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재] 회장님은 바람둥이

#35 : 여우의 먹잇감

김 남준 [28]

"...빨리 왔네."

"그치?"

정 호석 [28]

"붕대 너무 불편하다 야_"

정 호석 [28]

"너 말처럼 괜히 뛰어내렸나?"

김 남준 [28]

"자랑이냐? 죽었다 살아돌아온 주제에."

정 호석 [28]

"에이, 왜 그래~ 아무튼 살았잖아."

정 호석 [28]

"선여주 반응은, 어떤데?"

김 남준 [28]

"우시면서 너 병실이라도 알려달라고 하시더라."

김 남준 [28]

"김 회장과 여주씨 둘 사이에도, 싸한 기류가 흐르는 것 같아."

정 호석 [28]

"예상대로야, 수고했어."

김 남준 [28]

"...앞으로는 그런 계획 세우지 마."

김 남준 [28]

"안 도와줄거니까."

정 호석 [28]

"뭐래~ 이런 일 있으면 가장 먼저 도와주는 게 너거든?"

김 남준 [28]

"...여주씨한테, 꼭 그래야 하냐."

정 호석 [28]

"걔도 아픔이라는 걸 겪어봐야지."

김 남준 [28]

"너 답지 않네. 죽고는 못 살더니, 떨어지고 기억이라도 잃은 거냐?"

정 호석 [28]

"잊고 싶었긴 했지_ 지금 가장 괴로운 게 나니까."

정 호석 [28]

"히야... 경치 좋네, 병원 좋은데로 왔네?"

정 호석 [28]

"꼴에 김석진 여자라고... 쓰러지기만 했는데 서울병원까지 실려올 일이냐."

정 호석 [28]

"정작 실려 와야 될 사람은 난데 말이야. 안 그래?"

김 남준 [28]

"...진짜 단단히 마음 먹었네."

김 남준 [28]

"여주씨는 너한테 엄청 미안해 하시던데, 너도 그런 척이라도 좀 해라."

정 호석 [28]

"굳이 그래야 되냐, 진심도 아닌 거 척이라도 해서 뭐하게."

김 남준 [28]

"...됐다. 몸은 어때."

정 호석 [28]

"덕분에 많이 나아졌지, 너 아니었으면 나 죽었다?"

정 호석 [28]

"도와줘서 고마워."

김 남준 [28]

"...응."

20층 높이의 건물에서 떨어진 정호석이 어떻게 붕대만 조금 감고 멀쩡하게 살아있는지 꽤 오래 전으로 되돌아간다.

내 주머니에는 선여주와 김석진의 복수 계획이 적힌 종이가 들어있었다. 너네가 기어코 결혼을 하겠다면 나도 기어코 계획을 실행 시킬 수밖에.

화기애애 한 결혼식장의 문 밖에 서있는데 얼핏 선여주의 모습이 보였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평소에는 하지 않았던 화려한 화장을 하고 있었다.

정 호석 [28]

"이쁘네."

정 호석 [28]

"...미쳤나 내가."

나도 모르게 이쁘다 하는 걸 억누를 때 즈음, 김남준에게서 전화가 왔다. 너도 이 개 같은 소식을 전해들었니. 참 빠르기도 해라.

정 호석 [28]

- "어, 왜_"

김 남준 [28]

- "아니, 오늘 진짜 할거야?"

정 호석 [28]

- "도와준다며, 나도 죽기는 싫거든~ 내가 미쳤냐?"

김 남준 [28]

- ".....그래서 어딘데."

정 호석 [28]

- "식장이지, 좀 이따가 옥상 올라가."

김 남준 [28]

- "이게 맞는거냐 진짜..."

정 호석 [28]

- "나 딱 한 번만 믿어봐~ 효과 만땅이라니까?"

김 남준 [28]

- "...알았어. 나 간다."

정 호석 [28]

- "10분 이내로 세팅 해놔,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할게."

김 남준 [28]

- "너나 조심해."

정 호석 [28]

- "당연하지~"

전화가 끊기고 활짝 웃고 있는 널 보며 생각했다. 그 웃음이, 다 날 향한 걱정으로 가려졌으면 좋겠다고.

김석진과 행복하게? 웃기지 마, 넌 날 못 벗어나. 영원히.

선여주가 날 따라서 옥상으로 들어왔고 인상을 찌푸리며 담배 좀 끄라 한다. 무의식으로 피고 있었던 담배이긴 하지만 너가 미운 마음에 가시 같은 말들이 자꾸만 나왔다.

정 호석 [28]

"김석진도 흡연자길래 좋아하는 줄 알았지~"

김석진 얘기를 하자 기가 차다는 듯 헛웃음을 내뱉는 선여주. 그 표정이 이제 다 무너진 것 같은 너의 표정으로 보일 것을 생각하니 재밌어졌다.

김 석진 [29]

"징글징글 하게... 혹시나 했는데, 정호석 맞구나?"

김석진의 얼굴까지 보니 더 이상 시간을 끌 여유가 없었다. 잘 있어라, 너희의 세상을 내가 다 끝내버릴테니까.

정 호석 [28]

"I love you, I'll be back. so let's love again then." (사랑해, 꼭 다시 돌아올테니까 그땐 다시 사랑하자)

선 여주 [28]

"정호석...!!"

내 자켓 안 주머니에 있던 선여주와 김석진의 복수극 계획, 핸드폰, 여권을 놓고 선여주가 와서 잡을 틈도 없이 뛰어내렸다.

선여주의 눈물을 글썽이는 얼굴을 마지막으로 나는 눈을 감았다. 물론... 5층 높이 쯤에 김남준이 미리 설치 해둔 매트리스로 인해 가벼운 골절만 생겼지만 그 표정이 꽤나 재밌었다.

그 질문 하나에 병동의 공기흐름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굳은 표정의 석진오빠와 머릿속이 복잡하게 얽힌 나.

김 석진 [29]

"...대답해. 도대체 누굴 사랑하냐고 넌."

선 여주 [28]

"...오빠."

김 석진 [29]

"우리 결혼한 사이야. 근데 넌 아직도 정호석 그 새끼한테 정신 못 차리고 있잖아."

김 석진 [29]

"내가 몇 번을 참았고 얼마나 기다렸는지 너는 생각 안하지?"

선 여주 [28]

"오빠..."

김 석진 [29]

"난 널 아직도 너무 사랑하는데, 나만 그랬던 거야? 진짜?"

선 여주 [28]

"오빠 조금만 진정하고..."

김 석진 [29]

"진정하게 생겼어 지금?"

김 석진 [29]

"지금 그딴 새끼한테 눈 돌려봤자...!"

선 여주 [28]

"왜, 오빠 커리어 망가질까봐?"

김 석진 [29]

"뭐?"

선 여주 [28]

"정호석이 당연히 걱정되는 거 아니야?"

선 여주 [28]

"걔가 내 전남친이라고 해도 나 걔 10년 동안 알고 지냈어."

선 여주 [28]

"10년 지기 친구가 20층 높이의 건물에서, 그것도 내 눈 앞에서 떨어졌다고 생각해봐."

선 여주 [28]

"오빤 그것도 이해 못해줘?"

김 석진 [29]

"내 말은 그게 아니잖ㅇ...!!"

드르륵_

"선여주 환자 상태 체크 하러 왔는데요_"

선 여주 [28]

"...아, 네."

언성을 높이기 전에 간호사가 들어오는 바람에 오빠와 나의 싸움은 멈췄다. 오빠는 한숨을 깊게 내쉬며 나갔고 간호사는 내게 가까이 다가와서 링거팩을 갈아줬다.

"이거 한 시간 정도 걸리시니까 이것만 다 맞고 나가시면 돼요_"

선 여주 [28]

"네 감사합니다_"

"...남자친구 분이랑, 싸우셨나 봐요."

선 여주 [28]

"...네."

"J그룹 김 회장님...이신 것 같던데."

선 여주 [28]

"부유한 사람과 지낸다는 게, 더 힘들 수도 있는 거니까."

"아..."

박 은서 [26]

"그러시구나..."

[미리보기]

박 은서 [26]

"오빠, 오랜만이네요."

정 호석 [28]

"오랜만이야_"

[댓글 20개 이상 연재, 35개 이상 추가연재] +그... 늦어서... 죄송합니다 🙇‍♀️ 수행평가가 일주일에 쭉 몰려있어서,,

신작 제발 많이 가주시고!

그,, 이 작품 시즌2 고려 해보고 있으니까...! 혹시 어떤지 댓글에 남겨주세요!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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