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2] 익명 채팅에서 싸운 놈이 방탄고 일진이래요

첫날부터 찍히게 생겼다

식상함에 최적화 된 듯한 입학식을 겨우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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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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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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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대답 안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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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ㅇ...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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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너 집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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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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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닥치고 대답.

아니 내 집인데 왜 자꾸 캐내려는 거야?

속으로 세상에 있는 욕 없는 욕 다 씨부리며 까는 것도 잠시, 이런 내 생각이라도 들킬까 인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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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음? 뭐야. 되게 멀리 살 것 같이 생겨선 존나 가깝게 사네.)

잠시 당황한 정국이 머리를 긁적이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여주를 반 밖으로 끌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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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으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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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후우... 너, 내가 누군지는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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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오늘 입학 했는데 내가 널 어떻게 알아?

당돌한 것 하고는. 피식 웃음을 내던지던 정국이 다시 표정을 굳히곤 여주에게 성큼성큼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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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나 전정국이야, 아가야.

...

아, 진짜 망했다. 전정국이랑 같이 하교해야 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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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집도 꽤 가까운데, 등하교는 좀 같이 하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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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걸 내가 오... 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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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어쭈,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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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아뇨... 당연히 같이 가야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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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 앞에 당연히는 좀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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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존나 깐깐하군 그래.)’

그렇게 거의 반강제로 전정국과 함께 하교를 하게 된 것이다 이 말이다.

생각해보니, 전정국 일진이라고 들었는데. 나 벌써 찍힌 것은 아닐지 걱정되는 마음에 물었던 손톱이, 갑자기 누군가의 큼지막한 손에 의해 입가에서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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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으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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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손톱 물어뜯지 마, 바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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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전정국? 얘가 갑자기 왜 내 일에 신경을 쓰지. 내가 그렇게 바보 같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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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슬기

어머어머어머머 쟤네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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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

어머머멈머 닥쳐봐 강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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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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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손톱 망가질라, 물어뜯지 말라고.

이내 잡았던 손을 스르륵 풀며 자신의 가방을 정리하는 전정국.

뭐야, 나 방금 좀 설렐 뻔했잖아.

전정국과 함께 터덜터덜 학교를 나서니, 예상 외로 이번 봄은 벚꽃이 꽤 빨리 핀 것 같았다.

진짜 예쁘다. 어렸을 때 이런 거 많이 못 봤는데.

바삐 움직이던 걸음을 멈추고 지그시 떨어지는 벚꽃잎을 주시하는 여주에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듯한 정국 또한 걸음을 멈추고 여주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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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뭐냐, 감성팔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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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예전에 이런 거 많이 본 적 없단 말이야. 지금이라도, 이제서라도 마음껏 보고 싶어서. 먼저 가도 돼.

바보 같아. 집 앞에도 그렇게 많이 있는데 왜 굳이 여기서 보기를 고집하는지. 이런 정국의 답답한 속내를 모르는 바보같은 여주는 정국의 반복되는 말을 총 6번을 다시 듣고 나서야 이해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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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내일 아침 7시 20분에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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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응? 으응...

뭐야, 언제부터 등교도 같이 하게 된 거지. 살짝 당황한 여주였지만 이내 찍었던 사진들을 구경하며 활짝 웃음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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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헤헤, 꽤 잘 나온 것 같은데?

나온 사진들이 마음에 드는 듯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한 장 한 장 넘겨보는 여주.

어느 정도 사진을 구경하다보니, 정말 뜬금없게도 아까 학교에서 가장 떠들석했던 주제인 ‘익명채팅’ 여주의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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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참! 익명채팅 나도 해봐야지.

오늘 애들이 그렇게 말하니 솔직히 당연히 해보고는 싶었나보다. 그걸 비로소 오늘에서야 까는 것인지. 아무튼 얼른 게임가게에 들어가 익명채팅 앱을 깔았다.

(익명채팅 앱이 설치되었습니다.)

(익명채팅 앱을 바로가기에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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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오오... 신기하군.

마냥 신기하다 느끼긴 했다만, 나 이거 사용법 모르는데. 기계 다루는 것도 아니고 핸드폰을 요리조리 살피던 여주는 생각하는 듯 턱을 괴고 흐음... 그 큰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더니 이내 아! 하며 도움말을 들어간다.

와, 난 역시 천재야. 속으로 본인 자랑을 삼키며 도움말 내용을 차차 읽어내려갔다. 뭐야, 이렇게 하면 되는 거네 뭐.

생각보다 쉬운 방법에 너털웃음을 짓던 여주는 금세 이리저리 둘러보다 눈에 띄는 1:1 채팅방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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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오오, 신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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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안녕하세요?]

[ㅎ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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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이 새낀 뭐야, 존나 띠껍네.

내 반드시 니새끼를 족치리라 다짐하던 여주는 다시 예의 바른 소녀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이어 와있는 채팅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수밖에 없었다.

[야, 채팅하러 왔으면 잠수 타지 말고 채팅만 하다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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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뭐야 이 미친 새끼는?!

도무지 화를 참아낼 수 없던 나머지 여주는 결국,

사건의 시발점을 생성시키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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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야 이 씨*놈아 사람이 그리도 우습디? 초면에 반말 까는 것도 모자라서 욕이 그냥 술술 나오네ㅋㅋㅋㅋ 지금 나랑 장난해?]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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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뭐, 또 욕하시게?]

너 내가 누군지는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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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내가 그걸 알아서 뭐해?]

라고 말하는 여주였지만, 아까 정국의 말이 생각나 버리고 말았다.

‘후우... 너, 내가 누군지는 알아?’

‘너 내가 누군지는 알아?’

수다거리의 대상이었던 전정국과

함께 그 주제가 되었던 익명채팅.

그리고 삽시간에 엉켰던 실은

이내 너무 빠른 시간 내에 풀려버렸고,

참고 있던 숨을 겨우 들이킬 새도 없이 내 주위로 엉켜왔다.

프롤로그 형식이었던 1화와 달리 2화는 조금 길었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