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불행히도, (1)


그때, 다시 벨이 울렸다.

"누구야?"

"아까 그 사람인 것 같아. 받아봐."

나는 툴툴거리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전 강서준입니다."

"안 사요."

전화를 끊으려 하자 다급한 외침이 들렸다.

"저기! 혹시 성운이 알죠?"

"...네."

성운이의 과거에 관련된 사람은 다 이상한 사람들 같던데... 어떡하지.

"그럼 성운이한테 좀 전해주세요. 연락하라고."

"네에..."

"아, 그리고 다음에 또 연락해도 될까요?"

아니. 하지마.

"...맘대로 하세요..."

"감사합니다."

강서준이라는 남자는 전화를 끊었다.

"누구야?"

"몰라... 강서준, 이라는데? 너한테 연락하라고 전해달래.

"강서준?!?!"

성운이의 안색이 급격히 나빠졌다. 역시나.

"아는 사람이야?"

"...들어 봤어."

들어봤다는 건 도대체 뭘까.

"그래... 아 맞다. 너 집에 안 가?"

"갈 곳도 없는데, 뭐. 너네 집에서 살까?"

"뭐?!?!"

내가 깜짝 놀라자 성운이는 왠지 모르게 약간 실망한 기색이었다.

"그래... 장난이야. 그래도 잠시는 괜찮지?"

"응응."

"우리 이제 뭐할래?"

"그러게. 할 것도 없는데... 성운아, 우리 그냥 밖에 나갈래? 우산 있어?"

"응. 나가자!"

성운이가 조그만 가방에서 우산을 꺼냈다.

나는 순간 움찔했다.

'이거 그때 내가 사려고 했던...!'

그럼 그때 우산을 낚아채간 사람이 바로 너였구나...

코앞에 있었는데, 모르고 있었어...

나는 말없이 현관으로 가서 그 하늘색 우산을 꺼냈다.

"어? 너 내거랑 우산 똑같네?"

"응..."

기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남색 우산이 지금 성운이의 마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아서.

생각보다 비가 더 많이 내리고 있었다.

"어떡하지? 그냥 들어갈까?"

"아니야. 빗길을 걷는 것도 낭만적이지 않아?"

누가 보면 로맨스겠지만, 지금 내 기분은 엉망이다.

그래서 힘없이 대답했다.

"으응..."

"왤케 목소리에 힘이 없어? 진짜 몸살감기 걸린 거 아냐?"

"응? 아냐아냐..."

나는 성운이를 바라보며 힘없이 웃어 보였다. 그런데 그러느라 앞을 보지 못했다.

"악!"

"어어엇!!"

정장을 입은 한 남자와 부딪혀서 내 옷에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쏟아졌다.

'옷 방금 갈아입었는데... 재수 드럽게 없네... 에휴.'

"괜찮으세요? 죄송해요... 아, 진짜 어떡하지? 제가 새로 옷 사드릴게요 - ."

아까는 죽여버리고 싶었는데 옷을 새로 사준다니까 벌써 기분 풀렸다. 나 이기적인 거 봐 - .

"네..."

"아, 진짜로 너무 죄송해요. 제 이름이랑 전화번호 알려드릴게요. 잠깐 핸드폰 좀 주시겠어요?"

나는 그 남자에게 휴대폰을 건넸다.

그 남자는 연락처를 저장하더니 나에게 폰을 돌려주었다.

"나중에 꼭 사례를 해드릴게요. 아, 너무 죄송스러워서 어쩌지... 죄송합니다!"

그 남자는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하며 급하게 가버렸다.

휴대폰을 보니...

"강서준?"

"뭐?!"

옆에서 아무 말도 않던 성운이가 갑자기 큰소리를 냈다.

"이름이 강서준이야..."

우연일까?

필연일까?

...아니면 조작된 우연일까.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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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한번 해봤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