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 남자아이
스토리 3ᵀᵞˢᴹ




⭐️ 𝕋𝕙𝕒𝕟𝕜 𝕪𝕠𝕦 𝕗𝕠𝕣 𝕙𝕦𝕟𝕕𝕣𝕖𝕕 𝕔𝕙𝕖𝕖𝕣𝕚𝕟𝕘 ⭐️


그렇게 나는 오늘 전정국이랑 같이 등교했다. 반에 들어와 보니 수연이가 엎드려 자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왠지 모르게 깨우고 싶게 생겨서 놀래켜주기로 했다.

정여주
“왁!!!”


최수연
“와아씨!!! …아, 정여주 진짜….”

정여주
“나 버리고 가니깐 잠이 솔솔 오지?”


최수연
“아니 쫓아올 줄 알았지. 왜 안 쫓아왔어."

정여주
“발목 삐었다, 새꺄.”

내 말에 풉 하고 비웃는 수연이를 보니, 아까 등굣길에 있었던 일을 말해주고 싶었다.

정여주
“야 잘 들어. 재밌는 얘기해줄게.”

수연이는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빨리 말해보라고 재촉했다. 아직 나 가방도 못 부렸는데, 하여간 성격이 너무 성급하다니깐.

정여주
“기다려봐…! 자.”

나는 바로 수연이의 옆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정여주
“내 사촌동생의 이야기야. 그니까 내 사촌동생이 학교 가다가 어떤 남자애랑 같이 오게 되었는데,”

수연이는 나에게 완전히 집중한 것 같았다. 이제 여기서 내가 말만 잘하면 된다.

정여주
“그 남자애가 옆반인데 왜 안 마주치는지 궁금해하더라고. 그래서 사촌동생이 많이 엇갈렸나 보다. 그랬는데.”

나는 계속해서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을 풀었다. 물론 사촌동생의 일로 포장하여 말했다. 차마 내 일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동생아 미안.

정여주
“얘가 이제부터 반에 계속 찾아오겠대. 근데 진짜로 찾아올까? ‘나는’ 걔가 반에 찾아오는 거 싫어하거든.”

나는 이상하게 불안한 느낌을 감지했다. 내가 뭘 잘못 말하고 있나? 의식하다 보니 수연이의 표정도 뭔가 웃고 있는 듯했다.


최수연
“어 그랬어? 그래서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정여주
“나는……. 응? 왜 나한테 물어, 사촌동생 일이라니까….”


최수연
“ㅋㅋㅋㅋㅋㅋㅋ 아까 ‘나는’이라며 ㅋㅋㅋㅋ.”

아. 진짜 바보 새끼인가. 왜 나는 제대로 하는 짓이 없는 것이야.

정여주
“…….”


최수연
“그래서? 누군데?”

정여주
“됐어. 안 말해.”

나는 계속 쳐 웃는 수연이를 뒤로하고 화장실로 향했다.


다시 반으로 돌아왔을 때에는 선생님께서 들어와계셨다. 종이 쳤었나. 쳤는데 내가 못 들은 건가. 방금 전까지 종이 친 것을 몰랐으니 문을 세차게 열고 반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모든 이목이 나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참 당당하네, 여주야?”

정여주
“아…. 아니, 죄송합니다.”

“어디 갔다 왔니?”

정여주
“아 저 화장실이요.”

나는 나에게 집중된 이목들이 꽤 부담스러워서 빠르게 자리에 착석했다.


“…자. 수업 시작한다.”



3000초의 긴 수업 시간이 지나고, 수연이는 기다렸다는 듯 당당히 내 옆자리에 앉아서 아까 그 남자애가 누구냐고 계속 물어댔다.


최수연
“아 빨리 말해줘. 안 말하면 너 수업 시간에 초코우유 먹은 거 다 이른다.”

정여주
“시발. 어떻게 알았냐? 자리도 나보다 앞쪽에 있으면서.”

나는 어쩔 수 없이 오늘 아침에 전정국을 만난 것, 전정국이랑 같이 학교 간 것, 전정국이 매 쉬는 시간마다 찾아올 거라는 것도 다 말했다.


최수연
“헐…. 대박이다. 그러게 내가 말했지? 걔 좀 괜찮다고 했잖아. 말하는 거 보니깐 괜찮은 애구만!”

정여주
“뭐래. 웃기지 마. 그렇게 좋으면 니나 사귀셈.”

한창 수연이와 내가 수다를 떨고 있을 때쯤, 많은 여학생들 사이로 혼자 키 큰 사람이 교실 문 앞에 서성이고 있었다.

안경을 안 써서 실루엣으로만 사람을 구별할 수 있었던 나는 단번에 알아보았다. 쟤는 전정국이구나. 하지만 아직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연이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정여주
“야.”


최수연
“왜.”

정여주
“저기… 문 앞에 서있는 애 누구야. 남자애 같은데.”


최수연
“어디…. 아. 어, 걘데? 전정국.”

아뿔싸. 저기 서있는 남자는 전정국이 맞았고 쟤는 지금 나를 찾고 있는 거였다. 아이고, 미리 숨어있을걸. 나는 전정국이 나를 알아보지 못하게 책상에 엎드렸다.

정여주
“거먼멀허저.”


최수연
“뭐?”

정여주
“가면 말해줘.”

웅얼웅얼 거려서 수연이가 못 들었는지 되물었다. 나는 급하게 얼굴을 들어 수연이에게 말을 전한 뒤 나는 계속 엎드려 있었다. 근데, 몇 분이 지나도 안 가는지 수연이는 갔다고 얘기를 해주지 않았다.

4분 정도 지났으려나. 나는 이상해서 얼굴을 들었는데 전정국이 보이지 않았다. 이 망할 최수연이 갔는데 얘기를 안 해준 거였다.

정여주
“아…. 최수연 개새끼야.”


최수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새끼를 믿은 내가 바보이지. 나는 한숨을 쉬며 오늘 전정국에게 받았던 초코우유에 꽂혀있는 빨대를 입에 물었다


최수연
“매점은 언제 다녀왔대.”

정여주
“전정국이 준 건데.”


최수연
“아.”

수연이는 맛있게 먹어라, 솔로는 서럽다.라는 말을 전한 뒤 내 곁을 떠나 자기 자리로 갔다. 솔로는 서럽긴 무슨. 나도 솔로인데 혹시 나랑 전정국이 썸 타는 사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얘한테는 작심삼일이 없나 보다. 지금 2교시 쉬는 시간인데 또 왔다. 매 쉬는 시간마다 찾아온다는 게 정말이었나. 나를 계속 찾던 전정국은 결국 나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어 인사를 했다. 안 받아주면 민망하니 나도 같이 인사해 줬다.

이번에도 숨어있을 걸 그랬다. 아까 1교시 쉬는 시간에는 엎드려서 안 들켰는데.

그때 전정국 뒤로 또 어떤 키 큰 사람이 왔다. 실루엣을 보니 내 찜콩 이상형님 같았다. 둘이 키가 크긴 큰가 보다. 여자애들 사이에서 둘의 머리만 삐죽 나와있었다.

정여주
“야, 수연아.”


최수연
“왜.”

정여주
“저기 전정국 옆에 서있는 사람 혹시 내 찜콩 이상형님이냐?”


최수연
“어디…. 어. 맞음.”

정여주
“헐.”

그분이 여기는 왜 오신 걸까. 혹시 여기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나…. 그 여자애랑 알콩달콩 인사하겠지.라고 생각한 나는 그분과 그 여자애 둘이 알콩달콩할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아서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그 여자애가 나인 것 같다. 내 찜콩 이상형님은 저 멀리서 여주야. 하며 나를 불렀다. 내 이름이 들려서 문 쪽을 바라봤더니 그분이 나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정여주
“…수연아 나 잠깐 나갔다 올게.”

나는 그분 옆에 전정국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내 찜콩 이상형님께 갔다.

정여주
“안녕하세요…!”


김석진
“너 이름 여주 맞지?”

정여주
“네…!!! 어떻게 아셨어요?”


김석진
“선도부라 학생기록부 봤지.”

내 예상이 맞았다. 이 분은 선도부였고 3학년이었다. 선도부장인 것 같기도 하고.

정여주
“저…그럼, 선배는 이름이 뭐예요…?"


김석진
“뭐일 것 같아?”

정여주
“네…?ㅋㅋㅋ.”


김석진
“ㅎ. 김석진이야.”

오 김. 석. 진. 이름 개 멋있다. 흔한 이름은 아닌데 되게 처음 들었을 때 끌리는 이름이었다. 내가 석진 선배를 좋아해서 그런가. 더욱더 멋있게 보였다.

나는 한창 석진 선배와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나는 알아채지 못했다. 옆에서 전정국이 나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김석진
“…정말? 나도 그런데.”


전정국
“야.”

나를 부르는 건가. 하고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그곳에는 전정국이 교실 문에 머리를 기대면서 팔짱을 끼고 나는 안 보여? 하는 표정으로 나와 석진 선배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순간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전정국은 우리를 위아래로 한번 훑더니 다시 나를 노려보고서는 깊은 한숨과 함께 가버렸다. 이번에는 내가 잘못한 것 같다.

기분이 상했겠지. 매일 초코우유 주면서 아침에 찾아오겠다는 것도 내가 오라고 해놓고서는 1교시 때는 숨어버리고, 2교시 때는 대놓고 앞에서 무시하고 석진 선배와 얘기를 나눴으니. 물론 나는 옆에 전정국이 있는 줄 몰랐지만.

석진 선배를 좋아한다는 것이 내 얼굴에서 다 티가 났을 거다. 나는 얼굴에 다 드러나는 편이라.


김석진
“…. 여주야, 난 이만 가볼게. 종 치겠다.”

정여주
“아…네! 안녕히 가세요!”

석진 선배도 당황한 모양이다. 뭐가 됐든, 나는 다시 반으로 돌아와 그 지루한 3000초의 수업을 들을 준비를 했다.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거라.


길고 긴 50분의 수업이 끝나고 나는 약간 전정국을 오는지 안 오는지 기다렸다. 아까 일로 인해 조금 기분이 상했을 텐데. 이번에 오면 기분이 풀렸다는 뜻, 오지 않으면 기분이 풀리지 않았다는 뜻이겠지.


최수연
“야 정여주. 나 이거 좀 알려줘.”

눈치 없게 끼어든 수연이가 수학 문제를 알려달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전정국을 기다리는 것을 멈추고 수학 문제를 알려줬다. 물론 내 정신은 교실 문 앞에 가있었지만.


수학 문제를 알려주면서 가끔씩 힐끗힐끗 봤지만 전정국은 결국 오지 않았다. 기분이 많이 상했나 보다.


최수연
“야. 너 누구 기다리는 사람 있냐? 찜콩 이상형님?”

정여주
“아니. 없는데.”

끝까지 전정국은 오지 않았다.

그다음 쉬는 시간에도 오지 않았고,

점심시간에도 오지 않았다. 물론 지금은 밥 먹으러 갔으니 안온 것이겠지만.

이제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그리 가까운 사이도 아니고. 우리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구나. 두 번 다시는 엮이지 말자. 생각했다.


참고로 얘기하자면 어제 일진 미화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저는 제 친구의 허락을 맡고 실화를 바탕으로 글을 쓰고 있으니 일진 미화가 아닙니다. 그냥 알아두시라구요 ㅎ.

아 그리고 혹시 팝콘 선물도 가능한가요? 저는 팝콘 출금을 안 해서 필요가 없는데 이왕 안 쓸 거 좋은데 쓰면 좋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