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소녀

18. 선택해

늦은 밤, 힘 없이 길거리를 터벅터벅 걸으며 집으로 향한다.

김준면 그 새끼, 항상 나만 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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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면

ㅇㅇ씨, 지금 핸드폰이나 하면서 노닥거릴 시간 없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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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면

ㅇㅇ씨, 이 계획안 다시 써줬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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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면

ㅇㅇ씨, 나도 커피 한 잔만 부탁해요?

손이 없어 발이 없어, 진짜 -

.. 그래도 잘생겨서 봐준다 내가.

어둡고 한적한 골목이 무서워 괜히 궁시렁대며 집에 가고 있었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예전에 변백현이 몰래 내 뒤를 쫓아 우리집에 들어왔던 적이 있었다.

난 그저 변백현인 줄만 알고, 웃으면서 일부로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한 열 발자국만 가다가 갑자기 돌아서서 놀래켜 줄 생각으로, 행복하게 발 걸음을 때는데.

무언가 잘 못 됐음을 느꼈다.

나를 쫓는 듯 한 발자국 소리는 한 명이 아니였다.

대충 예상을 해보아, 세 명 정도 있는 듯 했다.

그때, 등 뒤에 있는 사람들의 발 걸음 소리가 빨라진다.

매우 당황해서 모르는 길로 무작정 뛰기 시작한다.

뒤이어 뒤에 있는 사람들도 뛰기 시작한다.

너무 무섭고 두려워 눈엔 눈물이 고이고,

뛰고 있는 다리는 떨려서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 같이 휘청거린다.

뛰기 시작한지 1분이 지났을까,

막다른 길 이었다.

이젠 도망칠 곳도 없겠다, 뒤를 돌아봤더니

정장을 입고 있는 모르는 남자 2명과,

그 두 명의 사이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여자는 김종아였다.

김종아

ㅇㅇ아, 언니가 조심하라고 했잖니 -

뒤이어 검은색 외제차가 그녀의 뒤에 주차된다.

김종아

뭐해, 쟤 빨리 끌어와서 차에 태워.

두 남자가 굵은 줄과 테이프를 들고 나에게 성큼성큼 다가온다.

미칠듯한 공포에 벽에 밀착해서 눈물을 흘리는데,

변백현에게 전화가 온다.

전화

ㅇㅇㅇ - 백현아, 나 좀 살려ㅈ -

김종아

시발, 저 년 빨리 잡아!!

전화

변백현 - 뭐야 너 어디,

남자 한 명이 내 폰을 뺏어서 전화를 끊어버리곤, 주머니에 넣는다.

남자1

얘 손이랑 다리 묶어, 잡고 있을게

그의 우악스러운 힘에 꼼짝 못 하고 묶였다.

너무 수치스럽고 무서워서, 눈물이 흘렀다.

남자2

얼굴도 괜찮고, 몸매도 죽이는데?

다른 남자가 내 손을 붙잡아 묶으며 더럽고 질척이는 시선으로 날 훑었다.

제발 변백현이 날 찾으러 와줬으면.

김종아

이번 일 끝나면, 저 년 물고빨고 다 해도 되니까 일처리 확실히 해.

김종아는 앞좌석에 앉고, 난 남자 두 명에 끌려 뒷자석에 앉혀졌다.

차는 더럽게 넓었다. 벤이라고 했었나

김종아

00골목으로 가자, 여기보다 더 한적하니까

김종아

ㅇㅇ아, 도망치려 해도 넌 안 돼 -

김종아

꽁꽁 묶여있는 주제에, 발버둥 쳐 봤자 소용 없을 걸?

김종아가 킥킥거리며 나를 조롱한다.

사랑이라는 감정 하나로, 이렇게 더러워 질 수 있는 거구나.

김종아

변백현한테 00골목으로 오라고 해.

남자1

네.

미치도록 조용한 골목이었다.

이 남자 둘과의 시간은 너무나도 끔찍했다.

남자1

이야.. 다리 죽이네?

더럽게 내 몸 더듬지 마, 좆같으니까

남자2

존나 비싸게 구네, 나중에 어떻게 감당하려고?

남자1

치마를 확 찢어버릴라 -

빨리 이 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변백현, 변백현이 너무 보고 싶었다.

전화

김종아 - 현아, 어디야?

전화

변백현 - 하아, ㅇㅇㅇ 어딨어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변백현의 목소리는, 많이 뛰었는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전화

변백현 - 아, 저기 있네

변백현이 이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오자, 김종아가 남자 두 명에게 손짓을 한다.

곧바로 남자 두 명은 내 양 쪽 팔을 붙잡고, 총을 꺼냈다.

변백현 image

변백현

뭐 하는 거야,

김종아

역할 소개를 하자면, 난 여주인공

김종아

넌 남주인공, 저 년은 방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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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감히 누구 맘대로 그따위 -

김종아

변백현!!!!!!

김종아

저기 있는 총, 보이지?

김종아

나야, 저 년이야.

김종아

선택해.

노래 나비소녀 중 - "예고도 없이 불시에 찾아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