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바람 부는 날(1)


집에 들어가기 싫다.

진짜 싫다. 너무 싫다.

하성운의 얼굴을 못 보겠다. 보고 싶지 않다.

"

그래도... 들어가야지.

나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집에 들어갔다.

들어오니 성운이가 활기찬 목소리로 날 반겼다.

"왔어? 면접은 어떻게 됐어? 잘 됐어?"

"

"...잘 안됐어?"

"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

"응? ...혼자 있고 싶은 거야?"

툭,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그러자 하성운은 엄청나게 당황한 나머지 손을 이리저리 휘둘렀다.

평소 같으면 귀엽다고 난리였을 텐데.

콩깍지가 이제야 벗겨졌나 보다.

"왜, 왜 그래...!"

천천히 다가오자 나는 빠르고 단호하게 말했다.

"다가오지 마."

"어?"

당황해서 고개를 까딱였다.

"오지 말라고."

나는 그대로 다시 집을 뛰쳐나갔다.

"야, 어디가!!!"

뒤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난 멈추지 않았다.

정신차려보니 어둑어둑한 길가였다.

갈 곳도 없었다.

"하아... 어쩌자고 이런 짓을..."

괜히 그랬나 보다, 생각하며 눈물 범벅이 된 얼굴을 빡빡 문질렀다.

여름이라도 밤공기가 쌀쌀했다.

"...술 당겨."

독한 걸로.

바라니...

태어나서 난생처음으로 바에 들어갔다.

그냥 아무 곳이나 자리를 잡고 앉았다. ...괜찮겠지?

바텐더가 나에게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뭐로 하시겠어요?"

"...독한 걸로요."

"잊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 봐요."

"네에..."

"안주는 뭘로 드릴까요?"

"추천하시는 걸로 아무거나 주세요."

곧 술과 안주가 나왔다.

술을 천천히 따라서 한 모금 마셨다.

'존나 쓰네...'

안주는 달달한 과일이었다.

'술이 아주 그냥 잘도 쭉쭉 들어가네 - .'

"크으... 취한다아..."

사실 지금 완전히 맨정신이다.

어떻게 마셔도 마셔도 취하지가 않아?! 한 병 다 먹겠네!

"저기여! 이거 도칸 술 마자여어?!"

에베베... 혀 꼬이는 거 봐... 헤헤헤...

"손님, 취하셨어요."

바텐더는 살짝 웃었다.

"저기... 엄청 잘생겨써여... 아까부터 느꼈던 건데... 이름이 머예요? 힛..."


"저는 옹성우예요."

"성우우우~? 홍성우~"

"아니요, 홍성우 아니라 공성우 아니라 옹성우요!"

"알게써여, 옹성우 씨이... 왜 발끈하시나아? 그 얼굴로 그렇게 팍! 말하니까 오지게 귀엽자나여! 반해버리겠네! 우리 집에 있는 누구랑 다르게에!"

"...집에 누가 있어요?"

"응! 하셍언이라고, 드럽게 모쌩긴 애 있어요!! 하이씨... 이 말 하면 안되는데에... 보고시퍼... 겁나 잘생긴 성운이 보고시퍼어어어어~!"

뚝 -

포근하고... 따뜻하고...

또 무엇보다도 안심된다.

팔을 휘젓자 신음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흐그윽..."

"헤에... 누구야 너...?"

"

"말 안 하는 거 보니까 납치범? 히이익~? 무서워~ 성우낭!!! 나 구해죠!

"말 안 하는 거 보니까 납치범? 히이익~? 무서워~ 성우낭!!! 나 구해죠! 살려죠!!

"말 안 하는 거 보니까 납치범? 히이익~? 무서워~ 성우낭!!! 나 구해죠! 살려죠!! 보고시퍼어엉!!!

뚝 -

"흐으응..."

눈앞에 성운이가 있네...?

이거 꿈인가 봐 - .

"성운아, 나 오래전부터 할 말이 있었는데."

"나 너 좋아해."

"진짜로, 진짜로, 아주 많이 좋아해..."

"근데 가까워질 수가 없다?"

"진짜 너무 좋은데. 나 너를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할 수 있는데."

"너는 내 맘 모르지? 그러니까 그러는 거겠지?"

"한 번만, 한 번만 더 너를 보고 싶어."

"너가 너무 미운데 헤어날 수가 없어."

"진짜야, 진짜야...? 너가 그랬어?"

"말을 해... 말을 하란 말이야...!"

뚝 -

"...아... 나 이제 갈게. 너한테 짐만 된 것 같아서- 항상 너무 아팠어. 근데 이제는 더 너를 상처주고 싶지 않아."

...성운이?

어디 가는 거야? 나 놔두고?

점점 성운이가 시야에서 사라져가네?

헤에... 나 대체 꿈을 몇 번이나 꾸는 거야...?

가지마, 성운아...

가지마...

가지마...!

"헉... 헉, 헉..."

진짜 기분나쁜 꿈이다.

아래를 내려다봤는데, 옷이 그대로다?! 그리고...

"악, 술냄새!"

그러니까... 어제 바에 갔었는데...

이제서야 생각나는 과거의 추태들.

그리고 끊긴 필름들...

"으아아아아!!!! 나 뭐한 거야?!?!"

나는 벌떡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불길한 예감이 어쩐지 계속 들었다.

"성운아? 하성운?"

불러도 아무 대답이 없었다.

"성운아~ 빨리 나와봐, 나 배고파! 해장국 끓여줘."

나는 성운이의 짐을 두었던 곳으로 천천히 걸음을 뗐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어?"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어제 봤던 건 꿈이야. 그냥 내가 만들어낸 환상이야.

"어디 갔어? 어디 간 거야?"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면서.

"야, 하성운! 당장 나와. 지금 나오면 용서해줄게..."

또 바보같이 눈물이 났다.

"십... 구... 팔... 칠... 육... 오... 사... 사아암... 이이이이... 일의 반... 일의 반의 반... 일... 반... 반의 반... 반의 반의 반..."

...왜 간 거야?

나한테 말해줬어야지.

제대로 말도 안 하고, 그냥 가면 어쩌라는 거냐고...

난 그냥 그게 진실이라고 믿어야 해?

난 그냥 가만히만 있어야 하는 거야?

나빠.

나빠...

휴대폰을 화면을 켜자 문자가 와 있었다.

[어제 바텐더 옹성우입니다. 성운이라는 분이 데려가셨어요. 하실 말씀 있으시면 연락주세요]

나는 성운이게게 전화를 걸었다.

"고객님이 전화를 받지 않아..."

"하아..."

나는 티비를 틀었다.

"오늘부터 태풍의 영향으로 전국에 바람이 세게 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갑작스러운 호우에 대비해 항상 우산을 챙기셔야 하겠습니다."

아나운서가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옷을 갈아입고 구름이 그려진 그 하늘색 우산을 챙겼다.

그리고 밖으로 나갔다.

작가입니다.

오늘 또 역대급 분량을 찍었습니다.

맨날 늦게 올리는데 분량이라도 많아야겠다 생각해서...

그리고! 좋은 소식!!!

짠!!!!

유피테르의 처음으로 작가님이 그려주신 그림이에요!! 사실 이건 한참 전에 있던 거고

제가 사실... 이걸 보고 그림을 좀 그려봤어요


쨘

보라머리가 좋아서 그리고 색칠까지 하느라 공개가 늦었네요...

그런데 그 작가분이 또 그려주셨어요!!!

오오오오오오!!!

근데 아까운 건

여주는 학생이 아니라는...(딱히 말을 안 해서 모르셨나봐요ㅠㅠㅠㅠㅠ)

그래도!! 너무 잘 그리셨고 정말 감사합니다♡

그래서 이벤트!!

팬아트를 그려드립니다!

유피테르의 설화가 첫번째고

두번째, 세번째 신청받아요(선착순)

작품명 댓글로 올려주시면 시험기간이라 그리는 데에 몇 주가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예쁘게 그려드릴게요!


이 정도 퀄리티는 나오게... 그리도록 노력할게요!

모두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