘 보도록 하시오.


전원우
제국의 황제가 힘을 키우는 것을 원하지 않고,


전원우
다시 이 자리에 인간을 세우고 싶다면


전원우
죄를 짓지 않는 것이, 유일하다는 것을.


칼을 높이 든 원우,

모두가 칼끝을 집중하며, 정적이 흐르고만 있을 때.


슥-! 투두두둑-

빠르게 끊기는 수많은 죄인들의 목숨.



전원우
잔을 가져오도록-


김민규
여기 있습니다, 폐하.


죄인들에게서 흘러나오는 피들을 잔에 담는 원우.



전원우
죄를 짓고, 죄인들이 많아진다면


전원우
짐의 힘이 강해진다는 이유를, 이제 모두가 알겠지요.


제국민들 앞에서 피가 든 잔을

끊김없이 들이키는 원우,

그의 모습에 제국민들은 숨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

피를 끝내 다 마신 원우는,

잔을 바닥에 떨어뜨렸고, 잔이 깨짐과 동시에

원우는 피식 웃으며 제국민들을 바라보았다.



전원우
이들 중에서도 죄를 지은 자가 꽤나 있겠지요.


전원우
그렇지 않습니까, 이찬 황자.


이찬
...네, 수가 꽤 많아 어쩔 수 없이 줄였습니다.


이찬
이 처형식을 보는 저 수많은 제국민 중에서


이찬
죄를 안 짓고 살아온 자들은 없겠지만,


이찬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함에도, 저기서 바라보는 자들이 있겠지요.


전원우
처벌을 받기 싫다면, 눈에 거슬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요.


전원우
내 눈을 피할 수 있는 죄인들이 과연 몇 명인지


전원우
기대하겠습니다.


김민규
폐하, 이만 가시지요.


전원우
그러지, 이 정도면 그들도 깨달았겠지.


이찬
...


자릴 떠나는 원우와 다르게,

여전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제국민들과,

두 황자.



최한솔
어째서인지, 긴장을 많이 하셨군요.


이찬
뭐, 사람이 죽는 일에 긴장을 안 할 수가 있겠습니까.


최한솔
피라면 환장을 할 우리가, 고작 이런 일에 긴장을 하는 겁니까.


최한솔
이찬 황자께서는 지은 죄가 꽤 있으신가봅니다.


이찬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이찬
...그럴 일도 없습니다.


최한솔
뭐, 이찬 황자께서 지은 죄가 없다면,


최한솔
뻔히 보이는 군요.


최한솔
저기 보이는, 당신들의 가족.


최한솔
귀족들 사이에 숨어서 권력을 노리는


최한솔
추기경과, 아델린의 공자.


이찬
...말씀을 아끼시지요, 최한솔 황자.


최한솔
아무튼, 행운을 빕니다.


최한솔
황제께서 과연 당신들에게 칼끝을 안 겨눌지.


최한솔
봐야 아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찬
...


자리에서 일어나는 한솔,

찬은 한숨을 내쉬고는 그를 뒤따라 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