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위험


잠에서 깨어났다.

"흐으으..."

기지개를 쫙 펴고 하품을 하며 무방비 상태로 방을 나섰다.

그런데! 주방에 성운이가 단정된 차림으로 요리를 하고 있었다...!

'어흑, 쪽팔려!!!'

성운이기 있다는 걸 까먹고 있었다... 오마이갓...

잠깐, 눈곱도 안 뗐는데?!

"안녕? 이제 일어났어?"

그렇게 친절하게 말걸지 말라구...! 울고 싶다...

"아, 응..."

나는 얼굴을 가리고 화장실 쪽으로 살살 뒷걸음질을 쳤다.

그런데! 하필이면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책 때문에...

꽈당 - !

요란하게 넘어졌다.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헝헝헝..."

손가락 틈새로 살짝 보니 성운이는 웃음을 참고 있었다.

"큭... 괜찮아...? 크흡..."

내 쪽으로 다가오려는 성운이에게 다급하게 외쳤다.

"안돼! 오지마아아!!!"

"왜?"

가까스로 웃음을 참은 성운이가 물었다.

"안돼안돼... 절대 안돼...!"

나는 그대로 일어나서 화장실로 달려가 문을 잠갔다.

그리고 세면대 수도꼭지를 아주 세게 콸콸 틀었다.

"아아... 난 망했어..."

정신을 차리고 화장실에서 겨우 나왔다.

'정신이 혼미해진다...'

비틀거리며 부엌에 가자 맛있는 냄새가 났다.

식탁 위에는 흰 쌀밥과 콩나물국, 그리고 계란후라이와 노릇하게 구워진 소시지까지. 정말 완벽한 한상이 놓여 있었다.

"우와! 너가 직접 다 만든 거야? 대단하다-!"

"아니야, 밥은 그냥 즉석밥 돌린 거고, 나머지는 끓이고 굽기만 하면 되는데, 뭐. 얼른 먹어봐."

자리에 앉아 콩나물국을 한술 떠 맛보았다.

"음! 맛있어! 집밥 먹는 거 엄청 오랜만이다~"

최고였던 식사를 마쳤다.

"우리 이제 뭐할래?"

"...뭐든 괜찮은걸."

말하며 싱긋 웃는 성운이의 얼굴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래? 그럼 마트에서 쇼핑하자! 요리하려는데 재료가 없어서 곤란했지?

"응? 나 오늘 밤에도 여기 있는거야? 그래도 돼?"

"어? 아닛... 어... 그게..."

나는 당황해서 말을 마구 더듬었다. 뭐라 말해야 하지...?

싫은 건 아닌데 좋은 건... 아냐아냐 위험해...!

"큭큭. 장난이야 -. 마트나 가자."

조금을 걸으니 마트에 금방 도착했다.

나는 채소 코너는 슥 지나쳐서 과자 코너로 곧장 향했다.

"식재료 사러온거 아니였어?"

"아... 식재료는 식재료구... 이건... 내 여가생활?"

"하하하핳 그게 뭐야-"

막 웃다가 갑자기 쎄한 느낌이 들었다.

'뭐지?'

재빨리 주위를 둘러보았다.

'...기분 탓이겠지.'

다시 웃으며 대화를 이어가려고 하는데, 성운이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져갔다.

"왜 그래?"

성운이에게 물으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딱 봐도 엄청 험악하게 생긴 거구의 남자가 성운이와 눈싸움을 하고 있었다.

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로를 노려보았다.

그러다가 마침내 험악한 남자가 입을 열었다.

"어이, 하성운. 잘 지내냐? 옆은 여친?"

"...닥쳐."

성운이의 입에서 나온 평소보다 험악한 말에 나는 깜짝 놀랐다.

"왜 그러실까~"

"가자."

성운이는 갑자기 내 손을 꽉 쥐고 마트를 빠르게 나갔다.

"에? 성운아? 왜 그래...? 괜찮아?"

내가 말을 걸었지만 성운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 손을 더욱 세게 맞잡을 뿐이었다.

작가입니다.

제가 로맨스를 못 쓰는데요,

그래도 쓰고싶어서 로맨틱코미디(?)를 좀 넣어봤습니다.

재밌으셨다면 다행이고, 재미없으셨다면... 무릎꿇고 사죄하겠습니다<<<<<<<<<뭐래니

낼모레 쯤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