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에 사라지는 신데렐라
당신이 좋아요



홍여주
"......."


홍여주
"음...."

눈을 떠보니 내 집의 천장이 보였다.

어제는 생각보다 일찍 헤어졌다. 친구도 남자친구랑 둘이 있겠다고 하고, 나도 피곤했으니까.


홍여주
"회사 가야지..."

소파에서 일어나 탁자 위에 있는 물을 마시고는 화장실로 향했다. 이제 다시 평범한 생활로 바뀌는 구나.


홍여주
".....아."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니 이마 한 가운데에 여드름이 생겼다. 하필 이마라니.

이마에 약을 바르고 다시 거울을 보았다. 박지훈 때문에 요즘 괜히 자존감이 떨어진다.


홍여주
".....늦겠다."

대충 준비를 끝내고 회사로 걸어갔다. 아직도 벚꽃은 주변을 흩날리고 있었다.


홍여주
"그나저나 요즘은 그 꽃이 안 보이네."

옛날에, 한 번 보고는 바로 마음에 들어온 꽃이 있었다. 하얗고 예쁜 꽃.

전에 살던 집에 많이 피어 있었는데. 요즘은 보기가 힘들다.


홍여주
"그 꽃 이름이 뭐더라?"

평소에 잘 기억하고 있는데 갑자기 기억이 나질 않는다.


전정국
"여주 씨?"


홍여주
"에..?"

누군가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뒤를 돌아보니, 전과 같은 미소를 짓고 있는 전정국.


홍여주
"아...안녕하세요?"



전정국
"오랜만이네요?"


홍여주
"어제 만났는데요...?"

그러자 전정국은 소리내어 웃더니 눈가를 쓱 닦고 나를 바라봤다.


전정국
"예의상 하는 말 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홍여주
"네..."

내가 떨떠름하게 대답하자 전정국은 웃더니 가는 길도 같으니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전정국과 같이 가는 게 싫지는 않았던 터라 나도 흔쾌히 승낙했고, 함께 길을 걸었다.


전정국
"저는 꽃 진짜 좋아해요, 예쁘잖아요."


홍여주
"저도요!"

같은 걸 좋아한다는 말에 왠지 기분이 좋아져 목소리가 커졌다.


전정국
"하하, 그렇게 좋으세요?"


홍여주
"꽃을 보다보면 마음이 편해져서요."


전정국
"저도 그래요. 화려한 색에 향기도 좋으니까요. 꽃가루 날리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홍여주
"저도 꽃가루는..."

겨우 몇 번 만난 거지만 전정국과 있으면 기분이 좋았다. 워낙 밝은 미소에 성격도 상냥했고, 좋아하는 것도 비슷한지라 마음에 들었다.

설레는 건 없었지만 잘 맞았다.


홍여주
"전정국 씨랑 있으면 어쩐지 좋네요."


전정국
"네?"

전정국의 눈이 커졌다. 나는 그와 마주보며 웃었다.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홍여주
"오랜만에 잘 맞는 사람을 만난 것 같아서요."


전정국
"저도 여주 씨 좋아요."

전정국은 양 볼이 벚꽃 같은 분홍빛으로 변하면서 말했다.


홍여주
"회사 거의 다 왔네요?"

내가 그 말을 하자 전정국은 놓고 있던 정신을 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홍여주
"뭐 생각하고 있었어요?"


전정국
"아...아니요."


홍여주
"?"

내가 전정국을 쳐다보자 빠르게 고개를 돌리며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갑자기 왜 이러지.


홍여주
"나 왔어."

전정국과는 부서가 달라 문 앞에서 헤어졌다.

가방을 내려놓고 옆에서 졸고 있는 박혜승을 깨웠다. 항상 올 때마다 졸고 있지만 일은 항상 1등으로 처리한다.


박혜승
"으...응...왔어?"


홍여주
"응, 조금 있다가 부장님 와. 혼나기 전에 일어나."


박혜승
"그래야지..."


홍여주
"오늘따라 더 피곤해 보인다."

그러자 박혜승은 갑자기 방긋 웃었다.


박혜승
"어제 너무 힘들어서...재환이..."


홍여주
"그래..."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펼쳤다. 오늘은 평소보다 할 게 많았다.


홍여주
"나 오늘 야근 이구나..."

밤 늦게까지 일할 생각에 벌써 한숨이 나왔다. 그 많은 날 중에 왜 하필 오늘인지.


홍여주
"오늘은 너 혼자 가야겠다."


박혜승
"응...나 오늘 재화니가 데리러 온다고 했어."

그 말만 하고 박혜승은 두 팔에 얼굴을 묻었다. 이렇게 잘 자는데 어떻게 그렇게 일을 빨리 끝내는지 신기했다.


홍여주
"일이나 하자, 일이나..."

내가 일에 열중하는 동안 하늘은 금세 어두워졌다.


아임자까
오늘은 지훈 씨가 나오지 않.....(오열)


아임자까
그래도 다음번에는 나오길 기대하며...


박지훈
뭔 소리야. 당연히 넣어야지...!!



아임자까
힣...


박지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