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BJ 쿠키

02

유정현

팔찌?

헙, 속으로 말 한다는게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 나왔네. 정현의 말을 의식한 듯 남자가 재빠르게 옷 소매로 팔찌를 가리며 봉투에 맥주를 넣어 툭 하고는 내밀었다.

알바생

여기요.

유정현

아..안녕히 계세요.

뭐지..? 분명 내가 쿠키 생일 때 선물해 준 팔찌랑 똑같았는데. 에이, 설마.. 쿠키가 이 허름한 동네에? 그나저나 비슷한 사람과 내 소중한 쿠키를 착각을 하다니. 난 바보야..

계속 편의점 알바생의 인상 착의를 떠올리며 찝찝한 마음과 함께 집으로 돌아 온 정현은 식은 치킨과 맥주를 마시며 습관처럼 혼잣말을 해댔다.

유정현

아.. 쿠키 보고싶다.

그렇게 쿠키를 생각하다 문득 눈을 떴을 땐 따스한 햇빛이 정현을 반겼고, 눈을 반 쯤 뜬 채로 어제 치우지 못한 바닥을 보다 휴대폰을 켜 시간을 확인하고는 기지개를 쭉 펴 보았다.

평일인 줄 알았는데 주말이구나 하며 날짜를 확인 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뱉는 정현.

유정현

주말이라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난..

다시 태평하게 침대에 누워 sns를 확인하던 정현은 쿠키의 방송 시작을 알리는 메세지에 눈을 번쩍 뜨며 믿지기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

유정현

쿠키가 낮방을!?

흥분도 잠시, 자세를 고쳐잡고 경건한 마음으로 대기하다가 재빠르게 입장한 정현.

'쿠키쩡님이 입장하셨습니다.'

쿠키 image

쿠키

어, 쩡 누나 안녕. 다른 누나들도 어서와.

유정현

어, 오늘은 좀 색다른 패션이네? 블랙 와이셔츠를 입은 쿠키라니!

정현이 선물한 팔찌는 오늘도 여전히 쿠키의 손목에 예쁘게 자리하고 있었다. 평소와 같이 토크 방송을 진행하던 쿠키가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쿠키 image

쿠키

아, 여러분 근데 내 팔찌가 그렇게 흔한 디자인이에요?

소매를 접어 카메라에 잘 잡히게 팔찌를 보여주는 쿠키. 처음 본다는 의견과 흔하다는 의견에 안도의 한숨을 내뱉은 쿠키가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했다.

쿠키 image

쿠키

그래요? 흠, 그렇구나.

떨떠름한 반응에 무슨 일이냐는 시청자들의 채팅을 보고 작게 웃음을 터뜨린 쿠키.

쿠키 image

쿠키

어제 어떤 분이 내 팔찌 보고 좀 놀라시더라고요. 팬 분인 줄 알고 깜짝 놀랬었는데, 아니더라.

유정현

어!? 어제?

'어제' 라는 쿠키의 말에 다급하게 키패드를 눌러 채팅을 보낸 정현.

'쿠키쩡 : 쿠키야, 어제 뭐 했어?'

쿠키 image

쿠키

어제? 음, 그냥 친구 대신 일 좀 했지.

유정현

뭐지..?

어깨가 아프다는 둥, 눈이 침침해서 죽겠다는 쿠키의 말에도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 없다가 뒤늦게 자리에서 일어나 만세를 외치는 정현.

유정현

만세!!! 만만세!!!

설마 했더니 쿠키랑 나랑 같은 동네였어, 미쳤다.. 난 진정한 성덕이야! 옆 동네 '소년단' 파는 김민지보다 더 행복하다고!

'ㅠㅠ 오빠 무슨 일 했길래 피곤해?' '우리 쿠키, 아프면 누나 가슴 찢어져..'

정현이 만세를 외치는 동안 채팅창은 온통 쿠키의 건강을 걱정하는 메세지들과 하트로 가득했다.

쿠키 image

쿠키

아, 누나들 자꾸 하트 보내주면 쿠키 설레.

유정현

뭐야, 뭔 이렇게 하트가..나도 질 수 없지!

'쿠키쩡님이 하트 200개를 보내셨습니다.'

쿠키 image

쿠키

쩡이 누나. 오늘은 하트 무리하게 주지마, 혼낸다.

유정현

쿠키, 너라면 더 혼나도 좋아..

아, 진짜 날이 가면 갈수록 네가 너무나 좋아져. 정현은 화면 속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쿠키를 보며 심장을 부여 잡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에 실 없는 웃음을 쏟아냈다.

유정현

흐흐..편의점에 가면 쿠키를 만날 수 있겠지?

쿠키 image

쿠키

누나들, 채팅으로 자꾸 개인 정보 물어 보지마요.

감히, 누가 우리 쿠키의 심기를 건드리는 거지? 바로 폰을 바로 잡고는 빠른 속도로 키패드를 부실 듯이 쳐 내려가는 정현이었다.

'쿠키쩡 : 우리 쿠키 난처하게 하지 마세요ㅠㅁㅠ!'

정현의 채팅을 보고 피식 웃어 보인 쿠키가 가만히 두고 있던 손으로 마우스를 움직였다. '쿠키쩡 님 매니저로 선정 되셨습니다.'

유정현

뭐야? 설마 내가 쿠키의 매니저?