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소녀

09. 같이 살자

끔찍하게 지겨운 월요일이다.

하지만, 여태까지의 월요일과는 좀 색다르다.

8시 5분이 기다려지는건 오늘이 처음이다.

08:05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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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오늘은 다들 늦나 봐, ㅇㅇ씨 밖에 없네요?

뭐가 그리 좋은지 생글생글한 웃음을 가득 채운 얼굴로 나에게 다가온다.

한 손엔 역시 나비가 그려진 음료수를 들고.

그런데, 저 음료수는 도대체 뭐에요?

나비 그림도 항상 다르고, 시중에 파는 맛도 아닌 거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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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뭐, 자세한 얘기는 사장실에서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뭐가 그리 좋은지 잔망 넘치는 웃음에,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벌컥. 사장실에 들어오면 어김없이 훅 들어오는 이 좋은 냄새에 취한다.

사장실에 들어오면 항상 좋은 냄새가 나요, 기분도 좋아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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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어때, 이 오빠 향기가 아주 죽여줘? 미치겠지 그냥?

도대체 저 넘쳐나는 끼는 어디서 나온 걸까, 아이돌 해도 되겠어

나 오래 못 있어요 변백현씨. 곧 다른 분들 오실 시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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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잠깐만 잠깐만, 나 맘에 안 들어.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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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변백현씨가 뭐야 변백현씨가. 앞으로 평생을 함께 해야 할 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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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오빠 해봐. 오빠 -

오빠라는 호칭은 내 친오빠인 박찬열한테나 붙던 건데.

ㅇ..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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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오- ?

고개를 살짝 치켜들며 나를 따라하는 변백현의 얼굴을 보고 말 문이 막혔다. 잘생겨서 그런거야, 절대 내가 못하는게 아니고.

오..오이!!!!!!

오이라는 말을 하자마자 변백현이 나를 쳐다보며 눈을 동그랗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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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오, 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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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오빠도 아니고, 심지어 내가 극히 싫어하는 오이라니,

이마에 살짝 손을 얹고 못 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가로짓더니.

갑자기 예쁜 두 손으로 내 양 볼을 감싸곤 말한다.

변백현

빨리 해, 오빠라고.

밀려오는 설렘에, 심장이 미친듯이 뛴다.

요동치는 심장 박동의 미세한 진동이 변백현의 손을 타고 전달 됐는가 보다.

지긋이 나를 쳐다보던 변백현의 볼이 살짝 붉어진다. 이런 귀여운 면이 있었다니 -

순간 변백현을 골려먹고 싶다는 생각에, 내 볼을 감싸던 변백현의 손을 잡아챈다.

손을 꽉 잡아 못 움직이게 하고, 까치발로 서서 변백현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가선.

오빠.

작전은 기가 막히게 성공했다. 변백현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개져 동공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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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와 진짜..

수줍게 미소를 지은 그가 고개를 떨구며 자꾸 웃는다.

그런 변백현이 너무도 귀여워서 계속 귀에 대고 오빠 - 소리를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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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아 진짜, 이런건 또 어디서 배워온거야?

독학이죠 뭐,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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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어떻긴.

눈을 살포시 감은 변백현이 두 팔로 나를 감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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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꿈만 같아. 이렇게 예쁜 여자가 내 품 속에 있다는 것,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좋은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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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더 오래, 많이 보고싶어. 내게 주어진 모든 시간을 너로 가득 채우고싶어.

아까보다 심장이 더 빨리, 격하게 요동친다.

밀착되어 있는 탓에, 내 안의 심장 상태를 알아챈 변백현이 귀엽다는 듯, 머리를 쓰담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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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같이 살자, 오빠랑.

그렇게 우리의 위험한 동거는 시작 되었다.

노래 나비소녀 중 - "거부할 수 없는 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