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에 사라지는 신데렐라

아무나 따라가지 마요

알바생에게 끌려나와 간 곳은 텅 비어있는 강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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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여주 누나."

언제부터 그렇게 부를 정도로 친한 사이가 됬나. 했지만 심각해보이는 얼굴 때문에 가만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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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무슨 일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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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누나는 왜 아무나 따라가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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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아무나라뇨. 친절한 분 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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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요즘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데요!!"

알바생의 말 같은 사람은 아닐 것 같았고 알바생도 그렇게 안전할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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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전정국 씨는 그럴 사람으로 안 보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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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전.정.국.씨요?"

알바생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짜증난 말투로 말했다. 원수도 아니고 왜 이렇게 흥분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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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나는 이름 안 불러주면서...!!"

아니 이름을 안 알려줬잖아요. 알려주지도 않아놓고 불러주라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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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그런 말을 할거면 이름을 알려주고 하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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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아..."

아차 싶었던지 양 볼이 빨개지며 고개를 숙였다. 이제야 알았구나. 나는 한심한 눈빛으로 알바생을 내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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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박지훈이에요. 그냥 지훈이라고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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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예. 박지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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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지훈이라고 부르라니까요...!"

나는 고개를 절레 절레 저었다. 왜 저렇게 호칭에 집착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왜 지훈이라고 불러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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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겨우 두 번 만났는데 무슨 지훈이에요."

앞으로 만날 생각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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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자주 보게 될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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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누가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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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제가요...헤헤."

미소로 때우려는 박지훈을 보고 어이가 없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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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누나 웃었네요? 하긴 제가 좀 귀엽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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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

당연하다는 듯이 웃고 있는 박지훈 때문에 웃음은 저멀리 안드로메다 별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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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됐고요. 물건 주세요."

박지훈은 무슨 소리냐는 듯 눈이 동그래져 나를 바라보았다. 장난도 적당히 치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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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무슨 물건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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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내가 물건 두고 갔다고 했잖아요. 그거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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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아.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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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장난치지 말고 빨리 줘요. 시간 없어요."

눈을 이리저리 굴리는 박지훈을 보고 나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물건 없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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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어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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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

설마 했는데 진짜였다. 땀을 뻘뻘 흘리며 거짓말이라고 사과하는 박지훈을 쉽게 용서할 수가 없었다. 몸도 무거운데 불러내놓고 거짓말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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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장난해요? 나 갈 거에요."

나는 한껏 짜증을 내며 뒤를 돌았다. 애초에 전화번호를 알려준 내가 바보지. 아니, 이름도 알려주지 않을 걸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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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저..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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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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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진짜 미안해요. 그냥 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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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말을 해야....!"

거의 끝까지 말하고 나서 내가 무슨 말을 했나 싶었지만 늦은 것 같았다. 박지훈은 이미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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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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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이제부터는 그렇게 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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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잠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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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이왕 나왔으니까 놀러가요! 가요!"

왜 이야기가 그렇게 흐르는건데. 물건만 받고 집에 가서 쉬려고 했던 나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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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난 여주 누나가 나를 그렇게 보고 싶어할 줄 몰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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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그 말 뜻을 잘못 해석한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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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누나도 나 보고 싶으면 연락해요!"

그거 아니라고. 그 뜻이 아니라고요.

뭐가 그렇게 좋은지 웃으면서 사뿐히 걸어가는 박지훈이 어딘가 얄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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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자까

저도 보고 싶으면 애기해도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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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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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자까

.....왜 항상 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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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거울을 보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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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자까

.....알아요. 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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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아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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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