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3] 내 비서가 너냐?
#16 내 비서가 너냐?


여주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고 소리없이 울고 있는 윤기 덕분에 여주의 어깨쪽에 옷소매는 점점 젖어만 갔다.

김여주
"..사람 잘 못보셨다니깐요.. 왜 이러세요.."

여주는 자신의 품속에서 한참을 울고 있던 윤기를 어색하게 밀어내며 끝까지 자신이 윤기의 비서, 김여주란 걸 부정하고 있었다.


민윤기
"쓰읍..- 죄송합니다, 제가 오해했나 보네요.."

그리고 윤기는 여주에게서 등을 돌려 터덜터덜 걸어갔다. 윤기와 직원들이 멀어져 갔을 때쯤 여주의 핸드폰으로 정국에게 전화가 왔다.

김여주
: "..여보세요."


전정국
: "야, 너 어떡할거야..!"

김여주
: "몰라아.."


전정국
: "하아.. 집에서 얘기해."

뚜우..- 뚜우..- 뚜우..-

여주는 통화가 끊김을 알리는 통화음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삼아서 자신이 사는 집, 곧 정국의 집으로 갔다.

여주는 편하게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수건으로 털며, 소파에 앉아 아무 생각 없이 텔레비전을 켰다. 번쩍번쩍 빛나는 텔레비전 화면을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는 여주.

오후 8시, 여주는 저녁밥도 안 먹고 똑같은 자세로 소파에 앉아있어 저려오는 다리를 부여잡고 아무 생각 없이 여주의 핸드폰에 걸려오는 전화의 발신자를 보지도 않고 받았다.

김여주
: "아오.. 여보세요."


민윤기
: "어.. 받았다.. 김여주.. 너 어디야..?"

여주는 핸드폰에서 윤기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망했다는 생각으로 입술을 깨물며 아무 대답 없이 있었다.


민윤기
: "빨리 말해 김여주, 아니 김 비서."

단호해진 윤기의 목소리에 괜히 울컥한 여주는 홧김에 윤기의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다리에 얼굴을 파묻고 소리없이 울었다.

그렇게 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비밀번호를 푸는 도어락 소리가 들렸다. 여주는 정국인가 싶어서 고개를 들었지만, 꽤 많은 사람 목소리가 들렸다. 자세히 들어보니 윤기 목소리도 섞여 있었다.

곧 문이 열리고 화난 표정을 한 윤기가 집 안으로 들어왔다. 윤기는 소파에 앉아있는 여주를 보고 여주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윤기는 침대를 벽 삼아 여주에게 벽쿵을 했고, 불도 키지 않은 깜깜한 방에서 여주를 노려보며 말했다.


민윤기
"말해, 그동안 어디 갔다왔는지."


민윤기
"어디를 갔길래 그 긴 업무시간을 빼먹고 갔을까, 참 궁금하다- 너 오기를 기다리면서 새 비서도 채용 안했거든."

여주는 윤기의 처음 보는 갑작스러운 모습에 안 말하면 상황이 커질 거 같아서 사실대로 말했다.

김여주
"이 집에.. 계속 있었어요.."

김여주
"혹시라도 내 집을 아는 사장님이 내가 사라진 걸 알면 저를 찾을까봐.. 정국씨에게 부탁해서 여기 있던 거예요.."

김여주
"무서웠어요 솔직히.. 여기 직원분들이 나랑 데뷔조였는데 뻔뻔히 일을 같이 하고 있으면 괜히 눈치 보일까봐.."

윤기는 여주가 상황을 털어놓으며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 걸 보고 자신의 검지 손가락을 여주 입에 갖다대며 말했다.


민윤기
"쉿- 그래서.. 나를 지금까지 속였다.. 이거네? 그럼 그것에 대한 벌은 받아야지?"

윤기는 엄지 손가락과 검지 손가락으로 여주의 턱을 잡아 끌은 뒤 입을 맞췄다.

입을 잠깐 맞춘다는 게 윤기도 흥분됐는지 여주의 머리와 허리를 감싸서 오래 입을 맞췄고, 윤기는 억지로 여주의 입을 벌려 혀로 입속 안을 훑었다.

잠시 후, 입을 떼준 윤기는 여주의 눈이 토끼눈이 된 것을 보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민윤기
"이제 벌받았으니까 그러는 거 아니지, 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