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친구 사이, 연인 사이
20_슬픔과 행복의 공존


사실 그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부모님이 입양한 고아였다.

부모님은 그를 입양했다는 사실을 나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눈치 빠른 나는 일찍이도 짐작하고 있었다.

부모님을 속상하게하지 않을려고 몇 년전까지는 그와 친남매처럼 잘 지냈다.

어느 가족처럼 우리는 평범한 가족이었지만 몇 년전, 그가 사춘기에다가 우울증까지 겹쳐 가출을 했다.

가출하기 전부터 그는 부모님과 나를 폭행하는 등, 정신적으로 이상했다.

게다가 그는 카페인에 약하다는 것을 알고도 커피를 마구 마셔서, 사람같지 않은 행동을 보일때도 있었다.

그렇게 우리와 그의 사이는 점점 시들어져가고, 끝내 악연같은 사이가 된 것이다.

마음 속으로는 지금이라도 우울증을 견뎌내고 돌아온 오빠가 대견스러웠지만, 이 마음을 말과 행동으로 보여줄 수가 없었다.

아니, 하기 싫었다.

그는 아마 다 치료되고 정상이 되었을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카페인에 약한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같았다.

-


혜리
하 진짜..커피는 또 왜마셨어?


지훈
나 커피 집 나긴 이후로 안 마셨거든- 그래서 오랜만에 좀 마셔봤지..근데 정상이잖아ㅋ이제 다 나은거지 뭐


혜리
착각하지 마- 정상 아니니까.

그는 내 충고를 완전 개무시하며 그대로 나에게 돌진했다.

[쾅-]


혜리
제발..인사는 됐으니까 우리 약 먹고 좀 쉬자 응?

내가 벽에 부딪혀 큰 소리가 났는데도 다가와 내 어깨를 잡는 그를 막으며 달랬다.

있는 힘껏 양 손으로 그를 막아보았지만, 고등학생 여자가 갓 20대인데다가 이성을 잃은 남자를 막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나를 저지하고는 내 턱을 잡았다.


혜리
윽...뭐하는 거야;

[띠리리리리 띠로리↗]

문이 열리며 누군가 신발을 벗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엄마
아이고- 정국아 고마워^^


정국
에이 뭘요- 앞으로 이렇게 무거운 거 드실 땐 저 부르세요!

엄마
혜리는 좋겠네-


정국
근데 이거 어디다 둘까요?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엄마에게 묻던 정국이와 눈을 마주쳤다.

놀라는 정국이의 얼굴을 보자 참았던 눈물이 폭포수처럼 쏟아나왔다.

그도 놀랐는지 내 턱을 잡던 손을 스르륵 내려놓았다.


지훈
이 새낀 왜왔냐?


혜리
그만 좀 하자- 훌쩍-

엄마가 부엌에서 우리가 있는 쪽으로 오시자 분위기는 더 싸늘해졌다.

엄마
이지훈..니가 여기는 왠일이야..?


지훈
왠일이냐니? 내 집이니까 오지 왜 왔겠어ㅋㅋ

나는 성급히 정국이의 손을 잡고 내 방에 들어갔다.


정국
어떻게...된거야?


혜리
오늘 집에 와보,


정국
아니 그건 대충 알겠는데 형이 턱 잡고있던 건 뭐냐고


혜리
질투해?


정국
일단 대답해봐-


혜리
저 오빠새끼가 카페인에 약해가지고 그냥 나핟테 막 돌진하는 거 있지? 후우-


정국
무서워서 울었구나..


혜리
사고 쳐도 자기는 기억 못 하니까..더 무서웠지

정국이는 길고 따뜻한 손으로 흘러내린 눈물자국을 닦아주었다.


정국
아무 일 없었다면 다행이다


혜리
(끄덕)


정국
자- 안아줄게

정국이가 팔을 쭉 벌리자, 그 안으로 파고들었다.

눈에서는 눈물이 나오지만, 입꼬리는 활짝 올라가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