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친구 사이, 연인 사이
15_날 구해줘


선배는 나를 어딘가로 데려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로.

그 어딘가에 도착해서 힘겹게 안대를 벗어보니 아무도 없는 것 처럼 보이는 창고같은 곳이었다.

있는 힘껏 벗어나려고 아둥바둥거렸지만 그 나약해 보이는 몸에서 나오는 힘은 이길 수 없었다.

[퍽-]

그에게 배를 맞고 힘없이 픽 쓰러졌다. 그리고 눈 앞은 캄캄해졌다.

[정국Ver]

집에서 띵가띵가 쉬면서 혜리를 기다리는데, 4시에 우리 집에 온다던 혜리가 늦자 나는 괜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미리 몇 개 날린 톡의 '1'도 그대로 남아있고, 전화를 해도 꺼져있다는 말 뿐이었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다른 친구가 전해준 말은 없었는지 찾아보기 위해 문자 내역도 뒤적여봤지만 다른 것만 있을 뿐이었다.

그 때 한 기억이 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아까 학교에서 민지가 전해준 말.


민지
'오늘 혜리 뭐 볼 일있다해서 4시말고 5시에 만나자고 전해달래- 그러니까 잊지말고 기억해 전정국.'

집을 뛰쳐나와 학교로 달려갔다.

혜리를 찾기 위해.

[작가Ver] [기절했는데 어쩔수없죠]

혜리는 창고 구석에서 쓰러져있고, 민재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터벅터벅 걸어가 쓰러져있는 혜리 앞에 쭈그려 앉았다.

혜리의 가디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뒤적거리다가 핸드폰을 찾았다.


민재
무슨 여자애가 비밀번호도 안 해놓고 사냐ㅋ

민재는 그렇게 핸드폰을 몇 번 누르더니 다시 혜리의 주머니에 넣고 혜리를 바라봤다.


민재
여기서 끝낼까 했는데..안되겠네ㅋ

민재는 천천히 자세를 바꾸어 혜리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가디건과 조끼를 벗기고 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풀며 마저 벗기던 그는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셔츠를 힘차게 잡아당겼다. 그러자 셔츠의 단추는 사방으로 튕겨나갔다.

민재는 셔츠를 구석에 던져두고 끈나시차림으로 쓰러져있는 혜리를 보고는 머리를 한 번 쓸어넘기며 혼잣말을 했다.


민재
저번에 사귄 년보다 낫네ㅋ

다시 남은 옷마저 벗기려하던 민재는 뭔가 불길한 느낌을 받았는지 고개를 들어 혜리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혜리
뭐하냐? 변태새끼야ㅋ


민재
씨발 깜짝아-


혜리
대답안해 개새끼야?


민재
니가 그럴 처지는 아닌것 같은데ㅋㅋㅋ

[퍽-]

혜리는 얼굴을 자신에게 가까이대는 민재를 보고는 이 때다 싶어 주먹으로 민재의 얼굴을 냅다 쳤다.


민재
퉤- 하씨 저 ×년이..

민재는 피섞인 침을 땅에 뱉으며 혜리가 쓰러져있던 자리를 봤다. 하지만 혜리는 이미 옷을 들고 도망쳤을 뿐이었다.

[정국Ver]

온갖 교실, 도서관, 체육관, 심지어 다른 학생들과 선생님한테도 물어봤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모르겠다는 말이었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민지에게 다시 한번 물어봤다.


민지
혜리가 없어졌다고? 아까 2학년 어디로 간다 그랬던 것 같은데..


정국
ㅇㅋ 찾으면 연락한다-

급하게 2학년 반들을 다 찾아가 보았지만 없었다. 온 몸에 힘이 쭉 빠지고 막막하기만 했다.

힘없이 운동장을 터벅터벅 걷고 있는데 저 앞에서 누군가가 뛰어왔다.

내가 찾고있던 혜리였다.

[또다시 돌아가 혜리Ver]

두려워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냅다 학교로 달려갔다. 참았던 눈물을 펑펑 쏟으며.

그런데 누군가가 내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것 같았다.

처음엔 환청인가 싶었지만 흘러내리는 눈믈을 소매로 닦아내고 고개를 들어보니 저 앞에 서있었다.

정국이가.

우리는 서로에게 달려가 서로에게 안겼다.

그리고 눈물을 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